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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습히 Feb 01. 2024

⌨ 키보드 취미와 수집의 세계

나의 키보드에 메모를 남기다.

필기를 좋아하는 분들은 필기구를 모으곤 합니다. 현대의 글쓰기가 펜과 종이에서 컴퓨터로 넘어오게 되면서, 사람들이 키보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기계식 키보드는 2004년에 처음 접하고 조금씩 모으고 있습니다. 정말 조금씩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수는 늘어나게 되었고, 인스타그램에 좋아하는 키보드를 올리거나 앨범에 남기고 싶은 것을 촬영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키보드를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이 질문에는 이해를 못 하겠다는 의미와 정말 왜 좋아하는지 궁금증 가득한 호기심이 담겨 있습니다. 뭔가 할 말은 많지만 이건 이렇고 저건 저래서 좋아요라는 당연한 대답을 피하고, 원하는 의미를 담아보면 필기구와 만년필에 대한 예시가 가장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키보드는 뭐 쓰세요?라는 질문에는 답하기 편합니다.


"키보드 사진을 인스타그램 올리는데 한번 보실래요?"


https://www.instagram.com/ruseupi


하지만 인스타그램은 오래 사용하면서 조금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앱이라는 가벼운 특성상 사진 크기가 제한적이고 무심코 과한 보정을 하거나 글이 적어지며, 무엇보다 태그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습니다. 그래서 가입하고 8년 정도 지나니 점차 흥미를 잃게 되더군요. 게시물을 올리는 건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재미있는 쇼츠나 번쩍이는 영상에 눈을 빼앗겨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는듯한 작은 재미가 사라진 것도 아쉽습니다.


그럼 다시 처음부터 "키보드 뭐 쓰세요?" 혹은 "어떤 키보드를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답해보려 합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키보드는 아니지만, 약 20년간 모은 수집에 대한 좋은 메모가 되었으면 합니다.





LZ×ASRH (Carbon Fiber Plate)



FC660시리즈를 주로 모으던 분이 공제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서, 2018년에 직접 조립한 키보드입니다.

키캡은 제 취향대로 ㄱ형태의 ISO엔터를 넣고, MX8200과 MX1800의 체리 이색사출로 구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660을 주력으로 사용했던 편이 아니라서, 편의성을 위해 반쯤 해피해킹처럼 구성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빈티지한 클릭 키보드 느낌을 추구하였으나, 지금은 오래된 중고 청축 같은 괴상한 키감입니다. 그래도 체리이색사출 키캡과 카본 보강판에서 느껴지는 나름의 조합성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색상은 예전에 유행하던 다크그레이 하우징과 검은색 키캡의 조합으로 적용하긴 했으나, 너무 정형화된 투톤으로 구성했던 건 아니었나 생각하곤 합니다.




EQL3F



주로 아크릴 키보드를 만드셨던 EQ님의 작품입니다.

과거에 제 취향이 잔뜩 반영된 전용 키보드를 만들어주셨던 인연으로, 2016년에 재회하여 다시 키보드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좋아하는 배열이 평범하지 않았던 탓에 장착할 키캡에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판은 L3 Finger, 키캡은 쉽게 구할 수 있었던 Enjoypbt 무각과 GMK 보라모디로 조합했습니다. 그리고 1번 키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박아놨습니다. 전반적으로 하우징 색상과 무각키캡이 어울리는 편이고, 개인적으로 보라색 엔터와 스페이스바에 사용된 초록색 조합을 제법 좋아합니다.




Rosewill Micro RK-9000



상단에 로고만 없을 뿐 TEX의 Beetle과 동일한 키보드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유통판은 파란색 하우징에 체리 청색축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은색 하우징과 중앙의 영문각인이 마음에 들어서 따로 해외에서 구입했습니다. 체리 MX스위치는 오랜 기간 갈색축을 좋아했던 편이라서 대부분의 키보드는 고민 없이 갈축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상단의 알루미늄과 하단 플라스틱 하우징 간의 중량 차이로 무게 중심이 평소에 사용했던 키보드와 달라서 꽤 신선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Poker X, PKX-5000



포커는 문자열만 떼어내서 만든듯한 키보드입니다.

해피해킹과 사이즈는 비슷하지만, 매우 다른 사용성을 보여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입 당시에는 가벼운 타건감에서 조금 벗어나고자 5T 두께의 아크릴 보강판을 이식하고 나름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익숙한 키감에서 벗어나 조용히 적막을 깨고 싶을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따금씩 보이는 투명한 보강판과 빨간색 기판의 조합을 좋아합니다.




B.faceR X2, POK3R Wood Case



포커용으로 제작된 나무 하우징에 B.faceR X2 기판을 넣어서 조립한 키보드입니다.

조립할 당시에는 나무 하우징에 호기심을 느껴서, 나무와 어울리는 FILCO 이색사출 키캡(SA)과 조합해서 즐겁게 사용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대로 ISO 엔터를 넣고, 최대한 스테빌라이저를 적게 쓰는 방향으로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구성했습니다. 전체적인 감상은 키보드에서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과 금속 하우징에서 벗어난 나무적인 재질감이 특징입니다. 가끔씩 보관 중인 키보드를 열었을 때 느껴지는 나무냄새도 좋아합니다.




