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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강 김철기 Dec 20. 2022

한일 양국 중앙은행의 상이한 금융 정책

이창용 한은총재 vs. 구로다 일은총재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경기회복세가 미진하다는 이유로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기조를 견지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미국연준의 금리 정책에 맞춰 빅스텝(0.5%인상) 또는 자이언트 스텝(0.75% 인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웃하고 있는 양 중앙은행이 어떻게 이렇게 상이한 정책대응을 할 수 있을까?


두분 총재님은 공교롭게도 저와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에서 저와 인연을 맺은 분들이시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님은 제가 한국은행에서 이직해간 ADB의 총재실에서 Sr. Advisor 으로 재직시 총재님으로 모셨고 이총재님의 경우 제가 ADB에서 함께 일했던 분이다.


구로다 총재님은 1944년생으로 재무성 차관을 거쳐 ADB총재를 역임한 후 아베 신조 수상에 의해 일본은행 총재로 발탁되어 연임한 정치성이 강한 노회한 엘리트 행정가이시다. 반면에 이 총재님은 1960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명성을 날렸고 ADB에 지원해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후 IMF 에 아태국장으로 발탁되어 최근까지 아시아 경제상황을 면밀히 꿰뚫고 있던 실무에 정통하며 소신껏 일을 추진하는 젊은 패기의 국제 금융전문가이시다. 이러한 두분의 서로 다른 배경과 업무 스타일이 양국의 중앙은행 총재로서 최근의 경제 금융 현상과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진단과 처방을 내리게 된 주요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구로다 총재의 경우 엔화의 약세화(예로 현재 130엔대에서 150엔대)를 방임 또는 조장하는 입장이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이 지난 30년간 디플레이션을 줄곧 겪어 온터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을 내심 반기는 기색이다. 이런 저런 핑계로 구로다 총재는 '나쁜 엔저(금융 완화가 야기하는 급격한 엔화 약세)' 의 주역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143엔대의 높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창용 총재는 지금 인플레를 잡지 못하면 나중에 국민경제에 더 큰 타격을 가져다 줄 것이기에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총재는 만약 미 연준이 이번에 자이언트 스텝을 넘어 울트라 스텝(1% 인상)을 택할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을 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2022. 9.15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저는 이렇게 코로나 사태에 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공사태에 따라 수급체계가 혼선을 빚어 세계 경제가 크게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이총재님과 같은 국제 금융 실무에 해박한 상태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이를 소신있게 추진할 수 있는 총재님을 임명하게 된 것이 그나마 불행 중에서 크게 다행스런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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