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햇살이 저물면 나무들이 마지막 인사를 준비한다.
바람이 살며시 다가와 속삭인다.
이제는 떠날 때라고,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나는 마지막 힘으로 몸을 흔들며
한 계절의 기억을 털어낸다
떨어지는 순간, 나는 노래가 된다
가볍지도 무겁지고 않은 음률로
하늘과 땅 사이를 미끄러지며 속삭인다
살아 있었다는 증거, 그 작은 떨림이 바람에
스민다.
땅에 닿으면 흙의 품이 나를 감싼다
또 다른 낙엽들이 내려와
서로를 덮고, 감싸며, 하나의 이불이 된다
서리가 내려오면 노래는 잠시 멈추지만
봄이 오면 다시 깨어난다.
죽은 듯 고요한 나무뿌리에서 새 숨결이 올라오고
그 숨결은 가지를 타고 번져
또 다른 초록으로 태어난다.
누군가는 말하리라, 낙엽은 끝이라고.
그러나 나는 안다, 그것은 시작이었다.
삶과 죽음이 맞닿은 자리에서
나는 초록의 약속을 남겼다
가을이 돌아올 때마다
낙엽의 노래는 여전히 바람에 실려 흐른다.
언젠가 너의 마음에도 닿겠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살아 있는 모든 것의 노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