EQHA:RE (EQHA2024)



EQHA2024는 본래 EQ님의 20번째 제작된 키보드이며, 2011년 당시에 EQ님의 24번째 작품이라는 의미로 제가 명명한 이름입니다. 한우나 주옥선이라고 불리는 LG로고의 MX8000이 재료로 사용되었고,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서 최대한 두껍게 제작을 요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 2016년쯤 EQ님과 다시 재회할 수 있었고, 다시 한번 만져주신 게 현재의 버전입니다. 단순히 상부 하우징 교체로 나사머리만 감춰주신 줄 알았는데, 전반적인 느낌도 달라져서 키보드 이름을 바꿨던 기억이 납니다. 이전 버전에서는 은은하게 느껴지는 중앙의 파란색 보강판이 인상적이었다면, 현재는 전반적으로 차분해진 느낌입니다.




NerD 60



해피해킹 배열을 기계식 키보드로 이용하고자 구입했던 키보드입니다.

이제는 해피해킹도 기계식으로 나오는 시대라서 큰 의미는 없지만, 당시에는 없었던 순백색 무각 구성을 꽤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부 스위치와 구성을 제 입맛대로 바꾸긴 했는데, 아크릴 하우징의 한계성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딱딱한 아크릴 보강판과 체리 백색축의 구분감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Happy Hacking Keyboard Professional 2 (PD-KB400B)



아마도 제가 오랜 기간 만진 해피해킹은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묵색 각인 버전의 해피해킹프로2는 장기간 해외에 나갈 때 무조건 챙기는 키보드였습니다.

익숙해지면 메인으로 쓰기도 좋고, 전용 가방에 가지고 다니기에 휴대성도 편리한 구석이 있습니다.

언제나 말하지만 해피해킹의 Fn키조합에 적응되면, 사용자에게 상당히 편리한 도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덕분에 타이핑하는 멋쟁이 기분이 되고 싶을 때도 찾곤 합니다.




Happy Hacking Keyboard Professional (PD-KB300BN)



반면 해피해킹프로1은 마개조용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일본 친구한테서 배운 옻칠풍 스페이스바와 전반적으로 약간 티탄즈처럼 구성하였습니다.

이제는 후지쯔에서 리코로 변경되었지만 그럼에도 금색 메탈 스티커가 나름 어울리... 진 않고, 마치 핑크색의 벤틀리를 보는 거 같다는 평가를 종종 듣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취향이 제법 맞는 편이라서 무언가 시도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면, 이 키보드에서 시험해 보곤 합니다.




Realforce 86U (SE0500)



일반적인 데스크탑을 사용할 때, 리얼포스만큼 편안한 키보드는 없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리얼포스는 2005년에 101키 버전으로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에는 텐키리스 키보드를 쉽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이후에 JIS 배열의 89와 91U를 거쳐서 영문판인 86U로 정착했습니다. 현재는 87키 버전의 리얼포스가 더 익숙하지만, 가끔은 긴 사이즈의 스페이스 에서 로망을 느낄 때 주로 사용합니다.

전반적으로 블랙 키보드를 더 좋아하지만, 리얼포스는 왠지 백색 투톤도 마음에 듭니다.




TX87



중동갑부컨셉으로 키보드를 꾸미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공제에 참여했습니다.

실제로 금색에 가까운 샴페인 골드 하우징과 일반적인 키보드에서 소화하기 힘든 란토 키캡이 제법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 TX87에서 느끼는 매력 포인트는 역시 상단과 하단이 만나는 층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 당시에는 키압이 높은 체리 백색축 클릭과 알루미늄 나름의 조합성을 기대하고 만들었지만, 이제는 엉망진창 된 키감을 즐기는 상황입니다.




EO87



원래 EO87은 투명 하우징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투명한 탓에 하우징 내부로 나사가 보이기도 하고, 혹여 지문이나 생활기스도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관리의 피로를 줄이고자 어디든 잘 어울리는 실버와 불투명 하우징으로 조합 했습니다.

실버 상판은 어떤 키캡을 장착해도 무난하고, 불투명 하우징은 지문이 묻어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 외로 반투명 하우징의 장점은 RGB 설정으로 원하는 색상 키보드로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키보드 구성은 마치 은발의 하프엘프 같은 느낌으로 피부색 같은 베이지 투톤 보라색 각인의 린승으로 장착했습니다. 이런 비슷한 조합은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A.87



손쉽게 구했던 키릴 키캡(대승)과의 조합이 괜찮아서 이렇게 고정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전 조립자에게 서걱대는 흑색축이라고 듣고 의도적으로 서걱이는 샘플로 쓰려고 했지만, 딱딱한 PBT 키캡과의 조합성이 그런대로 나쁘진 않았습니다. 다만 리니어 계열의 스위치를 만질 때 주의해야 할 키보드로 남긴만큼 너무 미끈거리거나, 오일리한 타건감, 서걱이는 느낌, 스프링 소음등에 주의할 때는 이 키보드와 비교하는 편입니다. 보통 서걱이는 키보드는 나쁜 방향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부드럽거나 미끈거리고 뭉성거리는 키감도 손에 저항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과하지 않은 세팅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언제나 생각합니다.




Logitech G410 ATLAS SPECTRUM



독특한 디자인과 Omron Romer-G 스위치에 흥미를 느껴서 구입한 키보드입니다.

현재는 RGB 기능으로 키캡에 다양한 색을 비춰서 컬러 각인을 구현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사용하던 사제 컨트롤러들은 윈도 이외의 환경에서 간혹 문제가 생기거나, 색 변경이 다소 불편하다고 느껴왔습니다. 하지만 로지텍 제품군은 전용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기성품이라서, 여러모로 호환성도 좋고 그냥저냥 쓰기에 편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덕분에 사용하던 제품들과 다른 느낌의 키보드가 필요하면 종종 사용하고 있습니다.




Redragon RBD K65



오테뮤 스위치가 출시되던 시기에 구입한 키보드입니다.

