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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범 Apr 17. 2019

오늘 새로운 사람이
이곳으로 오있다.

베트남에서의 어느날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한다. 특히 양돈업은 요즘 일할 수 있는 인력을 구하기가 무척 힘들어지고 있다. 이곳 베트남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점점 편안한 일을 찾아 떠나고 냄새나고 지저분한 곳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회사도 이런 여파를 비켜 갈 수는 없다. 


오늘 한국에서 우리 회사로 새로운 직원이 오기로 되어 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 아마 비행기 안에서 부푼 마음을 안고 이곳으로 오고 있을 것이다. 외국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좋은 기회이지만 그 좋은 기회가 어떤 이에게는 실망이 되어  돌아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업무가 익숙하지 못해서 가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그것이 때로는 병이 되고, 때로는 미움이 되어, ‘감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귀국하는 경우를 많아본다. 이런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외 파견하기 전에 그 나라의 올바른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그 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 분들은 베트남을 두고 우리와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활하기가 편하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 말을 믿고 왔다. 하지만 문화는 같지 않으면 다르다고 생각된다. 비슷한 것은 다름만 못하다. 차라리 다른 것이 이해하기가 훨씬 편하고 더 빨리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문화는 서로 이해하는 것 같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는 이해했을 거야로 시작한 것이 대로는 엉뚱한 것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다름과 비슷함의 차이를 반드시 알 고 그 나라를 이해하여야 한다.


내가 베트남에 파견되기 몇 주 전에 베트남 관련 전문가라는 분에게 베트남은 우리와 문화가 비슷하며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오신 분들이 많이 있으니 아마 ‘적응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라는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내가 베트남에 와서 일해보니 그렇지가 않았다. 서로의 문화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 예로 농장에 밤에 전기가 끊겨 발전기가 자동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딘가 고장이 나서 돌아가지 않아 수동으로 발전기를 돌려야 하지만 야밤에 구경하는 직원들은 많이 있는데 정녕 그것을 고치려 하는 직원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고치고 발전기를 돌렸다. 모든 구경하던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낄낄대며 웃기만 하였고 나의 귀에는 비웃음으로 들리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들은 ‘자기가 맡은 일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자기 일이 아닌데 괜히 나서서 잘못되면 문책을 받기 때문에 차라리 구경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뭐 이런 사람들이 있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고 그 깊은 골은 내가 이해하는 데까지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비슷한 문화라도 올바로 이해하고 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이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병(공황장애 등)에 걸려 도저히 일하지 못하고 돌아간 이도 적지 않다. 이런 일들은 나에게도 또다시 오는 사람에게도 겪어야 되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베트남이든 다른 외국이든 해외에 나가 일자리를 찾는 개인이든, 사업을 하는 사람이든, 회사에서 파견을 나가든, 그 나라의 언어를 배워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를 올바로 배우고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말은 배우면 되지만 문화는 몸과 마음이 함께 배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생활하는 것도, 일 하는 것도, 무척 행복한 해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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