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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틈새 Jul 14. 2019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1. 전체적 감상


이: 장수연 라디오PD가 인스타그램에 라디오 총파업 관련 글을 올리며 인용한 ‘부고는 죽음보다 늦게 온다’라는 구절을 보고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추석 칼럼도 몰랐다. 1, 2부는 술술 읽혔는데 3부부터는 오히려 비유가 와닿지 않았다. 영화 비평도 그냥 비평을 위한 비평으로만 느껴졌다.


영: 추석 칼럼을 읽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지식인이 있구나 하고 놀랐었다. 책을 냈다고 해서 유명세를 이용했다는 생각에 별로 읽고 싶지 않았는데,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샀다. 그리고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의 ‘악’에 대한 생각과 잘 맞았고, 한니발 관련 칼럼이 그것의 정점이었다.


은: 나에게는 좀 어려웠다. 칼럼을 모은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서점에서 쉴 틈 없이 읽으려니 좀 힘들었다. 그래도 좋았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조크가 좋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좀 과하게 느껴졌다. ‘나만 이해를 못 하나?’ 같은 느낌. ‘책도 날 좋아할 거야’ 부분을 보고는 ‘이 책은 나에게 읽혀서 불편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 작가 인터뷰를 찾아보니, 작가는 책을 읽을 때 뒷장에 본인만의 인덱스를 만든다고 했다. 그걸 하면서 책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우: 작가에게 ‘칼럼계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있더라.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도연을 닮았다는 주책부터 깊이 있는 글까지 폭이 넓은 글을 쓰는 것 같다. 좌파임이 분명해 보였는데, ‘돌려 까기’가 재미있었다.


포: 잘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말도 안 되는 자기계발서 같은 걸 같이 빌려 읽었는데 못 봐주겠더라. 유튜브에서 유명한 트레이너의 책이었는데 앞부분에 의미도 없는 내용이 한가득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었는데, 원래 지식인 티 나는 책을 싫어함에도 책은 지식인처럼 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2. 1부 – 일상: 인상적이었던 칼럼


은: 추석 칼럼은 원래 유명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처음 읽게 됐는데 좋았다. 새해 칼럼도 좋았다.


우: 설거지. 설거지 쌓아두고 살다 보면 집에 불을 지르고 싶어진다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설거지에 대한 사유가 과연 서울대 교수다웠다.


이: 설거지, 추석 칼럼. 다음 세대를 위해 설거지를 잘 해놓아야 한다는 사유에 공감했다.


포: ‘마지막 수업의 상상’ 칼럼이 좋았다. 나는 ‘로또에 당첨되면 일을 계속 할 것이냐’라는 물음에 계속 할 것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주례사 칼럼에 나오는 ‘충분한 영양 공급과 수면’ 부분도 좋았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좀 우울하게 느껴졌는데, 그 부분 빼고는 우울한 느낌이 없었다.


영: (죽음에 대한 생각에 대해) 주변에 ‘내가 누리지 못하는 것들’을 항상 부러워하면서도 본인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3. 2부 – 학교: 2월의 졸업생이나 20대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은: 나의 경우, 20대를 나름 재미있게 보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2부에서는 노예 칼럼을 재미있게 읽었다. 현재 회사 생활 권태기를 맞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 숙의에 대한 부분이 좋았다.


포: ‘수능 이후’ 칼럼 속 ‘세상에는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할 수도 있는 다른 종류의 공부가 있음을 영원히 모른 채로 죽지 않기 위해서’라는 구절에 공감이 갔다. 20대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면 그들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니 그런 것을 찾는 여유를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누구나 환경적 한계가 있고, 그들에게 할 이야기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라는 것뿐이다.


이: 형편이 아주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부모님이 등록금 전액을 다 내주셨는데, 그땐 그걸 당연하게 여겼던 게 후회된다. 이 작가가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원칙주의자인 게 적폐 칼럼에 드러난다. 이걸 보고 반성이 됐다.


우: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4. 3부 – 사회: 정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경험담 (광의의 정치) 


은: 박근혜 탄핵 때 시위에 참여했다. 사안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도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영: 사람들 사이의 그루핑(Grouping)이 굉장히 정치적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때 학회장 단일 후보였는데, 당시 어떤 복학생과 그 무리가 담당 교수와 친했다. 그 사람과 경선 후보가 됐는데, 선거 직전에 그 사람이 와서 ‘같은 과에서 표가 갈리면 뭐하냐’라며 ‘같이 회장-부회장을 하자’라고 제안했고,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근데 알고 보니 회장과 부회장 간에 장학금 액수의 차이가 있더라. 그리고 그 복학생은 일도 안 했다. 그 학기 이후로 사람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


이: ‘광장으로’와 토론회 칼럼이 좋았다. 내가 처음 광장에 나간 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때는 광장에 살다시피 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광장 안팎의 온도차였다. 그런 점에서 ‘광장으로’의 ‘집권 세력은 분노의 원인을 알지는 못해도 제압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라는 부분에 굉장히 공감이 갔다. ‘대선후보와 토론하는 법’은 사회자가 정말 이래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영: 최근 드라마 ‘보좌관’을 보면서 아무나 국회의원이 되는 게 맞냐는 생각을 했다.


포: 이용주 의원이 실제로 보면 멀쩡하다고 한다. 정치인은 연예인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사람을 만나서 악수를 하고 이런 것을 지쳐 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것들에서 힘을 얻어야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제 깨어나실 시간입니다’ 칼럼이 인상적이었다. 칼럼에서 작가가 말한 것처럼, 현실은 끊임없이 재정의되고 그 가운데에서 내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도 계속 재정의가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정치 참여를 위해 내가 하는 건 투표 등 기본적인 것들이다. 청와대 청원은 효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영: 별 효력이 없다고 해도 해당 사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갖게 하고 신경 쓰이게 만든다는 점이 긍정적인 것 같다.


이: 광장에 나가지는 않지만 밤샘 시위 때 생중계를 보던 친구가 있었다. 그런 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켜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에 광장 안의 사람들이 그나마 안전할 수 있다.


우: ‘하데스와 시시포스’ 칼럼에서 그 신화를 가져와 가임지도를 비판한 점이 좋았다.


2019년 6월 29일(토)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발제자: 이주이

참석자: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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