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산이챌린지 DAY 23 (23.05.23)

김유담, 『돌보는 마음』 / 태풍주의보

by bookyoulovearchive


제목을 읽었을 때 뭔가 습하고 찝찝한 한여름날이 생각났는데,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의 기분이랑 비슷했던 것 같다.


희숙은 라디오 뉴스를 켰고, 액셀을 조금 더 힘주어 밟았다. 그들이 탄 차가 고속도로를 길게 뻗어 나갔다. 속도감을 느끼며 달리는 기분이 꽤 상쾌했다. 고속도로 운전도 생각보다 할 만하다고, 굳이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고 희숙은 생각했다. 태풍이 북상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호우주의보가 발효될 예정이라는 뉴스가 교통방송에서 흘러나왔다. (p.266)


’태풍주의보‘라는 제목이 앞으로 희숙이 맞이하게 될 미래를 예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에 희숙이 고속도로를 달리며 ‘고속도로 운전도 생각보다 할 만하다고, 굳이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하며 이야기가 끝나게 되는데, 나는 여기서 희숙이 아마 ‘졸혼’을 결심하고, 굳이 겁먹을 필요 없이 앞으로 나아가보자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었다. ’호우주의보‘라는 건 졸혼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에서의 갈등을 암시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고. 딱히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라고 했지만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면 희숙도 결혼 생활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은데, 홍식의 전처 이야기를 듣고 희숙도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희숙이 어떤 선택을 하든 겁먹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이전 22화잡동산이챌린지 DAY 22 (23.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