당시 유행에 따른 레인보우 LED와 비키스타일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보드 취미하시는 분들매우 싫어하는 보급형스러운 구성이지만, 보강판에 나름 헤어라인도 있고 정체성이 나타나는 리드래곤[...] 메탈 로고도 있습니다. 요즘은 공개된 장소에서 비싼 키보드를 달아두면 걱정스럽지만, 이 정도의 키보드는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 시대라서 편한 사용이 가능합니다.




HYEKU | HEXGEARS GK707 GHOST ARMED



카일 박스 스위치가 출시되던 시기에 구입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위치만 따로 구입하기보다는 이렇게 키보드를 구입해서 샘플로 남기는 편입니다.

이 제품은 상부 하우징을 제거해서 비키스타일로 변경이 가능하지만, 스위치가 외부로 노출되는 키보드를 좋아하지 않는 탓에 기본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검정색 무각 키캡 사이로 비치는 백색 LED나름 분위기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키보드 LED를 모두 끄는 편이라서 큰 의미는 없습니다.

주로 조용필 키캡이나 지온공국등 굿즈 같은 키캡을 장착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당시에 유통되던 카일 스위치들은 키캡을 파손하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하는 편입니다.




RAKK Lam-Ang Pro RGB Mechanical Keyboard  



필리핀이나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유저들이 많이 언급하던 제품이라 호기심에 구입했습니다.

3가지 색상의 커버를 기본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하우징 색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 외로 스크롤 휠과 잠금 버튼이 따로 있어서 나름 유용합니다. 개인적으로 RGB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반투명한 키캡을 따로 장착했지만, RGB가 꺼진 상태를 더 좋아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키캡 내부의 몰드 번호도 살짝 비치다 보니, 클리어한 LED 키캡과 조금 다른 느낌이 듭니다.




FILCO Majestouch 2 TKL Pink Edition



개인적으로 2005년부터 필코 키보드를 여러 가지 구입하던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제스터치 텐키리스 모델이 출시했어도 막상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구입 것은 의외로 핑크. 다소 용기가 필요한 색상이지만, 귀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해서 색상적인 욕망이 생기면 사용하곤 합니다. 본래의 키캡은 하우징보다 옅은 분홍이라, 최대한 비슷한 색상의 무각으로 바꿔줬습니다. 그리고 F와 J키에는 일부러 사용자 손가락에 혼란을 주고자 돌기가 없는 키캡을 장착해 뒀습니다. (의미가 없는 도난방지기능입니다.)




FILCO FKB-102U-MMII



과거 필코에서는 맥용 키보드를 곧잘 출시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구입한 당시에는 이 제품의 정확한 모델명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모델명은 추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맥용에 전원키를 포함함 102키, USB버전 U까지 넣어 검색하면 기본형은 FKB-102U로 확인됩니다. 그리고 필코의 메탈 키보드는 끝에 M이나 MM이 들어가지만, 팜레스트 공간이 없는 모델은 2002년에 발매된 MMII 모델이니 아마도 비슷한 형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투명 상판은 MS)

JIS 배열의 한정판 키보드로 확인해 보면 FKB-109-MM과 FKB-107MMII에서 확실히 구분이 됩니다.




FILCO FKB-91JPM



2005년에 니폰샵에서 구입하고, 벌써 19년째 소장하고 있는 키보드입니다.

기본 모델인 FKB-91JP의 스페셜 모델이기도 하지만, 겨울에는 차가워진 팜레스트를 보완하고자 가죽 시트지를 붙이고 야광 키캡도 좋아해서 따로 구해서 장착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처음과는 인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부터 워낙 좋아하던 키보드라서 궁금하면 뜯어보기도 하고, 나사도 바꿔보고 키캡도 바꿔보는 등 키보드 취미를 시작하는 시기에 활발하게 사용하던 제품이라서 더욱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FILCO FKB-65EU-MM



체리 ML스위치가 내장된 미니 기계식 키보드입니다.

기사를 검색해 보면 2000년 9월 27일에 발매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맥용 키보드라서 스페이스바 좌우에 커맨드키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윈도 환경에서 사용하던 편이라 하단 배열을 변경해 놨습니다. 하지만 키캡 사이즈가 극단적으로 작은 키보드라서, 처음 사용하면 손가락이 오그라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용은 ML4400이나 4100을 더 선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FILCO FKB-86E



컴팩트한 알프스 키보드를 찾다가 구입한 키보드입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제품들은 대부분 알프스 간이축이나 유사축이라서 알프스 핑크, 오렌지, 블루, 그린, 옐로 등으로 이식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스위치는 따로 구해놨지만 막상 조립하자니 나름의 오리지널함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어서 일단은 이렇게 뒀습니다.

컴팩트한 레이아웃과 빈티지처럼 보이는 외관 덕분에 마음이 가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STRONG MAN SMK-85E



스트롱맨 키보드의 첫인상은 각지고 곡선적인 외형 때문에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한참 후에 아비드 키캡과 스켈레톤 키캡을 사용한 이후에는 괜찮아습니다. 그래서 두대를 따로 쓰게 되었는데, 단순히 전투용과 소장용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플 확장2 아비드 키캡(Apple Extended Keyboard 2, Avid)은 도각이는 느낌으로 사용하고, 필코 스켈레톤 키캡(FILCO FKB-109-C Skeleton)은 옐로우 슬라이더가 비치는 느낌을 좋아합니다.




BTC-5100



5100은 알루미늄 박막 방식의 정전용량 키보드입니다.

