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젖은 솜이 되는 병일지라도

새해! 갑상선 저하증일지라도

by 손큐

행복의 요건 중 1번. 건강~!몸이 젖은 솜이 되면 얼마나 무거울까? 피곤할까? 그런 병이 갑상선 저하증이라고 한다. 한번 염증 걸려봐서, 안일하게 생각했었는데, 약을 복용하게 되니 이야기가 달라졌었다. 1월은 그렇게 휘청휘청 하면서 건강이 중요하구나~ 하면서 반백살의 일기가 쓰여지고 있다. 이것만 나아지면 훨씬 날아다니는 봄날도 오겠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가끔은 일렁이는 바다처럼 무엇이든 찾아오니까 곧 겨울도 종료 되겠지. 물에 젖은 솜 같은 기분이 스멀스멀 찾아들었을때 도대체 제 몸은 왜이래요?라며 물어물어 찾아간 의사 선생님 말씀은 꽤나 정확했다. 갑상선 저하면 몸이 물에젖은 솜이 되요....아 그렇구나. 그렇게 장기간 약을 먹으며 생명부스팅을 하게 되는 날들이다.

"그래도 괜찮아. 너 벌써 50살이잖아. 안 아픈 게 기적이지. 아프면 고치고 약 먹고 하면서 나이 드는 거지... 이제 좀 다르게 살아보라는 자연의 섭리 일 지도 몰라...."



강화도 어느 한적한 곳에 까망 고양이가 추운 바람에도 양지바른 곳에 앉아 햇살을 쐬고 있다. 검은 고양이 네로.... 귀엽다. 강아지도 영천의 어느 집에 겨울이라 방 안에서 적응하고 있는 아기인데 남의 집에 와서 눈치 보는 눈빛이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요즘은 개와 고양이 그리고 아직은 어린이들인 조카들이 가장 위로가 된다. 힐링이 필요한가 보다. 말 못 하고 아직은 연약한 물성들에게 위로를 느끼는 것 무엇? 나는 글도 위로다 기세가 없으면 글도 못쓴다. 누구 눈치보고, 잘 써야지 하는 생각들면 글 못쓴다 그냥 호흡하듯이 나를 위해서 또는 나의 그 무엇이 공감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게 삶의 힐링인 듯하다.


오늘은 그래도 요 며칠간의 일기 에세이에 기록을 해본다. 아프지만, 그래도 글 쓸 힘은 남아있는 새해의 첫 달! 그리고 마지막날 31일이다. 엄마 제사도 있었고 추운 겨우내 장례식도 많다. 추위란 게 그런 것이다 싶다. 직장인의 꿀 휴일인 까치설날 우리 설날도 곧 다가온다. 내일은 달력에 한 달이 넘어간다. 지난 신년회 덕분에 알게 된 의료재단으로, 뭔가 힘겨운 몸뚱아리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간 결과! 갑상선 저하 약 바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병원에 찾아가지 않고 그 의사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원인도 모른 채 계속 피곤하고 힘들고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9월에 저하증 판정받고도 약을 지어주지 않는 의사들도 몇 있었는다 그나마 참 다행이다. 호르몬제는 처방이 쉽지 않다고 한다. 처음엔 호르몬 약이라서 땀도 나고 토할 것 같고, 힘이 더 빠지고 적응하느라 몸속에서 요동을 쳤다. 그래도, 즐거운 약속은 지킬 수 있는 몸이라서(암은 아니잖아) 별것 아닌 사소한 병이라서, 미리 약속된 곳으로 달려갔다. 그 모임엔 음악도 있고 재미도 있고 웃음이 넘쳐나서 매일 그렇게 살면 병이 올일이 없겠다 생각했다.


2022년까지 근무지로 있던 강화도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달려가던 해 질 녘, 아름다운 노을과 겨울 바다가 살짝 행복하게 만들었다. 갑상선염은 3개월간 누워서 꼼짝 못 하는 병이나 나는 6년 전에 그 병을 겪고, 배신도 겪고 이혼도 겪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또 갑상선 저하 약을 먹은 것은 6년 만이다. 원래 몸이 약한 것 아니냐? 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혼자만 느끼는 말 못 할 그 무엇들이 있었다. 누구 원망하고 미워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것도 1도 도움 되지 않는다. 그냥 내게 주어진 무게감, 삶의 무게, 업무 스타일들과 자기 복이 감당해야 할 운의 무게? 운이 좋을 때도 많다. 다만, 한 번은 겪어야 하는 하드코어 업무. 그만큼의 업무 강도가 있었다. 그 뭔가말로 다 못할 무게감이 내 몸을 젖은 솜처럼 무겁게 만들었나 보다. 행복지수가 많이 내려간다. 아프면!


생각해 보니 '사대가 안 맞다' 이런 말들이 맞는 것 같다. 냉장고 냄새도나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집을 치우지 않는 나를 보며 분명 병이 있겠다 싶었는데 병자 맞았다. 이 병은 추위에 굉장히 약해지고 항상 피곤하다. 과연 계속 일을 해야지.... 그건 물음표도 아니다. 일하다 생긴 병 일하다가 치료해야지. 좀 늘어지다가도 약 먹으면 호르몬이 조절되니까 봄 되면 좀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내가 만약 혼자 백수가 된다면 나는 아마도 도서관 미술관을 떠돌아다니며 기획글이나 수필을 쓰고 시간을 보내고 가끔 춤추고 사색하고 돈걱정만 없다면 행복해하겠지... 그런 상상을 하며, 쉬는 날 쉬다가 기운 나면 책들을 돌아보고 있는 요즘이다. 모든 게 기세인데 체력이 안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서, 기원하고 염원하고, 서원하는 마음으로 부디 건강이 따라주길~간절히 소망해 본다.


조금 텐션이 내려가고 면역이 떨어지고 나이 들고 주파수가 낮아지더라도, 그때 힐링이 되고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는 것들을 오늘 일기장에 남겨본다. 검은 고양이. 영천강아지. 내가 플레이팅 한 감귤, 누군가가 만들어준 감바스. 책들. 그리고 온기! 웃음! 좋은 사람과의 만남.... 약이다. 보약. 보약 같은 것들을 소중히 하며, 다시 열정을 불태울 건강이 돌아오길.... 80세 우리 아버지는 더욱 힘들겠구나 싶다. 책쓸 힘이 날때까지 조금 기다려보며 기원해 보는 마음으로 보내는 겨울! 겨울나기는 타인이 불러주는 내가 되길 살짝 소망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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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