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만 있지 말고
무기력한 날들을 박차고 나갈 용기가 필요한 날이 있다.
다가오는 장마를 생각하면 더더욱.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들.
가만히 앉아있는다고 다가오지 않는 것들.
내 곁에 두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다.
초보 식집사가 됐다.
콜렉트마이페이보릿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들인 ‘코니오그램 무늬고사리’.
초심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사장님의 말에 덜컥 겁이 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곁에 두고 애정을 쏟을 수 있다는 말에 바로 납치해 온 녀석.
매일 아침과 저녁 나의 시선을 내어주는 일은 꽤나 근사한 일로 자리 잡고 있다.
해방촌에 위치한 서울 바이닐.
디깅을 하러 온 건 아니고 Wave to earth의 LP를 구하기 위해 방문했는데 202호의 저주에 걸릴 뻔했다...
Oasis, 나미, Utada Hikaru, Anri.. 사고 싶은 것은 많았으나 한 달에 두 개.
수집도 절제해야 제 맛일 거라 나를 세뇌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결국에 집에 모셔온 것은 이 녀석. 마블판은 20만 원이 넘는다나 뭐라나.
주말은 혈육의 서울 나들이를 책임졌다.
혈육이 수집한 맛집들을 뒤로한 게 살짝 미안했으나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자 지극히 내 취향의 양식집을 데려왔다.
뇨끼, 찹스테이크, 리가토니. 맛있는 것도 많이 먹어봐야 안다고.
맛집을 좀 더 다녀봐야겠다.
비가 오는 게 좋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싫다.
여기는 불호의 기록보다는 호의 기록을 남기고 싶었는데.
굳이 호의 기록을 남겨보자면,
실내에서 마주하는 비는 좋다. 소리, 냄새.
실내에서는 쾌적했던 낭만이 밖으로 나가면 어디 한 구석 고장 난다.
나 혼자 산다에 등장했던 성수동의 바 겸 카페.
주말임에도 처음 들어갔을 때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다.
비고 오고, 성수동 중심지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기 때문일까.
Chet baker의 Everything happens to me를 슬쩍 신청곡으로 적어본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유튜브에서 티모시 샬라메 버전을 꼭 들어보시길.
오래간만에 요리를 했다.
내가 잘하는 된장찌개. 그리고 마트표 제육볶음.
요리를 좀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맛있는 걸 사 먹는 것도 좋지만,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나를 돌보는 게 요리인 듯하여.
유전자 최고.
이번주도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프렌치 수프.
앞에서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라고 느낀 것도 이 영화를 관람하고 나서 느낀 바가,
“와. 요리야말로 가장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랑의 형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당신은 나의 요리사”라는 말이 ”사랑해 “, ”사랑해 줘 “라는 말로 들리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