컴팩트한 배열을 한창 좋아하던 시절에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뭔가 색다른 러버돔 키보드를 갖고 싶었지만, 검은색 투톤 컬러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보통 5100을 구하면 베이지 투톤이 많은데 이 제품은 블랙 투톤이고, 키보드를 열어보면 보이는 오밀조밀한 인텔 컨트롤러도 마음에 듭니다




BTC-5100C



5100C는 탄소접점 방식의 키보드입니다.

비슷한 외형 덕분에 5100과 헷갈리는 유저들이 많은 키보드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5100과의 사용 비교를 위해서 구입했지만, 앞으로는 탄소접점 키보드를 접할 기회 별로 없을 거 같더군요. 제가 소유한 5100은 PS/2이지만, 5100C는 AT버전으로 구하게 돼서 소장용으로 잘 구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noppoo choc-84



개인적으로 컴팩트한 체리 흑색축 키보드가 필요해서 구입했습니다.

당시에는 POM 재질의 키캡과 체리 흑색축의 조합이 그럭저럭 쓸만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쯤 출시된 USB 방식의 무한동시입력 키보드들은 간혹 문제가 있어서,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PS/2 방식을 더 선호하였습니다. 그나마 나프촉은 일반적인 사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일부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나 인터넷뱅킹에서 인식이 안되었 기억이 납니다.




noppoo nano 75-s



체리에서 적색축이 처음 출시되던 시기에 구입한 키보드입니다.

이전부터 키압이 높은 흑색축에 상대적으로 키압이 낮은 갈색축이나 청색축 스프링을 이식하는 변태흑축이 존재하긴 했으나, 이왕이면 체리에서 자체적으로 키압이 낮은 리니어 스위치가 나왔으니 컴팩트한 키보드로 써봐야겠다 싶어서 나노로 결정했습니다. 이 키보드는 기계식보다 정전용량 버전이 비교적 저렴해서, 정전용량으로 구입하신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TG3 KBA-BL82



일명 빨간불이라고 불렸던 키보드입니다.

옛날 미국 영상물을 보면 내부가 어두운 잠수함이나 탱크, 순찰차에서 종종 보이곤 합니다.

국내에서는 2005~2006년쯤에 빨간색 LED 키보드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LED가 내장된 키보드가 흔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컴팩트한 사이즈와 튼튼해 보이는 외관 덕분에 체리 흑색축과의 조합이 매력적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배열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분들도 지만, 개인적으로 종류3이맥에서 캡스락을 커맨드키로 변경해서 쓰는 편이라 그럭저럭 사용할만합니다.




TG3 (KBA-BL82A)



주로 체리 흑색축이나 백색축 스위치 추출용으로 용되던 키보드입니다.

배열은 빨간불과 동일하지만, 색상이 베이지 투톤이라서 조금 더 빈티지한 느낌을 줍니다. 얇은 키캡의 특성도 있어서 체리 청색축으로 이식하면 나름 리드미컬한 사용도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체리 MX스위치 에서 청색축을 가장 비선호하지만, 왠지 모르게 축 키보드를 여러 대 가지고 있습니다.




Qwerkywriter 1



타자기키보드를 쓰고 싶어서 2015년에 구입한 제품입니다.

외관은 레밍턴 타자기가 연상되는 빨간색 키캡과 캐리지 리턴 레버가 인상적입니다.

덕분에 타자기 위에 종이를 올리듯 태블릿을 올려서 사용하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비슷한 성향의 제품이 너무 많아서 예전만큼의 가치는 없지만, 비교적 초창기에 타자기 키보드에 대한 욕망을 해결해 준 고마운 키보드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Hellboy MX520, Steampunk typewriter keyboard



쿼키라이터는 블루투스 전용이라서 유선용으로 이 제품을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스베이더 헬멧이 연상되는 둥그런 하이그로시 블랙 외관과 타자기의 모습을 흉내 낸 LED 연출이 볼만합니다. 쿼키라이터가 아이패드 거치대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PC에서는 이 제품으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금색링 버전 이 제품보다 조금 더 스팀펑크한 느낌이 듭니다. 타자기 모양의 키보드를 전반적으로 좋아하긴 하는데, 이 제품 이후로 흥미를 조금 잃어버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Lofree DOT (EH 112)



로프리는 색상 선택에서 고민이 많았던 키보드로 기억합니다.

구입한 이후에도 수년간 내가 잘 산건가? 역시 틀렸나?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하면 빨간색이 강렬해서 손이 갔을 테고, 구입한 이후에도 그럭저럭 잘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블루투스와 유선 콤보, 안드로이드와 iOS 전환 등 기본 기능에도 충실합니다.

다만 스테빌라이저 대신에 스위치를 채워 넣은 덕분에 엔터나 시프트키가 꽤 무거운 편이라서, 색상 선택을 포함해서 여러모로 후기형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Ajazz ZERO



분리된 스페이바와 아날로그 스틱을 마우스로 활용하고자 구입했습니다.

초기 펌웨어는 단순히 RGB 기능 변경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실망했으나, 나중에 전용 프로그램과 설정 변경으로 마우스 기능을 사용하긴 했지만 불편한 조작감과 너무 낮은 감도 덕에 마우스를 이용만 할 수만 있는 키보드로 전락했습니다. 그래도 넓은 키캡에서 느껴지는 면적감이 나름 이용가치가 있어서 간혹 가다 사용하면 재미있는 샘플입니다.




mx-mini



투명한 상판과 하판 사이에 핑크색 보강판이 비치는 것을 기대하고 조립한 키보드입니다.

