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도 ep25
[이 남자 정말 나쁜 새끼예요. 사는 게 너무 힘드네요. 이 세상에 저 혼자 남겨진 거 같아요. 한국에서도 그랬고 여기서도...]
택건은 새벽에 울린 문자메시지의 알림 소리에 게슴츠레 눈을 떠서 핸드폰 화면을 쳐다봤다. 쳐다본 핸드폰 화면 위쪽에 희미하게 미리 보기의 카톡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별생각 없이 한 번 쳐다보고는 핸드폰을 덮고 다시 눈꺼풀도 덮었다. 다시 잠 속으로 빠져들려고 하는 순간 번쩍 눈을 떠서 다시 메시지를 확인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윤아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그녀는 방금 보낸 메시지를 삭제해 버렸다. 핸드폰의 시계는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택건은 이렇게 늦은 시간 윤아가 자신에게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 신기하고 당황스러웠다.
택건은 좀 전의 메시지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윤아와 수호의 관계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걸 짐작했다. 지금 이 늦은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고 지운 건 추측 건데 아마 그녀가 술에 취해 잠시 이성을 놓고 보낸 것이 분명했다. 웬만해선 절대 취하지 않는 윤아가 이성을 잃을 정도라면 적잖은 술을 마셨을 것이다.택건는 늦은 새벽 홀로 주방 식탁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을 윤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전까지 택건이 기억하고 있는 윤아의 모습은 지극히 이성적이며 자기 통제가 철저한 여성이었다.
"택건씨는 여자 친구 없으시다면서요?"
"예 아직"
"택건이, 저 녀석 알고 보면 정말 재밌는 녀석인데... 숫기가 없어서 여자들이 녀석의 매력을 모르는 거라니까"
윤아와 수호는 그들의 데이트에 택건을 불러내었다. 사랑이 갓 불타오르는 연인은 싱글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사랑이 식고 나면 싱글을 부러워하게 된다. 지금 둘은 화력이 오른 장작불 같았다.
"그러게 말이다. 나의 이 주체할 수 없이 넘쳐흐르는 매력을 알아봐 주는 여자가 없네 큭큭"
"푸하하. 근데 문제는 조금만 띄워주면 저렇게 자기 혼자 안드로메다로 날아간다는 거..."
"아.... 택건씨가 그러시구나"
윤아는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택건에게 항상 존칭을 썼다. 그건 수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그런 과도한 정중함 때문인지 택건은 그녀에게 어떤 행동을 할 때나 말을 할 때 항상 주의를 기울이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그런 태도는 편하게 대할 수도 그렇다고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게 만들었다. 그건 마치 자동차 도로의 중앙선과 같이 넘어설 수 없는 경계 같은 무언가였다.
누가 들으면 빵빵 터질 개그나 농담을 해도 그녀는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는 정도의 반응이 전부일 정도로 표현을 절제하는 그런 여성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내면은 도무지 어떤 감정 상태인지 좀처럼 짐작하기가 힘들었다. 그런 절제된 모습이 그녀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었다.
이건 수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윤아는 여태껏 만나본 적이 없는 그런 여자였다. 그래서 더욱더 놓칠 수 없었다. 그녀를 가져야만 했다. 원하는 건 모든지 가져야만 직성이 풀린다.
"야 나 아직 호주에서 산다는 얘기 안 했으니까? 말조심해 알았지?"
수호는 택건이 둘의 데이트 장소에 오기 전 미리 택건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윤아는 수호가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삶의 터전에서 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결국 수호는 윤아 때문에 호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연기했다. 수호와 윤아는 비공식적인 첫날밤을 치르고 난 후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그들은 나이트 클럽에서 우연히 만났지만 둘은 그 만남이 필연이었다고 느꼈다. 둘은 장작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연애를 시작했다.
