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유니버스 어떻게 만들까? Part II.
지난번에 '메타 플랫폼'에 관해서 글을 올렸죠. 먼저 간단히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이제 모든 경계가 희미해지는 메타의 시대에, 플랫폼 역시 경계가 모호해지죠.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전략도 이원화 됩니다. 덩치를 키워 슈퍼앱이 되거나, 다른 소셜 플랫폼의 위 가상의 플랫폼, 즉 브랜드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유니콘 반열에 오른 회사들이나, 금융, 쇼핑 등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갖춘 회사들이 주로 추진하게 되고, 후자의 전략은 오프라인에 기반이 강한 전통 기업들이 취하게 된다.. 까지 말씀드렸습니다.
'브랜드 유니버스' 자체는 플랫폼 기업과 전통 기업 모두 추구하는 전략이기에 플랫폼 위의 플랫폼(즉, 가상 플랫폼)을 구분해서 메타 플랫폼이라 칭했죠.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
그럼 메타 플랫폼, 또는 브랜드 유니버스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지겹게 들어왔던 그 말, 'Digital Transformation'입니다. 과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이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튼, 여기선 우리의 오프라인 자산을 온라인에 옮기는 작업이라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 보죠. 플랫폼이 뭘까요? 저는 무언가 주고받을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메타 플랫폼'이라고 했지만 형식(형태)이 사라졌을 뿐 개념 자체는 동일하다고 봐야 합니다.
전통 기업이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치가 온라인에 등가로 옮겨지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가 나름 괜찮은 인지도와 판매량을 보이는 제품 브랜드라고 가정해 보죠. 그렇다면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플랫폼을 만들기도 어렵진 않습니다. 나름 괜찮은 판매를 보일 수도 있죠.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이 이런 플랫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LF몰처럼요.
LF는 이미 쇼핑몰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데 왜 ‘LF랑 놀자’를 개설했을까요? 또 생활문화 플랫폼이 되겠다는 건 또 무슨 의미일까요?
LF와는 다른 카테고리지만 '오늘의 집'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집은 다른 집들은 어떻게 꾸미고 살까? 에 대한 관심의 집합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양면시장'(집을 자랑하고 싶은)이 만들어지죠. 여기서 인테리어 제품을 사고파는 것이 메인이 아닙니다. (메인이 아니라기엔 매출이 어마어마하지만..)
이를 간단히 도식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왼쪽을 '플랫폼 유니버스'라고 부르고, 오픈 쪽을 '브랜드 플랫폼'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물론 원래부터 '제품'을 넘어 '가치'를 추구하던 전통 기업들도 있었죠. 나이키나 애플처럼요. (Junst Do It, Think Different...) 그래서 그들은 디지털로 도메인을 옮겨 와도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중고나라 같은 경우, 플랫폼으로 시작했음에도 거래라는 부분에만 집중하다가 당근마켓에 밀리게 됐습니다.
성공한 브랜드가 공유되는 것이 아니다.
공유되는 브랜드가 성공한다.
소비자와 소비자 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공유 가치'... 이것이 곧 '소셜 화폐'입니다. 간단히 말해 SNS에 올릴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그걸 보려는 사람이, 또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흔히 인스타나 유튜브에 제품을 협찬하고 많이 노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전통적인 광고/마케팅 방식을 봤을 때 노출과 빈도의 확보입니다. 하지만 SNS를 통한 확산에선 기존 광고 기법을 적용하면 곤란합니다.
아래의 도식을 보죠. 기존 미디어에선 오리지널 소스(광고)를 반복 노출하여 소비자에게 기억시키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SNS에서는 최초의 메시지는 각 개인미디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형 되죠. 소비자는 하나하나의 메시지에서 맥락(Context)를 발견해서 기억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보죠. 개인적으로 LG전자의 '스탠바이미'나 '룸앤TV' 사례를 많이 활용하는데요 (플랫폼 기업의 예를 들면 잘 와닿지 않기 때문).. 다들 이 제품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런 사진이나 영상에서 드러나는 맥락은 내가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스탠바이미)과 캠핑(룸앤TV)입니다. .
이런 경우는 애초에 작정하고 만든 제품들이 아니냐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룸앤TV는 이름에서 보이듯 '방'에서 쓸 목적으로 개발한 TV입니다. 소비자들이 캠핑과 연계한 콘텐츠들에서 그 가치를 찾아내 방향을 바꾼 케이스죠.
우리가 최근 성공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는 '시몬스' '곰표' '원소주' '문스와치'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수많은 맛집들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SNS에 공유할 가치를 찾아낸 케이스입니다. 어떤 경우 제품(침대나 밀가루)이 없거나 자사 브랜드 간의 자기잠식(문스와치)을 감수하기도 하죠.
이것이 위의 '플랫폼 유니버스'나 '브랜드 플랫폼' 형태와 다른 '메타 플랫폼'의 특징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자사 플랫폼 대신 SNS를 주 기반으로 하며, 제품이나 브랜드 그 자체 보다는 확산될 수 있는 가치가 중요합니다.
소셜 화폐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관심 있는 영역과 결합입니다 그것이 요즘 핫한 브랜드와의 콜라보가 될 수도 있고, 사회적인 트렌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원래 유니클로에 관심 없던(또는 불매하려던) 고객들을 끌어들였고,, 문스와치는 스와치 그룹 내의 이질적인 브랜드 간 콜라보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물론 그건 스와치 입장이고..라고 성토하는 오메가의 마니아도 있겠지만요..
지금, 우리 브랜드에서 소셜화폐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냥 현재의 제품으로 어찌해보려 하면 브랜드 플랫폼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무엇이 소비자 코드인가? 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의 가치를 다시 짜는 것, 이것이 브랜드 유니버스 만들기의 시작이자,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