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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설아 SMILETOOTHLESS Aug 13. 2021

덕질은 슬픔에서 온다.

드라마 ‘청춘 기록’의 주인공 정하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편의점 앞에서 자신의 최애에게 이렇게 말한다.


‘덕질과 주사, 이 두 가지를 다 갖고 있는 게 뭘 뜻하는지 알아? 슬픔.’


그렇다.

현실이 슬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그중에 술과 덕질이 으뜸이다.


덕질은 일종의 가상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처럼 짜릿하고 설렌다. 현실에서 관계 만들기에 드는 시간과 돈, 책임감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롭고, 달콤함만 취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간편한가!

(물론 과몰입에서 오는 슬픔과 불안함, 허탈함은 어쩔  없는 일이긴 하다.)


최애가 생기면 마치 길들여진 어린 왕자처럼 뮤직비디오가 뜨기  시간 전부터 설렐  있을 것이고, 기대하지 않았던 떡밥에 벅차오를  있을 것이며, 지루한 매일을 견디게 하는 유일한 동아줄처럼 붙잡고 그나마 내일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있을 것이다.


허한 마음에 들이붓는 고농도 카페인 음료같이

맹탕인 일상을 순식간에 진국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양념처럼 하루의 에너지가 되어주는 나의 여러 최애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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