수호는 아직 자신이 호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사랑이 불타고 있는 상태에서 그녀를 두고 호주로 떠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수호는 이 불길이 혹여 자신의 배경 때문에 식어버릴까 두려웠다.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
언제 다시 윤아와 같은 이상형의 여성을 만날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나 호주에서 항상 지방을 떠돌며 일을 하는 그로서는 더욱 그랬다. 지방 공사판을 돌아다니는 일상 속에서 꿈에 그리던 여자를 만난다는 건 로또 와도 같다.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안 되었다.
수호는 회사에 연락을 해서 부모님의 건강을 핑계로 추가로 한 달간의 휴가를 더 얻어냈다. 그는 중국인인 회사 프로젝트 매니저와의 관계가 좋아 큰 문제없이 휴가를 받아낼 수 있었다. 둘은 거의 매일 만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얌마! 오늘 내 여친님께서 친히 너에게 소개해줄 여자가 있단다."
"뭐? 여자?"
"수호씨한테서 택건씨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렇게 매력 있는 분인데… 싱글로 그대로 놔두면 안 되죠. 그래서 오늘 제 친구를 한 명 불렀어요 괜찮죠?"
"그... 그래요? 뭐 저야 상관없지만..."
그때였다. 뒤에서 구두굽이 대리석 바닥과 부딧치는 ‘또각또각’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친구가 나타났다.
"윤아야! 오~ 기집애! 너무 오랜만이다. 연애하더니 더 이뻐졌는데..."
“어! 왔어? 가시네 너 완전 연예인인데 이제”
여자들의 만남은 언제나 서로의 외모에 대한 칭찬으로 시작된다. 그건 진심이라기보다는 여자들 사이의 기본적인 예의에 가깝다. 시원한 이마에 팔등신의 몸매를 가진 여성이었다. 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가죽 부츠, 힙라인을 살짝 덮은 검정 팬츠, 몸의 곡선이 다 드러나 보이는 빨간 니트 그리고 아이보리색의 빵모자와 그 아래로 떨어지는 웨이브진 긴 머리칼이 그녀의 얼굴을 더욱 작게 보이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녀의 등장은 카페 안에 앉아있던 뭇 남성들의 동체시력을 자극했다. 그들의 시선은 그녀의 다리에서 시작해 엉덩이를 타고 가슴언덕을 넘어 그녀의 빨간 입술까지 타고 올라갔다.
윤아와 그녀의 친구는 둘 다 미인이다. 하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달랐다. 윤아는 고전적인 느낌의 미인이라면 그녀의 친구는 현대적인 미인이라고 해야 할까. 윤아는 단아함과 절제 속에 감춰져 은은하게 묻어나는 동양적인 미모라면 그녀의 친구는 선택과 집중이 잘된 노출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는 서양적인 미모였다. 웃긴 사실은 윤아는 고전무용을 전공했고 그녀는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수호는 테이블 앞에 서서 윤아와 인사를 나누는 그녀를 아래위로 스캔하듯 훑어보더니 입을 다물지 못했다. 택건은 그런 수호에게 조심하라는 눈치를 줬다.
"어서 앉아! 여기 내 남친 수호 씨, 여긴 남친 친구 택건 씨"
"안녕하세요 '사랑'이에요"
남자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여성이었다. 어찌 이름까지도 사랑일까
“성이 어떻게 되세요”
“아~ 성이 사 씨(謝氏)고 이름이 '랑'이예요”
"아!? 안녕하세요 이름처럼 사랑스럽게 생기셨네요"
"네?!... 네 하아~"
"푸하하"
"후훗"
알고 보니 이름이 그냥 ‘랑’이었다. 성과 외자 이름의 절묘한 조합이다. 이건 부모의 작품일까 아니면 작명소의 작품일까? 사랑은 당황스러운 표정과 함께 콧바람이 새는듯한 소리와 함께 웃음을 지어 보였다. 수호는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윤아는 옆에서 언제나 그랬듯 웃음기 섞인 미소만 지었다.
