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주시면 제가 참 편하고 좋습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새로운 글이 올라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채식을 한 지 5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채식을 시작하겠다고 결정했던 당시 제 심정이 무척 원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서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채식을 유지할 줄은 솔직히 몰랐습니다. 뭔가를 엄청나게 좋아하거나 금전적 이득이 되는 일이 아닌 이상 좀처럼 꾸준히 하지 못하는 스타일인 제가 채식을 한지 어느덧 5년이 넘어가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채식을 5년쯤 하다 보니 저도 저만의 방법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요리하는 방법을 말하냐고요? 물론 채식을 요리하는 방법도 다양해졌죠. 하지만 제가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사회관계 속에서 어떻게 해야 채식을 편하게 할 수 있냐 그런 방법을 말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저는 처음 만난 누군가와 식사를 할 일이 생기면 ‘저는 채식을 합니다.’고 빨리 밝히는 편입니다. 이는 순전히 제가 편하려고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왜냐하면 제가 제 식습관을 빨리 밝혀야 상대와 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음식점을 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면인 관계에 저를 채식인으로 소개하는 것은 어색할 수 있는 이야기 자리에 종종 생각지 못한 재미를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왜 채식을 하게 되었어요?’, ‘얼마나 오랫동안 채식을 했나요?’,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없어요? 달걀은 괜찮나요?’등 초면이라 낯선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질문들이 쏟아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낯설었던 관계가 부드러워지고 제가 왜 채식을 하게 되었는지 알려줌으로써 상대도 ‘채식’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봅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상대방이 묻는 질문들이 이제는 저에게 꽤 익숙하고 단조로워 지루해질 무렵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 나도 육고기를 끊기 전을 떠올려보면, 채식을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하는 채식인들의 의지가 대단해 보였고 그들이 왜 채식을 하는지 궁금해했더랬지...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채식을 꽤 오래 유지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제가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채식을 하면서 느낀 좋은 점과 변화 등을 글로 쓰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예전의 저처럼 채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그래서 독자분들께 제가 채식을 하며 격고 느낀 감정들을 글로 전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게 될 사람들이 ‘아 이렇게 식사를 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채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나도 채식을 한번 해볼까?’하고 채식을 단 며칠만이라도 가볍게 시도해보게 할 수 있는 글이 된다면 그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