분명 아크릴 주문은 옅은 핑크색으로 했을 터인데 약간 주황색도 보이는 키보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밝은 곳에서는 원하는 색으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투톤이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습니다.

MX3000이나 1800에서 주로 발견되는 얇은 라이트 그레이 키캡과 체리 갈색축 조합이 나름 어울립니다.




MX1800 L3



투명한 아크릴 하우징 사이에 금속 보강판 조합이 인상적이라 구입한 키보드입니다.

원래는 무각 키캡 중심으로 사용하다가, 당시에 유행하던 JT키캡과 게이트론 옐로우 스위치의 조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배열은 1800에 가깝지만 포스용 키보드처럼 쓰려고 최대한 키를 늘려놨습니다.

오래 쓰다 보니 느낀 거지만 게이트론 스위치는 접점 문제가 너무 쉽게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Magicforce | smart (49-Key Mini Mechanical Keyboard)



극단적으로 작은 키보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 2017년쯤 구입했습니다.

아무래도 배열이 작을수록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 키압이 조금 높은 게이트론 녹색축 버전으로 선택했습니다. 처음부 편하게 사용하키보드는 아니었지만, FN키와 컴팩트한 배열에 대해서 다시금 고민하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AIGUOX GK83



유행하는 노브 다이얼과 75% 사이즈 조합에 흥미를 느껴서 구입한 제품입니다.

이 키보드에 적용된 알루미늄 쉘 하우징은 CNC가공된 알루미늄과 비교해서 중량감이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5만원급 알루미늄 키보드라는 부분에서 재미있는 구성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각인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싹 밀어버리고 무각인으로 쓰려고 했지만, 키캡이 기스가 잘 나는 재질이라 일단은 그냥 써보고 있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키캡을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대부분 바꿔서 쓰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atias mini QuietPro Keyboard (FK303QPC)



마티아스 미니는 마치 애플 프로 키보드를 작게 만든듯한 디자인입니다.

키감도 애플 확장2의 알프스 댐퍼축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검정색 애플 키보드에 대한 로망이 있는 분들에게 취향이긴 하지만, 마티아스 스위치도 결국은 유사축이라서 접점의 내구성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그래서 스위치가 망가질 쯤에는 핑크 슬라이더로 바꿀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TEX SHINOBI (TKB-85R)



텍스 시노비는 씽크패드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출시한 키보드입니다.

개인적으로 울트라나브라고 불리는 SK-8845를 오랜 기간 사용했던 편이라서 8855 디자인의 시노비도 왠지 반가웠습니다. DIY버전으로 구입해서 그런지 마우스버튼이나 IBM로고도 넣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시노비에 대해서는 몇 년 전에 브런치에 작성한 글이 있어서 링크남깁니다.





IBM ThinkPad UltraNav Travel (SK-8845)



과거에 데스크탑 컴퓨터에서도 씽크패드 감성을 즐기게 해주던 키보드입니다.

이제는 트랙포인트나 울트라나브(터치패드)의 감도가 오래돼서 현재의 환경에서는 사용하기 불편하지만, 그래도 USB 키보드라서 아직도 사용은 가능합니다.

가끔씩 7열의 구형 싱크패드가 생각나면 꺼내보곤 합니다.




ThinkPad Compact Bluetooth Keyboard with TrackPoint



2014년부터 대략 10년간 TV용으로 활용해서 그런지, 박살이 나도록 사용한 탓에 상태가 엉망입니다.

블루투스 덕분에 무선으로도 트랙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어서, TV나 프로젝터에서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6열도 나름 쓰다보면 괜찮은 부분이 많아서, 기회가 된다면 구형과 함께 세트로 구비하고 싶습니다.




ThinkPad Tablet 2 Bluetooth Keyboard with Stand



휴대용으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에서 가볍게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입니다.

트랙포인트는 빨콩 교체가 필요 없는 모델이라서, 조작에만 익숙해지면 그럭저럭 쓸만합니다.

그리고 나름 스탠드도 내장되어 있어서 아이패드 같은 작은 화면을 올려두고 사용하기에 편리합니다.

개인적으로 노트북 같은 뒷면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IBM Model M Space Saver 1392464



1987년산 키보드로 제가 구입한 이후로도 대략 18 사용했습니다.

요즘도 기계식보다 더 기계적인 키감으로 버클링 방식의 키보드를 추천하곤 합니다.

이제는 스페이스 세이버도 구하기 힘든 키보드가 되었지만, 이 제품은 DisplayWrite 버전이라 인증된 레어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모델엠 자체가 내구성이 좋은 잘 만든 키보드라서, 오래되었어도 표준 레이아웃과 PS/2 방식 덕분에 지금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느낍니다.




IBM Model M 1390131



그레이로고, 블루로고, 영국산, 미국산, 멕시코산, 렉사마크, 유니콤프등 여러 모델엠을 모으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어차피 메인으로 사용하는 모델엠은 스페이스 세이버라서 스탠다드한 모델엠은 이거 하나 남았습니다. 모델엠은 하우징이 튼튼하고 다른 빈티지 키보드에 비하면 변색도 적은 편이라, 오랜 기간 소장해도 관리하기 편하다고 느낍니다. 소장용으로 Model F의 XT 5150이나 AT 5170도 갖고 싶지만, 이제는 기회를 다 놓쳐버려서 앞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IBM JAPAN 5576-001



5576은 모델엠과 다르게 판스프링 방식이라서, 코일스프링을 굴절시켜서 구분감을 만드는 모델엠과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물론 케이블 방식도 PS/2라서 지금도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느낍니다.

