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서 사람은 삶의 기둥을 여러 개를 세워둬야 한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각각의 기둥들은 사랑이나 일, 가족, 취미 등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혹은 구성하는 것들을 의미했다. 그런 것들이 많이 지면 많아질수록 자신이 한 가지로 인해서 무너질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지난 몇 주간의 방황들로 매몰되어 있던 나는, 고개를 들어 앞을 보고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나를 지탱하는 기둥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분명, 가족이란 나에게 서까래 혹은 대들보 같은 아주 중요한 기둥임은 확실하지만 가족이 무너진다고 해서 나의 삶까지 무너진다는 것은 내 삶을 구성하는 기둥들이 너무나도 적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가족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삶. 그게 맞는 삶일까?
내 삶의 기둥들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나의 생각들을 솔직히 써 내려가는 글을 쓰는 행위.
-나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동굴 호캉스.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나의 옷들.
-책등의 활자로 된 것들을 읽는 행위.
-그리고 나의 가족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오면서 나를 지탱할 수 있게 해주는 기둥들을 만드는 것을 소홀히 했던 것에 대한 대가를 위기를 맞은 지금에서야 실감했다. 나의 게으름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살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후회를 했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세워야 할 기둥들, 내가 세울 수 있는 기둥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 사회에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일.
- 결과를 낼 수 있는 취미를 가지는 것.
- 몸에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행위를 하는 것.
내가 사랑했던 어느 분과의 큰 오해와 질책 이후 크게 상처를 받았다. 잘 울지 않는 내가 신부님과의 상담에선 종종 울기도 하며 상담을 하는데, 종국의 결론은 내 안에 있는 결핍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종결된다. 그 결핍은 누군가로 인한 인정에 대한 결핍일 수도 있고, 애정에 대한 결핍일 수도 있지만 고심 끝에 얻은 답은 언제나 나를 채워주고 있었던 일에서 오던 성취감 결핍이라는 사실이었다. 그 결핍이 사람들이 주는 작은 상처에도 나를 작아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작은 사건에도 무너지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