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옆을 돌아보았을 때
네가 서 있었고
혼자 하는 달리기를 끝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네가 바통을 이어받은 것
만나보니 알던 것은 착각이었고
모르던 것은 알 수 없는 것뿐인데
너는 화성에서 왔다는 말만 하고
나는 금성에서 왔다는 말만 하고
굳이 왜 그 먼 거리를 달려와
마침 그곳에 서 있었는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행성에서 살던 우리는
어떻게 자신의 별을 떠날 결심을 할 수 있었는지
용기만 갖고 살던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너는 금성의 언어를 배우고
나는 화성의 언어를 배웠을 뿐
여전히 고향별의 관습을 버리지도 고치지도 못 한 채
천체망원경을 구입해서는
자신의 별을 관찰하듯
서로의 별의 안부를 확인하고 나서야
잠이 드는 것
외계인인 너와 내가
함께한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