"봐라! 택건 저 녀석 저런 빵 터지는 농담도 한다니깐"
“호호 택건씨도 정말, 초면에 이런 개그는 좀… ”
택건의 말에 다들 한 바탕 웃음바다가 만들어졌다. 사랑은 오랜만에 만난 윤아와 계속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바빴다. 수호와 택건의 시선은 사랑에게 자주 머물렀지만 사랑은 그저 윤아와의 대화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상황을 의식한 윤아는 자리를 옮기자며 제안을 했다. 그녀가 제안한 곳은 당구장이었다.
"우리 커플 대항전 포켓볼 게임해요! 진 팀이 술 사기!"
"야! 누가 커플이야?"
"아… 알았어, 그래 그럼 혼성전, 됐지? 으이구, 예민한 기집애! "
"헐! 누가 할 소릴!"
게임이 시작되고 모두들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길고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윤아와 사랑이 큐대를 잡고 공을 칠 때면 주변에 당구를 치던 남자들의 시선이 그녀들의 특정 신체 부위 곳곳으로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수호는 자신의 여자를 다른 승냥이들로 지키기 위해 커다란 바바리코트를 펼친 채 윤아의 뒤에서 그녀의 몸을 가렸다. 그 때문에 승냥이들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이 모두 사랑에게로 향했다.
택건은 수호처럼 그런 행동을 할 생각을 못했고 그럴 수도 없는 사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냥 사랑이 공을 치는 모습을 멀찍이 서서 다른 승냥이들과 마찬가지로 쳐다보기만 했다. 육감적인 가슴이 당구대에 닿을 듯이 몸을 숙이고 공을 노려보는 모습은 마치 미녀 프로 당구 선수 같다. 그녀는 자세 못지않게 당구 실력 또한 상당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택건은 당구에 전혀 소질이 없었다는 것이다. 택건은 한 개의 공도 집어넣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었다. 처음엔 사랑도 인내심을 가지고 택건을 지도해 주려 했지만 전혀 개선이 없는 그를 플레이를 보고는 팔짱을 낀 채 한숨만 내쉬기 시작했다. 결국 수호와 윤아의 전략은 실패하고 말았다.
"오예! 술 사라! 넌 남자가 왜 그렇게 구멍에 못 넣냐? 큭큭큭"
택건의 조롱 섞인 핀잔에 윤아는 수호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다그쳤다. 신이 난 수호와는 달리 미안한 마음에 윤아는 택건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었다. 윤아는 사랑이 당구도 좋아하고 잘 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수호한테 듣기로 택건이 운동신경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구도 당연히 어느 정도는 치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택건이 구기 종목이랑은 담을 쌓고 살아온 인간이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너무 치밀한 배려와 계획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
사랑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훼방꾼 파트너 택건으로 인해 패배의 쓴 맛을 본 그녀는 테이블에 담긴 음료를 원샷하며 분을 삭였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한숨을 내쉬며 택건을 곁눈질로 흘겨봤다. 택건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윤아의 좋은 의도로 시작한 둘의 만남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사랑아~ 택건 씨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너무 그러지 마"
"아뇨, 사랑씨가 그럴 만도 하죠 다 제가 못해서 그런 걸요 뭐"
"다 제 잘못이에요 괜히 당구장엔 오자고 해서"
"아이고! 기집애 또 천사 인척 한다."
“이럴 거야? 너?!”
사랑은 윤아를 흘겨보며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윤아는 그런 사랑 옆에 바싹 달라붙어 그녀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그녀만 들릴 듯이 작을 소리로 말했다.
"우리 여친님 천사 맞는데요"
수호는 자신의 여친인 윤아 편을 들었다.
"헐, 얘가~ 얘가~ 얼마나 독한데요! 이년 이거 옛날에 우리 학교에서 독하기로는 살모사 저리 가라였다니깐요"
"자기가? 설마?"
"어머! 이 기집애 자꾸 쓸데없는 소리 할래? 살모사는 너 아니었니?"
"저 범생이 코스프레는 여전하군"
“그만하자 사랑아”
“또 옛날 생각나게 하네 큭큭”
윤아와 사랑은 고등학교 때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원수지간(怨讎之間)이었다.
