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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산에서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by 손큐

뮤지엄인데 산! 이름 참 잘 지었다. 한솔제지가 운영하고, 최근엔 오크밸리와 분리되었다는 그곳,

제임스터렐도 있고, 안도 타다오의 건축도 볼 수 있고, 조금 있으면 안토니 곰리도 온다는 이웃하는 그 뮤지엄~! 두 번째 방문했다.


나는 오늘, 글로 스트레스를 풀려나 보다. 물론, 그냥 풀려고 쓰는 낙서장 처럼 하던 브런치가 어느새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가서, 5년간 참 그래도 성장이란 것이 있고, 이 공간이 참 정든다 싶어서 나름 나의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언부언하고 횡설수설해도 좋은 나의 공간, 뮤지엄 산을 보며 시간여행을 했다.


그러고 보니 21년 방문 때는 영상만 올리고 기분을 저장해 두지 않아서 앞으론 더 부지런하게 꼭꼭 기록해야겠다 싶다. 비록 나의 글은 가끔 띄어쓰기가 잘못되고, 신경 안 쓰고 투박하게 툭 던져놓은 쌀범벅같이 너무 심하게 털털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호흡하듯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라서, 그래야 이나마 지속이 된다 내가 맘먹고 잘 쓰려고 노력하면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것 같고 그건 인공적으로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녹음한 녹취록을 내가 다시 들어보면 아 내가 이렇구나 싶어 깜짝 놀랄 때도 있다. 글도 다 써놓고 올려놓고 나면 아이고 엉망이네 싶어서 어쩌나 싶다가도 이미 뭐 지나갔는걸~. 그게 반복되는 아주 좋은 나의 일상에 감사한다. 그때 지금보다 이쁠 때 사진 찍어둘걸 싶다가도 지금보다 더 나이 들면 지금이 좋아 보이겠지 싶어 냉큼 사진들을 꾸깃꾸깃 집어넣어본다. 못생긴 얼굴 더 구겨지기 전에 얼른 넣어두자. 나중에 다시 꺼내보게


오늘 이 시간도 많이 지나가 있지만 나의 일상은 사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날이었던 것인지? 뭐가 뭔지?

살짝 현타가 오는 날이다. 늘 인생이란 게 자잘한 현타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들었다 놨다 내가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 건가? 저 사람의 사회생활 전략은 무엇인가? 등등 생각해 보면서, 나는 노력해도 그렇게는 안될 것 같은 다른 점들. (조심스럽게 마상을 입고) 별거 아닌 듯 별거인 일에 조금은 나의 소신은 무엇인가? 현명한 사회생활은 무엇인가? 진짜 지혜로운 것은 뭘까 생각하면서, 충격을 어루만지는 시간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이. 글 쓰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인데, 글 쓰는 일상이 많이 위로가 된다. 그날그날의 기분들을 조금 마사지해주면서 릴랙스 시켜주고 위로해 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멘탈맛사지? 그게 글이다.

글은, 자유롭고, 누군가에게 매를 맞지 않아도 (내가 진짜 프로 글쟁이가 아니라서) 되는 자유 공간인데, 시간이 지나면 가장 위로가 되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젊은 시간들을 기록해 주는 저장고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밀려오는 피로감과 서운함과 사람을 향한 다소 의아함 등을 모아서, 나 자신의 모자람, 지혜롭지 못하거나 운이 부족한 그 무엇인가를 조금은 돌아보면서 결국은 나에게 해답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찾아가는 시간.


지난주 살짝 다시 마실 다녀왔던 곳 사진들을 끄적여 보았더니 그곳에 나의 과거도 있고 미래도 보인다. 한여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좋았던 시절 21년 7월에 다녀왔던 뮤지엄 산은 상쾌하고, 신기하고 거대했는데

25년 2월 말 겨울에 다녀온 그곳은, 그때 보지 못한 제임스터렐관이 겨울 눈 속에 추운 기운 때문이었는지 색달랐다. 그냥 세월의 흔적? 시간의 흔적에 놀라웠다.


그때는 그렇게 영상도 만들고, 지금보다 젊었었다. 남는 것이 스스로가 만들었던 영상에 의욕이나, 젊은 청춘의 에너지 같은 것들이 녹아져 있다. 보는 관점들은 달라졌지만, 일단은 성장했다고 본다. 늙었다고 한탄할 일은 아니라 나는 더 영글어졌고 즐거워졌고 다행스러워졌고 감사해졌다~

그렇게 생각할 버릇하니 정말 늘 삶이 감사하고 즐겁다.


뮤지엄산은 특히나, 여러 가지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서, 더 친근하고 이웃집 산 같다~! 다음에 정겹게 또 놀러 갈 수 있는 곳. 그래도 지금 나의 데스크 내 자리가 더 좋다. 오늘은 잠시 동료와 수다를 떠느라,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요즘은 책이나 가득한 도서관이나, 이런 글을 보관할 수 있는 내 자리가 참 좋다. 다행스럽다.


글과 그림과 늘 변하는 것을 좋아하는 누구라도 나는 그런 사람은 행복하다고 생각이 된다. 늘 새롭고 늘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어서!~감사한 취미다. #뮤지엄산에서! #자유롭게

https://www.youtube.com/watch?v=mw1aQfepS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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