IBM 컴퓨터를 북미에서 구입했다면 대부분 모델에프나 모델엠이었겠지만, 일본에서 구입했다면 많은 분들이 5576으로 접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80년대에 컴퓨터를 쓰셨던 분들에게는 여쭤보면 5576이 익숙하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IBM JAPAN 5576-003



일본판 스페이스 세이버라고 한다면, 5576-003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001과 다르게 003은 버클링 방식이라서, 모델엠보다 얇은 키보드에서 느껴지는 굴절 느낌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물론 많은 사용자들이 JIS 배열을 적응하기 힘들어하지만, 개인적으로 ㄱ형태의 ISO 엔터를 즐겨 쓰는 편이라서 재미있게 사용하는 키보드입니다.




SEJIN MAC-81 (SKM-2001)



후타바 스위치 샘플용으로 갖고 있는 키보드입니다.

키캡은 아비드(Avid) 키보드에 있던 것을 따로 가져다 장착했습니다. 물론 ADB 방식이라서 컨버터를 사용하면 현재의 맥에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합니다. 메인으로 사용하는 키보드는 아니지만, 키감 샘플용으로 소장하고 있는 제품이라서 가끔씩 사용하면 색다른 타건감으로 촉감이 자극돼서 좋습니다.




Apple IIGS (ADB, Apple Desktop Bus Keyboard)



19년 전 도각임에 대해서 고민할 무렵, 키보드를 알려주시던 선배의 추천으로 애플 2GS를 접했습니다.

처음에는 변색된 키보드에 대한 거부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이후에는 다양한 키보드를 모으게 되었고, 나중에는 ADB방식을 윈도에서 사용하기 불편하여 PS/2용 키트로닉스 키보드에서 추출한 컨트롤러를 와이어링하여 이식하였습니다. 2GS는 스위치와 키캡 구성 때문에 일본판이 인기가 많지만, 알프스 오렌지 슬라이더와 대만판 이색사출 키캡의 조합이 마음에 들어서 개인적으로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Apple Standard Keyboard (M0116)



스탠다드는 초기형이 오렌지이고 후기형은 핑크지만, 대부분 핑크로 구해졌습니다.

스탠다드의 매력은 뒷면에 주름진 세로 줄무늬라고 생각하지만, 좌측의 레인보우 애플 로고와 여백으로 둘러진 상부 하우징에서 느껴지는 빈티지스러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창고를 잘 뒤져보면 몇 대 더 있겠지만, 제가 소유한 스탠다드는 모두 중고라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신품급을 만져보고 싶습니다. 스탠다드는 구입한 지역에 따라서 레이아웃도 조금 달라지고, 각인도 몇 가지 있어서 모으는 재미가 있는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Apple Extended Keyboard II



상태 좋은 확장1을 매번 놓쳐서, 대신에 박스품으로 구할 수 있었던 확장2 입니다.

이런 키보드는 사용하기보다는 마음이 가는 소장품이라서, 가끔씩 열어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것보다 더 오래전에 갖고 있었던 확장2는 변색이 심해서 과산화수소에 담가놨더니, 박스품보다 더 밝아졌던 기억이 납니다. 대중적으로 크림이나 화이트 댐퍼축에 대해서는 평가가 박하지만, 오래돼서 꼬질꼬질한 오렌지나 핑크보다는 낫다며 애써 현실을 외면해 봅니다.




Apple M0110, M0110A



샘플로 갖고 싶어서 과거구입했던 키보드입니다.

최근에는 유사한 디자인으로 여러 회사에서 복각하고 있어서, 과거보다는 오리지날을 비싸게 살 필요가 다고 느낍니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상태 좋은 제품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물론 중국에서 복각한 체리 마운트 키보드도 하나쯤 조립해 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Apple Magic Keyboard (A1644)



예전에 아이맥을 구입했을 때 들어있었던 매직키보드입니다.

맥에서는 호환 키보드를 사용하면 인식 문제가 발생하는 경유가 있어서, 상시적으로 정품 키보드를 아이맥이나 맥미니에 물려두곤 했습니다. 얇은 알루미늄과 키캡 간격이 넓은 아이솔레이션 디자인은 마치 맥북에서 키보드만 떼어온 듯한 형태니다. 하얀색과 알루미늄 교과서적인 디자인이라 지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키보드라고 생각합니다.




Mad Catz S.T.R.I.K.E. M Wireless Keyboard



매드캣츠 제품은 예전에 R.A.T. 9 마우스가 처음 출시했을 때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키보드도 하나쯤 사봐야지 하다가, 마침 모바일버전이 재미있어 보여서 구입했습니다.

오밀조밀하게 모아둔 배열 탓에 일반적인 사용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필요한 키는 다 모아둔 형태이고, Fn키 조합도 크게 불만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에서는 휴대용 게이밍 키보드를 지향한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리모컨처럼 사용하는 보조 키보드에 가까운 제품입니다.




logitech K400+



저렴한 가격에 무선으로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사용할 수 있었던 키보드입니다.

아마도 로지텍 키보드 중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키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푸석푸석한 타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배터리가 그럭저럭 오래가서 잊을만할 때쯤에 바꿔주는 그런 용도입니다.




logitech K480



아이패드 거치대로 자주 쓰는 키보드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선 키보드의 충전을 번거롭게 생각하는 편이라서, 이렇게 AAA배터리로 교체하는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휴대하기에는 다소 무겁고 크기도 커서, 책상에 올려두고 거치하는 용도에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굴러다니는 아이패드를 세워두기 좋고, 키감도 이 가격대에서 쓸만했습니다.




CHERRY ML4100



4100은 과거 이베이에서 저렴한 기계식 키보드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짧은 스트로크와 택타일에 가까운 넌클릭한 키감은 지금도 사용하기 재미있습니다.

