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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양 Nov 25. 2020

무호흡 (9)

'죽을 것 같아요 강사님'

우리는 살면서 숨을 1분이상을 참아 본 적이 있던가? 필수적으로 참아야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 숨을 참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이빙을 하기 위해선 숨을 참는 것은 기본이다. 잠깐 참는것도 아니고 통과기준을 위해서라면 무려 2분을 참아야했다. 시험은 수영장에서 진행되었는데, 말그대로 머리를 물속에 입수하고 2분이상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었다. 평소 연습하며 재 본 결과로는 1분도 간신히 넘기는데, 2분을 참아야한다니, 여기서 포기해야하나 생각도 들었다.


결론은, 참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2분은 금방이었다. 나는 시험을 시작하고 30초후에 강사님에게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사인을 보냈다고 한다. 강사님은 옆에서 조금만 더 노력해보자고 외쳤고, 물속에서 일렁이는 목소리를 들은 나는 어떻게든 견디려고 노력해보았다. 근데 웬걸, 벌써 2분이 지났다고 올라오란다. 도저히 못참겠다고 사인을 보낸 순간이 30초였다. 거의 1분30초를 숨이 턱 막히는 순간에서 버텨내었다. 참 신기하다. 사실, 최종호흡이 끝난 후 직후엔 우리 몸엔 산소가 충분하다고 한다. 숨을 참는게 어색하고, 가슴이 턱 막히는 압박감에 못이겨 호흡충동이 곧바로 오는거라고 한다. 그 1분30초 동안 나의 몸은 어땠던가. 이러다 죽겠다 싶다가, 평온한 생각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독이자 거짓말처럼 편해졌다. 그러다가 또 죽겠다 싶다가 편해졌다가. 생각보다 2분은 빨랐다.  숨참기는 인생과 닮았다. 짧지만 평온하고 답답하며, 어느새 다시 평온한.

어느정도 호흡에 대한 압박감을 견뎌내고, 그 후엔 연습의 나날들이 이어졌다. 점점 다합을 떠나야 할 날이 다가왔고 아이다2 취득을 위한 최종시험을 남겨두고 있었다. 오늘은 시험을 앞두고 일가든과 라이트하우스 앞바다로 멋진 수중사진을 남기러 가보려고한다. 따사로운 햇살을 덮은 윤슬이, 너무 아름답던날.

멋진 수중사진을 남겨주신 ‘김영모’ 강사님에게 감사드립니다 .( insta : kay.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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