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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Oct 17. 2023

판타지, 읽고 즐기고... 이젠 씁니다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취향 존중 해주시죠."라고.

소설을 즐겨 읽습니다.

좋아하는 장르는 판타지(fantasy).

상상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상의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꽤 오래전부터 좋아했습니다.


현실이 아닌 세상에서의 현실 같은 이야기들.

그 흐름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세계의 고민이 주는 피로함 대신

즐거움으로 마음을 채우곤 합니다.

아마 가성비로 따지면

이만큼 좋은 취미도 드물지 않을까요.


휴일이면 카카오페이지 앱을 켜고,

취향에 맞는 소설을 정주행 하며

침대에서 굴러다니곤 합니다.

소설을 보다가 지루하거나 할 때면

웹툰으로 넘어갔다 오거나

까무룩 잠들었다 깨기도 하면서요.

(생각하니 또 벌써 기다려지네요.)


예전에는 감추고 싶었던 취미였습니다.

누가 물어봐도 굳이 말하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독서'라고 뭉뚱그리곤 했죠.

(다른 즐겨 읽으니 거짓말은 아니지만.)


감추고 싶었던 이유요?

글쎄... 뭐라고 해야 할까요.

타인의 선입견을 마주하기가 무서워서?

네, 그 정도 표현이 적당하겠네요.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고 하면

뭔가 색안경 낀 시선을 받을 것만 같다는,

그런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거든요.


사실, 지금도 그런 선입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건 아닙니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네, 저 판타지 좋아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는 거죠. 

("무슨 문제 있나요?"라는 느낌의 뻔뻔함 장전!)

솔직히, 남한테 피해 주는 것도 아니고, 

제 돈 써서 보는 거니까... 팩트잖아요...?


뻔뻔한 당당함(?)을 몇 번 내비쳐보니,

확실히 판타지 장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걸 느낄 때가 있습니다.

웹소설이나 웹툰은 말할 것도 없고,

영화나 드라마에판타지가 등장하는 걸

예전보다 훨씬 자주 본다는 느낌도 들고요.

판타지를 즐기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입니다.

어쩌면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느꼈기에,

취향 고백(?)이 가능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판타지도 여러 장르로 나눠집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걸 꼽자면 

하이 판타지(high-fantasy)입니다.

보통 '창작된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쪽이죠.

(반대로, 현실세계에 판타지 요소를 붙이는 건

로우 판타지(low-fantasy)로 분류합니다.)

실제로는 하이든 로우든 딱히 가리지 않는

잡식성 독자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둘 중 하나를 꼽으라면 하이 쪽입니다.

뭐랄까... 로우 판타지를 읽다 보면

오히려 현실을 자꾸 떠올리게 되는 바람에

괜히 기분이 이상해질 때가 있거든요.

하이 판타지는 아예 다른 세계가 배경이기에,

그럴 일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간접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죠.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여행!!)


가상의 세계를 두루 돌아다닌 후유증일까요.

요즘 새로운 욕심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읽고 즐기며 굴러다니다  번씩 찾아오는,

직접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은 욕심이요.


사실 교복 입던 시절부터 이루고 싶었지만,

아직 닿지 못한 목표라서...

더욱 미련을 못 버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브런치에 올리고 있는 소설 <저 너머의 하늘>은,

무려 2015년(백수 시절)부터 쓰기 시작했지만...

결말이 목전임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죠.

(비겁한 변명(?)은 굳이 쓰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올해 안에는 끝내보려고 합니다.

처음 구상했던 스토리와 많이 달라져버려서,

쓰더라도 영 만족스럽지는 않을 듯하지만...

세상은 원래 마음처럼 되지 않는 거니까요.


어찌 됐든 이야기를 직접 쓴다는 건,

참 여러 모로 즐거운 경험입니다.

앞으로도 더 빠져들었으면 빠져들었지,

포기하지는 못할 듯합니다.

얼마 전에는 이런 책도 샀습니다. ... 재밌네요.

누군가 그랬습니다.

덕질의 끝은 '직접 만드는' 거라고.

사실 자신은 없습니다.

위대한 덕후(?)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판타지를 덕질한다'라고 할 수준이 될는지...


그래도 기왕 뻔뻔해지기로 했으니,

끝까지 뻔뻔해지려 합니다.

덕질이든 함량미달이상관없이,

끝을 향해 가보겠다고.


읽고 즐기던 단계를 넘어서,

이젠 직접 쓰는 사람이고 싶다고.

그러니까,

"취향 존중해 달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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