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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돌 Nov 06. 2022

태금이는 한 살 엄마는 마흔 한 살

우리 한번 잘 살아보자

마흔 하나에 한 살 아가를 안았다. 결혼 10년차에 갖게 된 소중한 아이. 나 아는 사람 중에 결혼 십년만에 아기 가진 사람도 있어, 할 때 그 아는 사람이 바로 나다. 새 생명의 탄생은 이유불문 축하받을 일이지만, 유독 격한 축하를 많이 받았다. 임신 사실을 알고 조심조심 생활하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낳았다. 어색한 서로에게 하루 하루 적응하다보니 어느새 11월, 한 해가 다 갔다. 곧 백일이 될 아가를 옆에 두고 이제야 다시 글을 쓴다. 드디어 정신이 돌아왔다는 소리다.


브런치를 시작한 계기 중 난임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쓴 글들이 대다수다.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며 마음을 다스리고, 읽어주는 분들덕분에 용기를 내왔다. 그런데 막상 달라진 상황을 쓰자니 어딘가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여전히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소식이 충격일수도 있다. 나 역시 함께 하던 동지를 잃은 듯한 묘한 감정에 힘들었던 적이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글을 쓰고 싶다. 원하던 아이를 얻으니 또 다른 마음이 꿈틀거린다. 아이가 소중한만큼 함께하는 시간들을 잘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그득히 차오른다.


흔히 말하는 독박육아인 관계로, 전처럼 온전히 시간을 내서 쓰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아직은 신생아라 누워있는 시간이 많지만 새벽에 자주 깨서 밤잠을 못자고, 조만간 기동력이 생기면 더더욱 어려울 듯. 그래도 틈틈히 시간을 기록해 보련다. 엄마가 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얼떨떨한 태금모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전히 어리가 둥절할 태금이의 이야기를 지면에 옮기면서 재미나게 살아볼테다.  


오랜만에 쓰려니 어색하다. 하하. 오늘의 다짐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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