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어르신들은 수영광이다.
하루를 물 속에서 시작하는 체력왕들이기때문에 (어쩌면 살기위한 몸부림) 나같은 게으름뱅이는 수영이란 = 새벽운동이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있어 수영강습을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다.
그리고 어릴적 걸스카우트 야영 당시 물에 빠진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서 물공포증도 있던 편.
거기에 더해 수영강습을 다니기 위해서는 몇몇의 커트라인이 존재했다.
첫째: 집 근처 수영장 찾아 등록할 것
우선 사립 시설에서 배우기는 싫고(가격이 비쌈) 나름 시에서 운영하는 저렴하고도 시간대도 적당하며 사람이 많아 누가 누군지도 모를 익명성이 보장되는(매우 중요) 수업일 것. 그래서 찾은 수영장은 집 근처 종합운동장에 위치했다. 엄청난 펀치를 날려도 계속 떨어졌었는데 이번년도에 비로소 당첨.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추첨을 통해 선발(?)됨. 과장 조금 보태서 10번 이상은 시도했었고 드디어 나 쌩기초반 되었다.......자 그럼 일차 커트라인은 통과~
두번째 : 수영복과 기타 등등의 준비물 구비하기
당첨 문자와 동시에 현장등록을 해야할 판인데 그땐 당장 입을 수영복도 수모도 수경도 없었다. 제일 중요한 준비물들을 서둘러 준비하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사지않고 '데카트론'으로 달려가 가성비 수영복과 수모를 샀음. 가격은 토탈 3만원 정도. 거기에 수경은 집에 굴러다니는 어르신이 썼던걸로 몇일 연명하기로 하고 가방도 굴러다니는걸로 연명하기로 하고...
(위 사진은 첫째날 가져갔던 필수품들: 강습용)
세번째: 여성들의 마법의 날 대비
나는 두번째 강습을 받고 바로 3번째 강습부터 아뿔사.. 마법의 날이 걸려버렸다. 복통이 심한 초창기에는 수업을 빠졌고 조금 나아지면서 탐폰 사용법을 익혀서 수업에 참여했다. 기초반이라 하루라도 빠지면 진도를 맞추기가 힘들어... 수영이 이런건 참 번거롭다. 다행히도 시에서는 여성들에게 10%할인을 해줌.
이런 귀차니즘들을 다 극복하고 오늘로써 주 3회 오전반 수영을 나갔다.
그리고 엄청 못하지만 물과 사랑에 빠져벌임...
그동안 수영 전용 샴푸도 체험해보고 다이소에서 파우치 두개도 사고..
건식용 수영가방도 장만하고..
다이소용 목욕바구니도 장만하고.. 온갖 세안용품을 다 쑤셔넣고 다님.
틈만나면 자유수영을 다니고 있으며..
가서는 눈치보며 발차기, 움파연습, 킥판으로 팔돌리기 연습을 해보고 있다.
수업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날 둘째날은 발차기 , 물과 친해지기 연습 ,음파호흡법을 배우고
3일차부터 킥판을 잡고 호흡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강사님이 머리를 잘 숙이고 팔에는 힘을 뺄것을 강조해주셨다.
4일차때는 드디어 물에 떠있는 연습을 해봤는데 (배영 기본 자세) 처음에 너무 무서워서 물을 많이 먹었다. 아직 호흡이 익숙치 않았다.
5일차때는 물에 떠있는 자세에서의 발차기 연습을 해봤는데 너무 내맘대로 되지 않아 따로 아쿠아필드에 가서 연습을 하기도 했다.
6일차. 드디어 자유형 스트로크 자세를 시작.
단체 수영강습이 너무도 재밌고 물이 좋아졌는데 문제는 따로 연습하지 않으면 말짱도로묵이다. 처음부터 과한 욕심은 금물. 수영 초보단계에서 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그리고 올여름에는 자유형을 할 수 있도록 내 몸을 잘 만들기.
지치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