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본 사람이 있으려나. 글의 소재로 많이 쓰이는 단어이기도 해서 순전히 궁금증으로 의미를 검색했다.
결핍이란,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의아했다. 국어사전의 예시가 이해가 가지 않았던 탓이다. 필수 영양소 결핍이라는,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의사 선생님의 말은 이해가 갈지라도 '사랑의 결핍'이라는 예문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사랑이 사람에게 '있어야 할 것'이었던가. 아, 물론 세상에는 크기를 헤아릴 수 없는, 생긴 모양도 제각기인 사랑들이 넘친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 문장이 '필수 영양소의 결핍'이라는 예문보다 먼저 나올 예문인 만큼, 그렇게 이해가 쉬운 문장이던가.
그럼 내게 있어야 할 사랑은, 그 기준은 누가 책정해주는 걸까. 사람마다 충족되어야 할 사랑의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어느 만큼 부족해야 결핍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이렇게 반항적인 생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보면, 아마 나는 '사랑의 결핍'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들지 않는 탓일 터이다. 누군가 공통적인 사랑의 기준을 정한다면, 그래서 '이 정도는 되어야 결핍이 아니지!'라고 말한다면 아마 나 스스로가 충족에 못 미치는 사람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공통적인 사랑의 기준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내 마음에 차면 그것이 충족이고 부족하면 결핍일 터.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에게 사랑받지만, 마음 한구석이 가볍다. 어떤 감정으로 지그시, 무겁게 눌러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마음 한 귀퉁이가 붕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