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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사랑이 멀어지는 이유

꿈과 사랑 그리고 직업과 연애에 관하여

by 글짓는 목수

“꿈에 다가갈수록 사랑은 멀어지고 사랑에 빠져들수록 꿈에서 멀어진다”

당신은 이 말에 공감하는가? 음식은 골고루 잘 먹고 사람도 두루 잘 사귀고 사랑도 꿈도 모두 이루고 살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음식도 가리는 것이 생기고 사람도 피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듯이 사랑도 꿈도 하나에 빠져들면 다른 하나는 점점 멀어져 간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는 같은 것을 꿈꿀 수 있는 사랑을 꿈꾸게 되더라.


“그러니 님이 여태 결혼을 못하는 거예요. 쯧쯧”


현실 감각 없는 인간에게 돌아오는 것은 냉소 섞인 충고의 말들이다.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들에게 동의하지만 공감하진 않는다. 동의는 이성적 판단이고 공감은 감성적 수용이다. 그들은 항상 문학을 읽을 때는 감성적이었다가 책 밖으로 나오면 단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뇌 상태로 전환된다. 나는 그것이 신기하고 부러웠다. 나는 뇌의 작업 전환 속도가 너무 느려서 문학을 읽다가 그것에 빠져들고 취하면 오래간다. 짧게는 4~5시간 길게는 4~5일씩 그것이 지속되기도 한다. 만약 4~5일 뒤 다시 감성적인 문학을 또 읽게 되면 나는 계속 거기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최근 독서 모임의 책들이 계속 문학소설이다. 그래서 계속 감성에 빠져서 허우적거렸더니 현실 감각이 무뎌졌다.


“결혼과 사랑은 다른 거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그들은 결혼을 하고도 사랑에 목말라한다. 그것을 문학 속의 사랑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일까. 현실에서는 절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책 속에서 읽으면서 채워지지 않은 마음속 사랑의 결핍들을 채워간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 즉 돈과 자녀교육, 노화와 건강, 노후걱정에 관한 해결 방법과 계획에 대해 논쟁한다. 토론이 끝나면 논쟁이 시작된다.


나는 여기서는 보통 입을 다물고 듣는 입장이 된다. 그건 아마도 내가 현실감각이 가장 무디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에서 살다 온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나는 첫 직장에 취직했을 때의 사회 초년생과 같은 마음이다. 그냥 입 닫고 경청하는 수밖에 없다. 좀 전까지 책 속에서 토론했던 내용들은 모두 까먹어 버린 것일까? 어떻게 읽은 것과 사는 것을 철저하게 분리시키며 살 수 있는지가 나에겐 신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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