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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제 Jan 02. 2023

나의 30대는 대견함과 안타까움이다.

안녕..!! 안녕..??

2022년도 열흘이 채 남지 않았다.


연말은 매년 찾아온다. "올해 난 무엇을 했나??"라는 의구심이 매년 들지만 올해는 유독 더 그렇다.

곧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나이가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내년 마흔이다.


그냥 매년 똑같이 한 살 더 많아지는 것에 불과한데 '40'이라는 숫자가 나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는 크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무언가 중년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 사회적으로 주요직의 위치에 있어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가정도 꾸리지 못했고, 그렇다고 주요직에 있으면서 돈을 많이 모아둔 것도 아니다. 미래를 함께 하기로 약속한 동반자 또한 없다.  


10년 전 오늘, 그때도 이런 생각을 했었나 모르겠다. 하긴 했을 거다. 철없고 디테일하지 못해서 그렇지만..

20대에서 30대가 된다는 것에는 큰 불안감이 있지는 않았다. 30대가 기대가 돼서 그랬던 것일까?? 아님 정말 철없이 아무 생각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30'이라는 숫자에 맞는 노래는 잘 불러댔다. 박상민 님의 '서른이면', 김광석 님의 '서른 즈음에' 같은....


지금은 그때처럼 가벼이 생각할 수가 없다. 보편적으로 평범하게 남들이 하고 사는 것을 나는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에 점점 조급해진다. 이 보편적인 평범한 기준 또한 나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남들이 인정해준다.

(그 입 다물라!!)


이뤄질 수 없을 걸 알면서도 시작했던 4년간의 연애, 그리고 4년간의 방황, 매일 불만만 가득한 11년의 직장생활을 생각하면 나의 30대는 '안타까움'의 연속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눈에 훤히 보이는 일들을 나는 왜 하고 있었는지, 그냥 되는대로 살았던 게 문제였을까?? 내 자신을, 내 인생을 방관하며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후회만이 남는다.


그래도 10년 동안 나름 소소한 성취감을 맛보긴 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다이어트에 어느 정도 성공(?)을 했고, 혼자가 되어보면서, 지내보면서 사람 관계에 대한 신념이 바뀌며 내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고, 혼자라는 의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며 성취감을 느꼈던 계기가 된 '대견함'도 있다.


잘 사는 삶, 잘 살아온 삶, 이런 것의 기준을 감히 누가 판단할 수는 없다. 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그 기준에 부합되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삶이라 치부되기 십상이다.


나는 나로 살아야 하고,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 살지 않는 그런 자주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보편적으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 순리라고 주입식 가르침에 자라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 행위만을 하자고 내키지 않는 내 마음을 속이며 살고 싶지는 않다.


내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불안감은 그러한 것들에서 오는 불안감이지 않나 싶다. 그것 또한 내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남들하고 사는 정도의 평범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만 같은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고민거리 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 생활에 만족하며 잘 사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후회하고 미련이 남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간 것은 되돌릴 수 없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라는 노래 가사도 있지 않나??


그래서 난 지나가는 30대를 잘 보내주고 다가오는 40대를 잘 맞이 하려고 한다.


혼자 살아가는 세상은 아니기에 타인의 시선과 말들을 다 무시하며 살아갈 수는 없지만 훗날 나의 40대를 돌이켜 봤을 때 후회되지 않는 40대를 살아 볼 생각이다.



나의 30대여 안녕..!!  나의 40대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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