베이지, 그레이, 라이트그레이, 블랙, 윈키, 윈키리스등 패드 인쇄된 키캡 이외로 염료승화나 레이저 각인 버전도 있어서 모으는 재미도 한몫합니다. 베이지 제품은 많은 분들이 PS/2 케이블이 직선보다 꼬인줄로 더 선호했던 기억이 납니다.




CHERRY ML4400



그래도 개인적인 취향은 4400이라고 생각합니다.

4100보다 얇고 편하게 퍼져있는 배열, ISO엔터와 우측의 트랙볼은 제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제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제가 20년 전 처음으로 구입했던 4400은 DELL로고의 서버용 번들이었습니다. 동일한 키보드를 15대 이상 구입하고 사용했던 제품은 지금까지도 4400이 유일합니다. 참 좋아했었습니다.




Adesso WKB-3150UB



트랙볼이 내장된 키보드를 좋아하는 탓에 구입한 제품입니다.

좋아하는 옵션은 전부 들어간 제품이지만, 러버돔의 푸석한 키감과 정밀하지 못한 마우스와 스크롤 조작부로 대충 쓸 수는 있지만 그렇게 편리하진 못한 제품입니다. 그래도 가끔씩 인체공학적 배열에 흥미를 느낄 때마다 구입 욕구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나름의 용도는 있었습니다.




Northgate OmniKey 102 GoldLabel



일명 옴니키 골드라벨이라고 불리는 제품입니다.

리딩엣지와 함께 알프스 블루 슬라이더 키보드로 인기가 많습니다.

아쉽지만 저는 새 제품으로 구하지는 못해서, 스위치만 새것으로 넣어주고 다른 사용자에게 퀴즈를 내어주듯 키감을 평가해 보곤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노랗게 익은 키보드도 큰 불만 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과거에 저와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보시면 비웃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WANG Model No. 724 B4Y5K5724



알프스 스위치와 키캡 추출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왕키보드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가 갖고 있는 키보드는 핑크 슬라이더 버전은 아닙니다.

그래도 박스품을 갖고 싶어서 소장용으로 구입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올드델까지는 아니라도 왕키보드라도 상태 좋은 핑크 슬라이더는 구하고 싶습니다.





Honeywell 122RX43S-162E AT KEYBOARD, 白雪姫



ISO엔터와 외관에 반해서 구입했던 키보드입니다.

국내에서는 리뷰가 없어서 일본에서 읽었던 글에서 본 백설공주 같다는 평가를 기억이 납니다. AT방식이라 PS/2 젠더로 사용이 가능하고, F24까지 키맵을 얻는 용도로도 사용하곤 했습니다. 멤브레인 제품이지만 키감은 제 취향이라서 빈티지한 러버돔 키보드가 사용하고 싶을 때는 가끔씩 열어보곤 합니다.




HP C1405A



마찬가지로 키캡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던 러버돔 키보드입니다.

촬영한 키보드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이렇게 가로줄이 많이 들어간 키보드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듯합니다. HP 음각로고와 상단의 줄무늬도 좋지만, 각지고 투박한 키캡 덕분에 느껴지는 도각임도 꽤 좋아합니다. 게다가 더미로 채워진 블럭이나 염료 각인된 붉은색 폰트도 왠지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DELL AT101W (GYUM90SK)



신형델을 잘라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바로 구입했던 키보드입니다.

개인적으로 텐키 자르다가 버린 하우징과 보강판이 많아서, 이렇게 손이 많이 간 중고 키보드를 보면 마음이 쓰입니다.

하지만 오리지날 101 스타일에 익숙해서 그런지, 가끔은 숫자패드가 잘려진 비율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차피 올드델도 아니라서 큰 가치만, 텐키가 잘렸다는 것에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WYSE, VERSYSS



과연 나의 와이즈는 어디까지 색이 변할 것인가?

와이즈는 로고와 노란색 각인의 방향키를 좋아해서, 두꺼운 키캡과 작은 와이즈까지 몇 가지 모아뒀습니다. 함께 찍은 VERSYSS 키보드는 사실상 와이즈와 동급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디자인은 와이즈 쪽을 더 좋아합니다. 와이즈 같은 터미널 키보드에 내장된 체리 흑색축은 고유한 키감이 있어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고 생각합니다.




KSO-105A



DT35 컨트롤러로 와이어링이 되어있는 터미널 키보드입니다.

옛날에는 아두이노나 사제 컨트롤러가 따로 없어서, 터미널 키보드를 이렇게 와이어링해서 사용하곤 했습니다. 덕분에 PS/2 방식으로 현재에도 사용할 수 있어서, 구형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표준에서 벗어난 배열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터미널 키보드에 내장된 체리 흑색축은 특유의 말랑거림이 재미있어서 여러가지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CHERRY G80-0530 (Commodore PC-5/PC-10)



서독산(West Germany) 체리 흑색축 키보드입니다.

오래전부터 3자리 모델 넘버의 구형 키보드를 갖고 싶었지만, 다행히 좋은 분께서 양도해 주셔서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구형 흑축을 다양하게 모았던 이유는 커스텀 키보드에 장착한 중고 스위치를 귀한 구형이라며 약팔이하는 분들이 너무 싫어서 였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다양한 곳에서 판매되는 특주 스위치가 나오는 시대라서 여러모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CHERRY G80-8113 HRBUS



체리 백색축에 스프링만 갈색축으로 교체하고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입니다.

