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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샼호 May 30. 2023

4화. 불행의 씨앗 (1)

[나의 첫 번째 스승] ep.13 2016년 (2)

취업 불발

이력서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이 생각해도 저열한 스펙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취업을 준비해 보자는 생각은 그때 당시에는 처음 하는 것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가 없었다. 그러니 취업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이력서를 제출하면서도 기대감은 1도 들지 않았다. 그냥 그때 당시 나의 생각은 회사 취직에 대한 절박함보다도 이력서를 제출한다는 그 '도전'에 의의를 두고 있었다. 단지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도전조차도 안 하면 그것에 대한 후회가 많이 생길 것 같았다. 그런 마음으로 이력서를 냈었다. 처음으로 다니고 싶었던 회사가 생긴 것이니까.


이력서를 냈을 당시에도 직감했지만 역시나 합격 문자는 단 한 통도 없었다. 대신 이력서를 제출한 대가로 스승님과 직원 분이랑 같이 식사할 기회는 얻을 수 있었다. 그때 스승님이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었다. "아직 투자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이런 일 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카페에 올라오지 않는 금융교육 신청 공지

2016년 1월 31일에 들은 금융교육을 마지막으로 한 동안 금융교육 모임에 나가질 못했다. 그 이유는 금융교육 커뮤니티, 카페에 금융교육 신청 공지가 올라오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승님께 한 번 여쭤볼까 생각은 했었다. 아니 그냥 생각만 했다. '뭔가 특별한 사정이라도 있으셔서 그랬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머릿속에서 잠시 모임 생각을 털어냈다. 운이 좋았는지는 모르는데 그 시기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던 곳에서 아르바이트가 아닌 '사원'으로 일해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받았었고 나에게는 망설일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그 제안을 수락하였다.


걱정 가득했던 '취업'에 대한 고민은 겨우 털어낼 수 있었고 그렇게 나는 2016년대 초반을 무난히 시작하고 있었다. 딱 하나 아쉬웠던 것은 금융교육 공지가 생각보다도 너무 늦어지고 있었다는 것. 그것만 빼고는 딱히 문제 될 것이 없었던 2016년대 초반이었다.


2016년 2월, 졸업식으로 마무리한 대학생활

2016년도 초반은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한 것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2월에는 그동안 다니던 대학교 생활을 마무리하는 졸업식이 있었다. 나에겐 별다른 의미 없는 대학생활로 가득했던 곳이지만 의미 있는 결과물은 남겼다. '대학'에 다녔다는 기록이 사실 아르바이트를 구하거나 일자리를 극적으로 구하는 데에 그래도 기여는 했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대학생활을 상징하듯 졸업식도 크게 특별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내 대학 졸업식을 함께 해주었던 사람들은 부모님 두 분과 하나뿐인 동생뿐. 그래도 소중한 가족들이 있어 외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 성격 탓에 부모님께도 살갑게 대하지 못해서 늘 뭔가 '가깝고도 먼 사이' 느낌이 진하게 남아 있는 가족이지만 만일 가족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니 조금은 무서웠을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그렇게 나를 정신적으로 많이 괴롭혔던 대학생활을 온전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고 이제 나는 학생이 아닌 사회인 신분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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