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보면, 내가 브랜드가 된다

나를 브랜딩 하는 가장 깊고 강력한 기술

by 안세정


“엄마, 나 브랜딩 관련 책 좀 읽어야 할 것 같아.”

내년이면 성인이 되는 큰 아이가

요즘 부쩍

돈과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나의 서가를 서성이며 책목록을 살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더 주체적으로 살 수 있을까’

이런저런 투자 책들을 도서관에 빌리거나

따로 사서 들춰보던 아이가

어느 순간 멈춰 서더니 조금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보다,

오래가는 사업의 방식이 더 궁금해졌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생각의 끝에서 아이가 붙잡은 단어가

바로 ‘브랜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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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더욱

‘브랜딩’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떻게 해야 잘 보이게 할 수 있을까,

어떤 이미지로 보여야 사람들에게 기억될까,

무엇을 내세워야 경쟁력이 생길까.

세상은 자꾸

브랜딩을 마치 잘 포장해서

‘보여주는 기술’처럼 말한다.

하지만 오래 관심을 기울이며

브랜딩에 대해 공부를 해 본 결과,


브랜딩은

나를 꾸미는 일이 아니라, 나를 선명하게 알아가는 일에 더 가깝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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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자꾸 마음이 가는지,

어떤 장면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는지,


무엇을 견디기 어려워하는지,

어떤 말에 자주 흔들리고,

어떤 가치를 끝내 놓지 못하는지.

이런 크고 작은 나에 대한 ‘앎’이 모여

내 안의 결을 만들고,

그 결이 그 사람만의 분위기와 존재감이 된다.


그런데 이건

하루아침에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브랜딩의 핵심인, ‘자기다움’은

생각만 한다고 선명해지지 않는다.

기록해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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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도록

일기와 메모,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읽어왔다.

처음에는

그저 살아내기 위해 썼다.

마음을 붙잡기 위해

무너지지 않기 위해, 감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쓰다 보면

살게 되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점점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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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반복해서 붙드는 주제,

자꾸만 오래 바라보게 되는 장면,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

유난히 아프게 다가오는 문제,

계속해서 내 마음을 움직이는 질문들.

그것들을 쓰다 보면

결국 보인다.

아,

나는 이런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런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런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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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남들이 좋아할 만한 나를

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오래 쌓여온 나를


정확히 발견하는 것.

그래서

좋은 브랜딩은

사실 ‘포장’이 아니라

‘발견’에 가깝다.

그리고 기록은 그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깊고 강력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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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은

자기 삶의 패턴을 보게 된다.

내가 언제 흔들리는지,

언제 다시 살아나는지,

무엇을 할 때

유난히 마음이 밝아지는지,

어떤 사람들과 있을 때

내가 더 나답게 살아나는지.

그렇게

기록은 단순히 하루를 남기는 일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결을 드러내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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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꾸준히 쓰는 사람은

점점 선명해진다.

말하는 방식도,

생각하는 방향도,

살아가는 태도도,

점점 자기만의 색을 갖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선명함에 끌린다.

왜냐하면

결국 가장 강한 브랜드는

‘잘 만든 이미지’가 아니라

‘분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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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처럼,

나는 오랫동안

‘오래가는 사람’과

‘오래가는 기업’들의 공통점,

그들이 끝내 붙잡고 있는 ‘브랜딩’에 대해

계속 고민해 왔다.

책을 읽고, 사례를 찾아보고,

나름대로 정리도 해보면서

진정한 ‘브랜딩’이 무엇인지

이해하려 애써왔다.

“브랜딩은 남들 앞에서 나를 증명하기 이전에, 나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싶은지,

어떤 문장을 남기고 싶은지,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싶은지.

그 질문들을

계속해서 써보는 일.

그 과정을 거친 사람(기업)은

억지로 막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기다움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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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면

사람은 살게 되고,

쓰다 보면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알게 되며,

결국

쓰다 보면

내가 브랜드가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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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나를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조용히 살아 있던 나를

하나씩 꺼내어

빛 가운데 두는 일임을 기억하자.

[마5:16, 새번역]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

[Mt 5:16, NIV] In the same way, let your light shine before others, that they may see your good deeds and glorify your Father in heaven.



P.S.

AI 시대일수록

자기다움을 발견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사유’라고 믿습니다.

AI와 사유, 그리고 글쓰기를 함께 다루는 시간을

조용히 준비해 보았습니다.


프로그램 안내 및 신청

https://forest.seocholib.or.kr/ProgramCulture/ProgramDetail/3079/7

딸과 함께 드로잉_느려도 괜찮다, 나는 이미 나만의 색으로, 나만의 길을 창조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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