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도 키보드를취미로모으다 보니키보드만큼이나 키캡도 자연스럽게 모으게 되었다. 아니, 키보드를 모으면 키캡에집착하게 된다. 물론키보드 수집은 저렴한 제품부터모은다면 부담이적다고 생각하지만, 퀄리티 높은 공제 키캡은 키보드 가격만큼 한다.예를 들어 금속을 CNC로 깎거나 주물로 만들면, 소량일수록 비싸지는 게 당연하다.
자신이 원하는 작은 무언가에 십수만원을 쓰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시기에직면한 것이다.
스타워즈부터 디에디트 로고까지 좋아하는 것을 이것저것 샘플로 만들어 봤다.
그래서필요한 키캡은그냥 만들어 쓰고 있다.
좋아하는 로고부터 한자나 이름까지 키캡에 새겨지는 무늬는 다양하다.
요즘은 쇼핑몰에서구입할 수 있는 키캡도 다양해지고 저렴해졌지만, 접근성이 좋은 만큼 구입 후에는 별다른 매력을 못 느꼈던 경우가 많았다. 글쓴이도 취미로 만드는 수준이라 누가 봐도 멋진키캡을 만들 수 없었지만, 이젠 포인트 키캡을 만든다는 것이또다른 취미의 영역이 되어버린 듯하다. 하지만 무언가 독특한 것이 갖고 싶었다.
그러던 중 오래전부터 갖고 싶은 사인이 있었으니 그것은 가수 조용필의 사인이었다.
https://www.instagram.com/p/BQU-gFxjfWu/
2017년에 발매된 조용필 19집 '헬로(Hello)'가 젊은 가수들 사이에서 호평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빅뱅의 지드래곤은 바운스를 듣고 가슴이 뛴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 시기에 제일 부러웠던 것은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받았다던 조용필의 친필 사인 앨범이었다. SNS에서 우연히 보고는너무부러웠다. 그래서 생각했다. "어차피 조용필 싸인을 직접 받을 일은 없을 테니, 그냥 기계식 키보드에 사인 키캡을 넣어서 덕질이나 해볼까?"
결국 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미개봉 LP 앨범의 사인을 찾아보니 무려 600만원 - http://lpgallery.co.kr/category/gallery/29/
사인을 키캡에 넣기로 정했으니 기본적인 디자인은정해졌지만, 사각형 모양과곡면으로 처리된 표면에 얇은 선으로 이루어진 무늬를 넣어보니 막상 그냥 그랬다. 유명인의 사인을 매일 손으로 만져야 한다는 거부감도 있지않았나 생각해본다. 고민의 시간이 흐르고 "내 덕질은 이렇지 않아!"라는 생각이 지나칠 무렵, 조용필팬클럽에서弼(도울 필)이라는 한자에 눈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