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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deleine Jan 02. 2019

울리지 않는 수면 교육

수면 연습

수면 교육은 많은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도를 하고 있으며, 실제 수면 교육에 관련한 책도 흔히 찾을 수 있다. 블로그나 카페에서 수면교육 성공담 혹은 실패담을 읽어볼 수 있다. 가장 많이 검색되는 방법은 퍼버 박사의 <퍼버법>이다. 아기에 울음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시간차를 두고 기다리며 차근차근 달래는 방법이다.

물론 퍼버법의 성공 사례도 많다. 하지만 이는 아기의 성향과 기질의 차이인 것 같다. 나는 아기를 울리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어릴 적 혼자 잠들기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퍼버법은 나와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수면 교육이라기보다는  <수면 연습>이라고 부르고 싶다. 울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잠드는 것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여름(우리 집 아기의 이름)이는 완모 아기로 신생아 때는 젖 먹으며 잠들기 일 수였다. 생후 1~2달 동안은 나도 아기 재우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큰 숙제였다. 깊은 잠에 들 때까지 젖을 먹이거나, 혹은 안고 있어야 했다. 수면 교육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150일이 된 지금은 낮잠도 누워서 토닥이며 재우고, 밤잠도 막수와 잠드는 경계가 모호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정한 시간대에 누워서 잠이 든다. 누군가가 보면 완벽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육아는 나와 아기와의 호흡이기 때문에 서로 만족하면 된다. 수면 연습하는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수유쿠션에서 잠든 여름


1. 아기의 기질을 파악한다.

퍼버법이 맞는 아기가 있을 수도 있다. 또는 가르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스스로 잠이 드는 아이도 있다. 3~4개월 정도 아기와 생활을 하며 아기의 수면 기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이의 경우에는 수유 텀이 짧고 공갈 젖꼭지를 물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수면 환경과 타이밍에 초첨을 맞췄다.


2. 엄마와의 잠자리는 분리하는 것이 좋다.

나도 처음 1달 정도 친정에 있을 때는 아기와 한 침대에서 잤다. 한 침대에서 자면 압사 위험이 있다고 하지만 난 정 반대로 아기의 작은 숨소리에도 반응해 일어나서 아기를 관찰했다. 내 뒤척임에 아기는 잠에서 깨기 일 수였다. 실제로 아기 침대를 마련해 잠자리를 분리한 뒤 9시간 동안 통잠을 자기도 했다. * 100일 전에는 줄곧 6~9시간씩 통잠을 잤지만 4개월에 들어서면서 정말 잠 퇴행기가 있는 건지 5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3. 잠 오는 순간을 포착하자.

수유 텀이 맞춰지면, 잠이 와서 우는 건지 배가 고파서 우는 건지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잠이 오는 순간을 포착해 수면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된다. 여름이는 평소 웃음이 많은 편인데, 잠이 오면 잘 웃지를 않고 멍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눈을 비비며 손을 빤다. 손을 빠는 행위가 배고플 때와 같기 때문에 헷갈리기도 하지만 수유 텀을 체크해가며 구분했다. * 비록 1회 시도만에 바로 잠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잠자는 환경만 만들어줘도 아기는 울지 않고 쉽게 잠들 수 있다.


잠올때 멍해지는 표정1,2



4. 수면 환경을 만들어 준다.

낮잠은 놀이 공간과 분리해 잠들게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거실에 나와서 놀았으며, 잠이 오면  방에 데려가 눕혀 노래를 불러주며 토닥였다. 그리고 낮잠 잘 때 굳이 암막커튼 등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어둡게 조성하지 않았다. 신생아 때부터 스와들업은 밤 잠에만 입혔다.


4_1. 낮잠은 연장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아기들은 낮잠에 들고 난 뒤 30~40분 뒤에 깬다. 이때 완전히 깨버리기도 하지만, 낮잠 연장을 통해 조금 더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낮잠 연장 방법도 아기의 기질에 따라 다르다. 보통의 경우는 자면서 빠져버린 공갈젖꼭지를 물려준다. 하지만 여름이는 공갈젖꼭지를 물지 않는다.. 여름이의 경우에는 눈을 떴을 때 내가(엄마) 눈 앞에 있어야 한다. 이때 눈을 마주치지 않고 토닥이며 체온을 전달하며 안정감을 준다. 그러면 손을 빨며 다시금 잠든다. 하지만 깰 때까지 옆에 있을 수는 없으니, 낮잠 연장은 쉽지 않다.


4_2. 밤잠에는 수면 의식이 동반된다.

밤잠은 확실히 낮잠보다 더 잠투정이 심해진다. 수면 의식을 매일 반복되게 하면서 잠자는 시간이라는 것을 인지시켜주고,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칼 같이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때로는 늦게 자기도 하고 피곤하면 일찍 잠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밤잠 수면 의식은 이러하다. 목욕-> 소등-> 평소 수유하던 거실이 아닌 잠자는 방에서 막수 1차-> 막수 2차 후 수면. 목욕은 남편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퇴근시간에 맞춰하는 편이다. 그래도 8시는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는 집에 불을 모두 끄고 거실은 백열등으로, 잠자는 안방은 수유등만 켜 둔다. 잠자기 전에는 꽤 오랜시간 수유를 하며 여름이도 밤잠을 준비한다. 배가 부르면 수월하게 잠든다.


어떨때는 가슴 위에 올려두고 재우기도 했다..


이제 5개월 차인 여름이는 9~10시에 잠들어 아침에는 6~7시 정도에 눈 뜬다. 밤수는 1~2번 한다. 비교적 규칙적인 잠 시간에 만족한다. 사실 수면연습/교육을 염두해두고 있지는 않았는데, 100일 쯤에 친정에 일주일 가량 있으면서 수면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장소가 바뀌자 여름이는 내 품에서 떨어져 있지 않으려고 했으며, 낮잠은 거의 못 자고 밤에도 잠들기 어려워 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2~3일 만에 적응하며, 안정적인 패턴을 되찾았다. 아기에게 무조건 잠자는 것을 강요하기 보다는 안정감을 주면 편안하게 잠이 드는 것 같다. 안정감에는 위에 설명한 수면환경, 수면 의식 등이 포함된다.


나도 여름이도 수면 연습에 성공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어렵다. 다만 여전히 우리는 호흡을 맞춰 가고 있다. 다른 이들도 수면 교육 또는 연습에 많이들 힘들어하지 않길 바라며! 어설프게 나마 경험을 기록해둔다. 육아맘 육아대디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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