래 8113 블랙 모델은 대부분 갈색축이지만, 갖고 있던 베이지 모델과 기판을 교체해서 사용했습니다. 8113은 매크로 저장되는 키가 많아서, 컴팩트한 키보드와 함께 사용하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메인보드에 키보드와 마우스 PS/2 포트가 2개 있던 시절에는 8113을 장착해서 상시 키보드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USB 방식의 8113이나 8200은 매크로 이용 시 프로그램을 설치해줘야 했지만, PS/2은 자체적으로 저장돼서 편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CHERRY MY8000



이색사출 키캡용으로 구입했지만, 딱히 사용할 기회가 없어서 창고에 넣어둔 키보드입니다.

호환되는 MX8000 기판도 구해놔서 언제든지 기계식으로 바꿔줄 수 있기 때문에, 언젠가 조립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MY8000은 MY3000과 다르게 스페이스바와 주변의 하단 키캡들이 MX키보드와 호환되지 않아서, 키캡을 개조하거나 3색의 RGB와 4색의 CMYK 키캡으로 교체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CHERRY MX11900



정크급 상태의 11900입니다.

주로 11800은 갈색축, 11900은 흑색축으로 구해졌습니다. 트랙볼이 들어간 11800과 다르게 터치패드가 내장되어 있어서, 마우스 사용이 적은 환경에서는 내장 터치패드를 사용하곤 했습니다. 요즘 기준으로는 구형 키보드지만 개인적으로 윈도키가 있는 체코산 키보드는 비교적 신형 스위치로 취급하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신흑 신신흑 삼신흑을 구분하는 현재에 조금 어색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CHERRY MX1800



2005년쯤에 사용하던 1862의 키캡을 남아있던 하우징에 일단 장착해 뒀습니다.

1800은 컴팩트한 풀배열 키보드지만 주로 사용하는 편집키들이 우측 상단에 있어서 차라리 넘락기능을 끄고 텐키를 편집키로 사용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숫자패드가 오른쪽 가까이에 있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 여러모로 1800은 사용이 적었던 키보드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CHERRY G80-3234LPMEU



원래는 로이터 점자 로고를 먼저 구하려고 했지만, 당시에 블루 로고를 신품급으로 구입할 수 있어서 소장용으로 갖고 있습니다. 독일산에 비해서 체코산이나 슬로바키아산은 조금 덜 쳐주긴 하지만, 나름 신품급 백색축을 샘플로 남길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라이트그레이 색상의 MX3000은 얇은 PBT 키캡에 레이저 각인이라서 딱히 매력적인 구성은 아니지만, 국내에서는 체리 청색축과의 조합이 괜찮아서 그런지 한글각인된 제품은 보통 청색축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CHERRY G80-3234HQU



모델명은 분명 로이터 점자로고인데, 로고가 사포로 지워진 상태로 구했습니다.

변색도 있고 기스도 많지만, 키캡에 번들거림이 없는 것을 봐서는 크게 사용감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AT와 XT 전환스위치도 있고 일단은 구했으니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구형 MX3000 시리즈를 이베이에서 구하면 베이지 색상의 윈키리스 하우징과 이색사출 키캡 구성이 가장 많습니다. 그래서 ISO엔터나 흑색축이 필요하면 따로 MX1000이나 1500시리즈를 구하는 게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CHERRY G83-3077 SLU



아쉽지만 G83 멤브레인입니다.

차라리 G81의 MY키보드로 구했으면 좋았겠지만 2007년 이후로는 염료승화인쇄 키캡이 유행하던 시절이라 그러진 못했습니다. 그래도 키캡 샘플용으로 가치가 있어서, 사제 승화키캡과 비교할 때 한 번씩 열어보곤 합니다. 체리 키보드에 들어있던 PBT 재질의 두꺼운 염료승화키캡은 장기간 사용 시 번들거림이 고 촉감이 부드러워서 과거에는 체리 이색사출보다 선호되곤 했습니다.




CHERRY G81-3000HBD Handarbeit



체리 오리지날 한다바이트 입니다.

2007년부터 사진으로 확인된 소유자는 저뿐이라서, 과거에는 본인인증 키보드처럼 활용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이후에 GMK 복각판 SA버전이 차례 공제되었고, 요즘은 중국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래 이 키보드를 구했던 시기에는 반쯤 졸업 논문 같은 생각으로 구입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붉은색과 초록색의 체리로고 같은 컬러 구성이 트로피나 기념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복각판인 GMK Handarbeit+는 오리지날보다 약간 어두운 느낌이 들지만, 대체적으로 색상과 키캡 구성은 비슷해서 ANSI 배열과 영문각인을 주로 사용하는 분들에게 좋은 공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A Man Writing at his Desk (1784) - Jan Ekels the Younger


그동안 많은 제품은 아니지만, 손에 닿은 키보드는 가능한 소장해왔습니다.

이제는 키보드 1대를 더 늘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좋아하는 키보드를 구할 수만 있다면 관리가 가능한 수량까지 지속적으로 모으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소장품 전부를 올리진 못했지만 본문에 언급한 제품으로도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조금이나마 풀었다고 봅니다. 글을 작성할 때는 최소한 100대는 채워보고자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사진을 촬영하고 글을 쓸수록 페이지는 무거워지고, 작성 중에 계정보호조치가 발생한 것을 보면서 혹여나 사진이 많다고 브런치에서 비정상적인 시도로 판단한 건 아니었을까 걱정스러웠습니다. 물론 이런 말들은 전부 핑계지만 다음번에 다시 작성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동안 조립을 미루거나 아직 배송 중인 제품과 스위치나 키캡이 없는 키보드까지 전부 완성해서 올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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