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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대 Sep 27. 2020

[희대의 NOW 구독중] 채널추천! '더 컷'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키다리 아저씨

[디지털타임스] <희대의 NOW 구독중> 일곱 번째 칼럼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그룹 블랙핑크의 유튜브 구독자수가 전 세계 아티스트 4위, 여성 아티스트 중에서는 세계 1위를 기록했다는 낭보가 들리는 가운데 이들보다 상위 순위의 저스틴 비버, 애드 시런도 유튜버 출신 가수임을 상기해보면 이제 음악도 '유튜브로 보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하며 금주는 독자 여러분께 다소 독특한 음악 채널을 안내드리려 한다.

코로나 여파로 현장에서 즐기는 음악 공연은 접하기 어려워진 반면 음악을 영상으로 즐기는 이용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음악 저작권료의 절반이 유튜브와 음원 스트리밍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가 음원 플랫폼으로도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곡을 내놓고도 지상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방송되지 못하면 무명가수로 불리던 능력 있는 신인들이 지금은 자신의 노래를 직접 유튜브에 올리면 그만이다. 이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기성 매스미디어와 같은 중간 관문을 통하지 않고 1인 미디어 플랫폼에 직접 선보이고 평가받는다. 무한 경쟁이지만 '조회 수', '구독자', '좋아요', 그리고 이와 연계된 광고 수익은 차등 없이 능력만큼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구조다.

'희대의 NOW 구독중'제작진(우측 이희대 교수)이 더컷(THE CUT) 채널 스튜디오의 루크 초이 감독(좌)을 찾아 유튜브 촬영을 진행했다.

1인 미디어로, 유튜브로 가수 지망생, 음악 창작자들의 러시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이렇게 '보는 음악'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특히 신인들에게는 열린 기회만큼이나 부담도 존재한다. 작곡, 편곡, 연주, 녹음 등등 음악 자체의 기본적인 창작 과정도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수반하는데, 한편으론 여기에 이제는 1인 미디어에 올릴 영상 제작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음악 창작을 잘한다고 영상 제작을 잘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티스트라면 당연히 자신의 창작물과 성격이 맞고, 작품의 내용을 어느 정도까지는 반영한 영상물을 원하겠지만 여기엔 역시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수반된다. 특히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의 경우 개성을 담은 자신만의 뮤직비디오가 있는지 여부는 팬 심을 가르는 중요 요소 중 하나인데 영상 제작은 이들에겐 높은 벽이 되는 셈이다. 물론 오늘 소개할 채널 '더 컷(THECUT)'의 루크 초이 감독과 같은 키다리 아저씨를 만난다면 양상은 많이 달라질 테지만 말이다.

이희대 교수의《희대의 NOW 구독중》- '더 컷(THE CUT)'편 첫 번째

루크 초이 감독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서울에서 유년기를 보내다 8살에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간 재미교포다. 일리노이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다 그래픽 디자인에서 적성을 느껴 뉴욕의 미술·디자인 대학인 SVA(School of Visual Arts)를 졸업하고 MTV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다년간 다양한 제작 경력을 쌓았다. 리한나, 50센트 등 유명 스타들과도 다수의 작업을 함께 해오다 유명 브랜드들의 캠페인 등 광고 제작으로도 영역을 넓혀온 그는 2016년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동영상 플랫폼의 초성장세를 실감하면서 모국에서의 역할을 고민하다 제작사인 '더 컷'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이듬해 채널 '더 컷'을 개설했다. '더 컷'에 담긴 콘텐츠는 한국과 미국의 중간에 있는 한인 교포로서 또는 영상 아티스트와 상업 영상 감독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초이 감독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새로운 시도로 다양한 장르들이 혼조 된 '더 컷'의 콘텐츠들을 보면 또 다른 버전의 MTV를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이유다. 실험적 도전과 열정, 남다른 결과물은 한국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박재범, 로꼬, 사이먼 도미닉, 그레이, 팔로알토, 허클베리피, 레디, 창모, 해쉬그완, 스윙스, 저스디스, 다이나믹 듀오, 프라이머리, 나플라 등 국내 유명 레이블에 소속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더 컷'과 함께 했다. 유튜브의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니(PONY)와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하고, 유튜브 본사와 함께 가수 박재범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Jay Park: CHOSEN1'을 유튜브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였고, 최근에는 BTS(방탄소년단)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튜브 오리지널 시리즈 - Jay Park: CHOSEN1 (루크 초이 감독 제작)

《희대의 NOW 구독중》 제작진과 함께 '더 컷' 스튜디오를 찾아 만난 루크 초이 감독에게 채널의 구독자이자 팬으로서 이젠 원하는 정체성을 찾았냐고 물어봤다. 그의 답은 '중용'이었고 또 '음악' 그리고 '발굴의 기쁨'이었다. '중용'은 미국인과 한국인, 예술과 상업의 경계에서 고민보다는 둘 다 편안하게 인정하며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배웠던 경험을 모국인 한국에 펼칠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고, 아티스트로서 하고 싶은 일을 상업적인 활동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면 이 또한 감사한 일이라는 것. '음악'과 '발굴의 기쁨'에 대해선 자신이 좋아했고 잘할 수 있는 것이 음악 관련, 특히 인디, 힙합 등 언더그라운드 현장과 청년문화(youth culture)로 또 이 분야에서 실력은 있지만 영상 제작까지는 준비가 어려운 신인들을 뮤직비디오 등으로 지원해주고 이들과 함께 성장의 기쁨을 나누는 것이 가장 즐겁고 또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 대중음악상을 수상한 알앤비 가수 수민(SUMIN)의 2017년 앨범 'Mirrorball' 싱글 뮤직비디오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채널 '더 컷'의 신작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희대 교수의《희대의 NOW 구독중》- '더 컷(THE CUT)'편 두 번째

카메라 앞보다는 뒤가 더 편한 직업이라 인터뷰 울렁증이 걱정된다던 루크 초이 감독은 그의 걱정과 달리 음악과 영상 이야기를 할 때면 어떤 인터뷰이보다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음악 루키 들을 영상으로 지원하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상업적인 활동도 균형을 이루어 진행하고 있다는 그에게서 천상 아티스트의 심성이 풍겼다. 예술은 이런 열정을 가진 분들의 노력과 진심 속에 피어나는 것임을 새삼 느꼈고 '더 컷' 그리고 우리나라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더 큰 진전을 더욱 강하게 응원하게 된 유익한 인터뷰였다.


인디, 힙합 등 언더그라운드 뮤직 영상의 키다리 아저씨 '더 컷' 채널의 주인장 루크 초이 감독과 나눈 더 많은 이야기들은 디지털타임스 유튜브 채널 '디따'에서 이후 영상으로 만나 보실 수 있고 본 지면에서는 《희대의 NOW 구독중》 채널 한 줄 서평으로 소감을 전해드린다.


◇"'더 컷'은 힙합퍼들의 자유로운 창작놀이터다!"

음악을 영상으로 보는 시대, 한편으로 음악 창작자들에게 음악 외에 영상이라는 또 다른 창작물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 시간이었다. 누구나 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시대, 영상의 제작이라는 숙제는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단지 음악 장르만의 문제인가를 고려해볼 때 초이 감독이 전한 '협업'과 '함께하는 성장'이라는 조언은 이 시대 의미 있는 화두로 읽힌다.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에 또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신문과 유튜브로 다시 찾아뵙는다.


2020년 8월 19일 


이희대 광운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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