둘은 예고(예술고) 동창이었다. 둘은 같은 무용반이었고, 둘은 무용반에서 가장 총망받는 인재였다. 윤아가 실력면에서 사랑보다 좀 더 앞서갔다. 윤아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에 학교에서는 학업과 무용 연습 그리고 방과 후에는 카페며 레스토랑이며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범생 같은 학생이었다. 그런 모습에 학교 선생님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무용 실력도 우수해 선생들의 기대 또한 컸다. 고등학교 때부터 각종 무용대회에서 여러 번 상을 휩쓸었다.
반면 사랑은 그녀와는 정반대였다. 집도 부유했고 부족한 것 없이 자라왔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다른 이들에게 관심받고 싶은 욕망이 강한 학생이었다. 그런 욕망은 연예인이라는 꿈을 꾸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예고로 진학했다. 타고난 얼굴과 몸매는 있었지만 그녀는 윤아가 가진 성실과 노력이 부족했다. 그녀는 여느 여고생들처럼 남자들도 만나고 때론 질 나쁜 학생들과 어울려 다니며 일탈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곤 했다. 그런 그녀에게 윤아가 눈에 거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은 항상 영화에서 처럼 언젠간 맞붙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야 좀 저리 떨어져서 연습할래 달동네 냄새나니까”
“달동네도 냄새가 나니? 그게 무슨 냄새일까? 신기하네, 넌 일등 옆에서 연습할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는 게 좋지 않겠니”
“뭐라고!”
“실력 없음 그냥 입 닫고 연습이나 하라고”
“이년이 너 오늘 죽어볼래?”
“실력 없는 애들이 꼭 교양도 없더라”
“뭐라구 야~ 이년아~~~”
둘은 결국 어느 무더운 여름날 무용 연습실에서 무용(舞踊)이 아닌 무용(武勇)의 우열을 가리는 결투가 벌어졌다. 조용한 캐논 변주곡의 클래식 음악을 흐르는 연습실에서 우아한 무용 안무가 아닌 서로 머리털을 쥐어뜯으며 바닥을 뒹구는 개싸움이 벌어졌다. 음악 소리를 따라 무용 연습을 하던 학생들은 둘을 둘러싸고 피 터지는 개싸움을 지켜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둘이 언젠간 한 판 붙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소곤거리며 누가 누가 이기나 배팅을 하고 있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선생의 제지에 둘은 결국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결투가 끝나버렸고 둘은 온몸이 땀범벅에 산발이 된 채로 교무실로 끌려갔다. 연습하던 학생들은 승패를 가리지 못한 개싸움에 입맛을 다시며 다시 따분한 표정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승패를 가리지 못한 싸움은 계속되기 마련이다. 둘은 그날 이후 또다시 두 번의 처절한 개싸움을 벌였지만 그때마다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결국 얼굴과 몸만 상했다. 시간이 갈수록 둘은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는 오기로 불타기 시작했다.
"야! 우리 이제 싸움 말고 무용으로 승부하자"
윤아가 제안했다. 세 번의 싸움으로 지친 둘은 전국 무용 콩쿠르 출전해서 거기에서 승부를 가리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대회에서 지면 깔끔하게 눈 깔고 꼬리 내리고 지내기로 약속했다. 이후 사랑은 윤아를 따라잡기 위해 미친 듯이 연습을 시작했다. 윤아 또한 경쟁심 불타 올라 평소보다 더 열심히 연습을 했다.
결국 둘은 무용 콩쿠르에서 모든 심사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는 실력을 선보였고 둘은 동점으로 대회 사상 최고 점수를 받는 기염을 토해냈다. 사상 첫 콩쿠르 공동 우승으로 둘은 원하는 대학 진학을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둘의 질투심으로 시작된 경쟁은 둘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날 이후 둘은 무용(武勇)으로도 무용(舞踊)으로도 승부를 가릴 수 없는 선의의 경쟁자이자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