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짓는 목수 Jul 26. 2024

글과 영상을 연결하다

유튜브 시작 1개월차 기록

유튜버가 된 지 한 달이 되었다.


결과 - 구독자 (25명), 조회수 (3,800회), 시청 시간 (90시간)


우선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총 25명의 구독자를 모았고 약 3,700회의 조회수와 약 90시간가량의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시청자의 72%가 남성이고 28%가 여성이다. 지식과 독서 관련 콘텐츠는 남성들에게 더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그리고 25~34세(35%) 사이의 젊은 층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접속 지역은 당연히 한국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내가 머물고 있는 호주(5.4%)가 두 번째 그리고 한국 이민자가 가장 많은 미국(1.2%)이 그다음이었다.

1개월(6/27 ~ 7/24), 구독자 25명, 조회수 3,700회, 시청 시간 88시간

특이점: 오래 본다 - 긍정적인 신호


사실 한 달간 얻은 결과치 고는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많은 기대와 각오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주 긍정적인 사실은 내가 올린 영상의 시청 시간이 조회수나 구독자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실제 시청시간이다. 초기에 유튜버들이 자극적이고 대중적인 콘텐츠로 많은 구독자와 조회수를 확보하려고 하지만 실제 이런 류의 콘텐츠의 시청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지금 대세가 숏폼 위주의 조회수와 구독자 확보에 많은 이들이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건 지금의 영상 시청자들이 소비 성향이 영상조차도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시청자 정보

콘텐츠 : 미드폼(17개), 숏츠(15개) – 킬링 타임용이 아닌 단골 만들기


나는 한 달간 17개의 동영상(미드폼)과 15개(숏츠) 영상을 제작했다. 사실 숏츠는 미드폼을 제작하고 거기서 하이하이트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든 것이기에 별도의 창작과 영상제작에 시간과 노력이 거의 들지 않는다. 미드폼 하나를 완성하는데 보통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건 오로지 영상 편집에만 들어가는 시간이다. 대본(글쓰기, 4000~5000자 기준) 작성이 보통 초고(3~4시간), 퇴고(1~2시간)를 감안하면 대본과 영상 제작까지 최소 10시간 이상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지금 대본은 과거에 써 놓았던 글을 약간씩 수정해서 쓰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영상 제작과 편집에 집중한다. (물론 매일 글쓰기는 계속된다.)


만약 영상제작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이고 이미지와 영상 수집에 더 많은 시간을 쓰면 이 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론 처음이라 속도가 느리지만 영상 편집이 익숙해지면 속도와 효율은 더 올라갈 것 같다. 미드폼을 완성하고 거기서 AI툴을 이용해서 하이라이트만 추출하면 되기 때문이다. 단지 약간의 자막수정과 폰트 조절의 간단한 작업으로 금방 완성한다. 그래서 결국 모든 영상 편집과 제작은 미드폼 위주로 진행된다. 어차피 내가 원하는 영상은 미드폼이지 숏폼은 아니다. 숏폼은 그저 미드폼으로의 유입 혹은 홍보성 영상일 뿐이다.


새로운 일상


사실 유튜버가 되기 위해 한 달간 정신없이 보냈다. 다른 유사 유튜버들의 영상들을 시청하고 영상제작에 관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고 영상제작 툴의 사용법을 익히는데 적잖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뭐든지 처음이 가장 어렵고 힘든 법이다. 한 달간 아무런 수입도 없는 노동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건 완전히 내 것이다. 타인(특정 개인 혹은 기업)에게 시간과 노동을 헌납해 돈을 벌어다 주는 노동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서비스(콘텐츠)를 제공하고 그들에게 나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에 나의 노동을 쓰기로 했다. 물론 이 세계는 아주 냉혹하다. 경쟁도 치열하고 가치를 인정받기까지는 그 어떠한 수입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입이 언제 발생하게 될지도 알 수 없다.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것을 익히고 배우는 과정은 언제나 기회비용을 치르게 마련이다. 사실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은 내가 생각하는 배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건 내가 배운 것을 복습하는 개념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글쓰기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가 성장하는 시간은 읽고 쓰는 시간이다. 특히 글을 쓰는 시간이 나에게 가장 배움과 영감을 가져다주는 시간이며 가장 큰 환희를 선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6년간 온라인에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은 이런 나의 성장과정 속에 얻은 생각과 느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런 나의 생각이 모든 이들에게 이해와 공감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의 생각과 영감에 공감해 주는 사람을 찾으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구글신 (Google God)

구글신에게 평가받다


하지만 국내 글쓰기 플랫폼은 너무도 제한적이었다. 그리고 국내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더 이상 신뢰하기 힘들다. 구글(google)의 경영진과 개발자 그리고 AI 알고리즘이 더 우수하고 공정하며 신뢰할 수 있음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다.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가는 이유이다. 다만 영상 제작이라는 영역이 글쓰기보다는 진입장벽이 높다. 글은 그냥 생각나는 데로 손가락만 움직이면 만들어지는 콘텐츠이지만 영상은 생각나는 데로 만드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과 스킬을 요구한다.


