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을 13년간 앓아 오면서 그동안 등산 스틱 두 개에 어둔한 몸을 매달고 '네발 산행'을 간신히 해왔던 제가 태천원에 나오기 시작한 지 일주일째 오금 펴기와 골반 돌리기를 집중해 수련한 결과 방금 마친 아침 산행에서 스틱 없이 두발 산행을 거뜬히 해낸 것이다.
여러분은 인간이 자유롭게 두발로 자유롭게 걷는 것의 고마움을 알지 못하시리라 생각한다. 세 살짜리도 걸음을 잘 걷기 때문이다. 한걸음 떼기가 어려웠던 제가 오금을 펴고 두 발로 자유롭게 걷게 된 순간, 그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집에 돌아온 저는 염치없이 식구들 앞에서 펑펑 울고 말았다. 걷잡을 수 없는 기쁨과 감격의 뜨거운 눈물이다.
지난주에 저를 정성껏 지도해 주신 박관희 사범님, 안민수 사범님과 저를 인도해 준 대학 동기인 우경오 사범님께, 그리고 신입 초보인 저를 아낌없이 격려해 주신 오전 타임 동료 도반님들 모두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오늘 놀란 이가 저뿐만이 아니다. 평소에 몸이 불편한 저와 함께 뒷산 산행을 함께 하면서 보호자 역할을 해오신 저와 같은 단지에 사시는 선배님도 저의 확연히 달라진 걸음걸이를 보시고 깜짝 놀라시길래 제가 태천원에 다니기 시작했다고 하고 도장 소개를 드렸더니 수일 내로 함께 도장에 나가고 싶다고 하셨다.
"Seeing is believing(백문이 불여 일견)"인 셈이다.
오늘은 어버이날,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물을 받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