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가능성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나침반
장애물: 내 머릿속 목소리
2019년 여름, 한 청년 창업가의 열정적인 목소리가 내 사무실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정부 창업육성기관의 전담코치였던 나는 그의 사업 모델 설명을 들으며, 코치라는 직함이 주는 권위에 어깨가 으쓱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의 간절한 목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대신 내 머릿속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나는 이미 그의 아이디어를 판단하고, 내 경험으로 재단하고, 일방적인 조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가 절실히 구하는 도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내 주관적 피드백과 성급한 지적으로 그의 사업 모델은 산산조각 났고, 한 달 후 사업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그는 결국 창업의 꿈을 접어야 했다.
듣지 못했던 자의 각성
견딜 수 없는 죄책감에 나는 코치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왜 그의 목소리가 아닌, 내 목소리에만 귀 기울였을까?"
"지금 나는 누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나의 나침반이 되었다. 1년간 멘토링을 멈추고 수많은 책과 코칭 교육을 받으며, 나 역시 다양한 전문가들의 조언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단순했지만 강력한 진실이었다.
가능성을 발견하는 능력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에 있다는 것.
품고 다니는 질문들: 내가 할일은 명확해졌다.
그 후 새로운 창업자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세 가지 핵심 질문을 품고 다가간다.
"지금 진정으로 귀 기울이고 있는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가? 시장의 목소리인가, 투자자의 목소리인가, 아니면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인가?"
이를 통해 나의 역할이 명확해졌다.
첫째, 그들이 시장과 고객의 목소리에 어떻게 귀 기울일 수 있는지 탐구하는 것
둘째, 그들의 이야기와 시장의 목소리 사이에서 '번역가' 역할을 하는 것
셋째, 외부의 목소리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향을 잃지 않는 나침반을 만들어주는 것
현재 나는 <피칭살롱>의 호스트 겸 마스터 코치로서 누군가의 가능성을 시장이 반응하는 언어로 전환하는 '질문과 경청'의 파트너가 되어 주고 있다. 가능성발전소를 표방하는 <포텐셜아이즈>의 'Coaching-to-Capital' 모델은 멤버십의 코칭자산을 시드 투자금으로 전환하여, 초기 창업자들에게 재투자하고 있다. 가능성의 발견부터 자본 연결까지, 창업자의 전 여정에 실질적으로 동행하는 것이 내가 찾은 소명이다.
다짐
그날 청년 창업가의 가능성에 귀 기울이지 못했던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다짐한다. 누군가의 숨은 가능성에 귀 기울이고 발견해내는 것, 그 가능성을 시장과 자본이 반응하는 살아있는 언어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리고 '듣는 자'가 진정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잘해야 하는 일이다. 귀 기울여 찾은 누군가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전문가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