더욱이 시간과 노력과 스킬 대비 창출되는 콘텐츠의 질은 자신의 생각했던 창의성과 창조성에 비해 너무도 초라해 보인다. 그래서 영상제작도 기업형으로 변해간다. 기존의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이 이제 문어발식으로 채널을 만들고 기업처럼 영상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그만큼 영상 콘텐츠 시장 경쟁이 심화되었다. 이곳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메타처럼 글로벌 플랫폼 개발자들은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 플랫폼이 일부 창작자들에게 점령당하고 다수의 대중들에게 기회가 사라지는 것처럼 인식되면 결국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생명력을 잃어가는 것이 된다. 그럼 기존의 TV(방송사)매체랑 다를게 없다. 플랫폼이 독점되고 사유화되면 결국 새로운 크리에이터의 유입이 줄어들게 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개선하며 플랫폼이 성장이 멈추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유입시킬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해야만 한다.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바로 새로운 시청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유튜버가 되려고 더 많은 유튜브를 시청할 수밖에 없는 이치이다. 모든 창작은 모방에서 시작한다.


그래야 더 많은 유입과 광고수입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플랫폼은 절대적으로 다수의 이용자와 창작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야만 한다. 그것이 플랫폼이 영원히 살아남는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인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시청시간을 늘리는 것이 확인되면 알고리즘은 광고 수입을 올리기 위해 그 창작자를 더 노출시켜 줄 수밖에 없다. 갈수록 치열하지만 갈수록 더 정교하게 공정해질 수밖에 없다.


양날의 검


물론 이런 알고리즘의 습성을 악용해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극으로 끌어들이고 중독적인 영상으로 시청자를 잡아두고 돈을 버는 방식이다. 사실 이 방법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식이다. 사실 요즘 그런 수요를 위한 플랫폼(Onlyfans)들이 성행하고 있다. 중독은 돈이 된다. 마약과 담배와 술과 매춘(포르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이것이 온라인 영상 시장에서도 적용된다. 유익한 영상과 유해한 영상이 혼재한다. 사실 돈을 빨리 많이 벌고 싶다면 이 중독적인 것에 집중하면 된다.

양날의 검

그런 점에서 유튜브는 이런 유익한 영상과 유해한 영상 사이에서 이것들을 구분하고 이것들에 대한 다른 평가와 노출 그리고 수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고 그것을 알고리즘에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 왜냐 구글은 기업이고 특히 이런 글로벌 영향력이 아주 큰 기업은 공익(인류의)에 앞장서야 하는 표면적인 책임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익이 줄지 않으며 공익도 해치지 않는 가장 적절한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연구해야만 한다. 플랫폼이 한 번 오염되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그것을 인지하면 서서히 떠나가고 플랫폼은 사장되어 가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구글 개발자들이 좀 더 유익한 영상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길 바랄 뿐이다. 왜냐 사실 내가 만드는 콘텐츠의 카테고리는 그리 자극적이지도 중독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건 사람들이 독서가 좋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해도 실제 책을 읽는데 시간을 쓰지 않는 것과 같다. 좋고 건강하고 유익한 건 손이 잘 가지 않는 법이다. 음식처럼.


글을 영상으로 생각을 보이게 상상을 리얼하게…


글을 쓸 때 떠오르는 생각들은 아주 디테일하고 리얼하다. 특히 소설을 쓸 때는 더욱 그러하다. 머릿속의 상상과 생각은 [아바타]의 영상 수준이지만 실제로 내가 만들고 보이는 영상은 정말 장난 같아 보인다. 이건 결국 기술적/기능적인 요소(영상편집)와 자료 및 정보 수집(적합한 이미지와 비디오) 능력의 차이에서 생겨난 결과이다.


작가는 풍부한 상상력으로 스토리텔링 능력과 풍부한 어휘력과 문장력을 갖추면 좋은 글을 얼마든지 써내려 갈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글을 쓰려면 엉덩이를 붙이고 장시간 몰입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끈기를 요구한다. 그리고 부단히 읽으며 새로운 영감과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생각과 영감들이 생겨난다. 요즘은 읽고 쓰고 편집하는 삶이 일상이 되었다.


읽는 것은 배움이고 쓰는 것은 깨달음과 영감이며 (영상) 편집은 이것을 널리 알리고 공유하는 노동이다.


한 달간 유튜브를 하며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쉽지 않은 변화이고 도전이다. 그래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글을 영상으로 연결하는 일,

새로운 도전이다. 새로운 도전은 내가 아름다워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감사하다.


영상 제작 중에


글짓는 목수 (유튜브 계정)

https://www.youtube.com/@carpenwrit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