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직업은 바리스타뿐일까?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캐러멜 마끼아또...
커피의 종류가 이토록 다양하듯 커피 관련 직업도 아주 다양하다. 우리는 흔히 커피와 관련된 직업을 '바리스타'라고 생각한다. 커피를 만들고 유통하고 판매하는 전 과정을 살펴보면 그 속에서 본인의 직업으로 커피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이들이 무수히 많다. 내가 알지 못하는 범위를 합하면 무수히 많겠지만, 대표적인 커피 관련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하고자 한다. 커피를 사랑한다면 바리스타뿐만 아니라 이런 직업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도전해볼 만하다.
*빨간색은 원두를 생산하는 일을 하는 직업,
초록색은 생산 후 커피를 만들어 가는 직업이라 생각하면 된다.
첫 번째는 커피 농부이다. 모든 식재료는 농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커피 농장을 관리하며 커피나무를 심는 커피 농부는 커피를 태어나게 해 준 고마운 분이다. 특히 커피 벨트에 속해있는 국가에서 커피 농부의 직업이 흔하다.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이들의 노동의 대가는 노동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항상 문제로 야기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도 커피 농장을 시작하며 국내에서의 커피 농작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커피벨트에 속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커피 농작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커피 농부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는 그린빈 바이어이다. 그린빈은 생두를 의미한다. 생두를 구매하는 사람이 바로 그린빈 바이어이다. 이들은 농장 농부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업체에 납입을 하거나 본인의 커피숍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하는 바이어들도 있다. 농부에게 생두를 구입 후, 피드백을 주는 일을 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커피 헌터이다. 그린빈 바이어가 생두를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면, 커피 헌터는 생두를 찾아다니는 사람을 의미한다.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일을 한다. 커피 헌터의 목적은 커피 품종을 발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전 세계 커피 생산지를 찾아다니며 새로운 커피 품종을 발견한다. 커피 품종 중 '게이샤'라는 품종이 새롭게 등장했을 때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게이샤가 2006년 파나마 커피 대회에서 100점 만점에 95.6점을 받으며 스페셜티 커피에 등극되었고, 게이샤의 몸 값이 치솟았다. 이처럼 비싼 커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게이샤가 커피 헌터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사람들의 커피 입맛이 고급화되고 있는 현시점 커피 헌터의 역할은 나날이 기대되어진다.
네 번째는 큐고레이더이다. 커핑을 통해 커피 맛을 감별하는 '커피 감별사'라고 생각하면 쉽다. 생두와 로스팅한 원두의 특성을 파악하여 커피의 등급을 측정하는 일을 한다. 큐고레이더는 커피 원산지와 재배 방식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어떤 상태에서 자란 커피가 가장 좋은 맛을 내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해를 바탕으로 커핑을 통해 커피의 향과 맛, 바디감등 특성을 파악하여 좋은 커피를 선별해내는 일을 한다. 큐고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나라별로 자격시험이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커피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좋은 커피를 연구하고 감별하는 큐고레이더 직업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다섯 번째는 로스터이다. 생두를 원두로 만드는 과정을 로스팅(Roasting)이라고 한다. 생두를 볶는 사람이 로스터이다. 로스터는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자이다. 최근에는 개인 카페에서도 로스팅을 많이 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로스팅이 그다지 생소하지 않다. 로스팅 기기가 금액이 높지만 한 번 로스팅을 배워두면, 커피숍 입장에서는 아주 큰 메리트이다. 생두를 구입해 직접 알맞은 로스팅을 하여 본인 브랜드만의 원두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0.1t 이상을 볶는 곳은 전문 로스터를 채용한다. 로스터 역시 자격시험을 봐야 취득할 수 있다.
여섯 번째는 블랜더이다. 블랜더는 몇 가지의 원두를 섞는 사람을 말한다. 원두를 섞는다는 것이 생소할 수 있다. 우리가 맛보는 수많은 원두는 싱글 오리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쉽게 설명해보자면, 커피숍에 갔을 때 원두를 선택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싱글 오리진과 블랜딩 된 원두 중에 선택해야 했을 것이다. 원두의 특성을 파악하여 조화롭게 몇 가지의 원두를 섞는 '새로운 원두'를 만드는 블랜더는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같은 원두이지만 로스팅을 다르게 하면 맛이 또 달라진다. 이들의 특징을 알고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작업한다. 블랜더는 본인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억대 연봉을 받기도 한다. 커피는 아주 예민한 작업이기 때문에 같은 기술이어도 사람마다 맛이 또 다르게 나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가 큰 커피 회사의 경우 일정한 맛의 원두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블랜더가 더욱이 중요하다.
일곱 번째는 바리스타이다. 바리스타는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커피 관련 직업이다. 커피를 추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으로, 고객을 응대하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리스타를 파트 타이머로 인식하고 비교적 쉬운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조금 다른 경우가 있다. 한 커피숍이어도 바리스타마다 해당 고객이 정해져 있다. 즉, 고객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직업으로 바리스타가 커피숍을 옮기면 고객 또한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리스타에 부여되는 복지가 우리나라보다 좋은 경우가 많다.
여덟 번째는 필드 트레이너이다. 슈퍼바이저 직무이다. 필드 트레이너는 현장 관리자로, 직접 매장에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고, 매장 시설 등을 점검하며 매장을 관리하고 개선한다. 필드 트레이너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철저히 되어있어야 한다. 또한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갖고 매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경우 많은 지점이 일정되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드 트레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홉 번째는 앤지니어이다. 커피숍에는 커피 머신을 포함하여 비싼 기계가 많다. 특히 커피 머신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전문 기술인이다. 커피 머신은 고가이고 예민한 기계이기 때문에 사장님이 직접 만지고 고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카페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포화상태인 지금 앤지니어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커피와 관련된 직업은 무수히 많다. 위의 직업은 '직접적인' 관련 직업이지만, '간접적인' 커피 관련 직업까지 포함한다면 각양각색이다. 커피에 대한 사랑이 날로 늘어가며, 커피를 주제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들이 있다. 매 년 개최되는 '서울 카페쇼'를 포함한 커피박람회같은 행사를 말한다. 커피 업체를 섭외하고 부스를 설치하여 홍보하는 박람회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직업들 역시 커피 산업을 성장시키는 일들이다. 또한 요새는 콘텐츠의 시대인 만큼 '커피'를 주제로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버, 블로거 등등 모두 커피와 관련된 일들이라 할 수 있다.
커피를 사랑하고, 커피 산업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본인이 관심이 많은 분야를 생각해보고 이에 맞는 직업을 찾아보자. 직업이 아니더라도 좋다.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본인만의 콘텐츠를 쌓는 일도 의미 있다. 성숙한 커피 문화를 위하여 관심을 갖고 움직여보자.
사진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