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창업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은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입니다. 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질문은 “고객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일 수 있습니다. 고객이 처한 ‘장소’, 즉 맥락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의 마음을 흔들 순간을 놓치게 됩니다. 이 글은 스타트업 창업자, 신사업 담당자, 그리고 제품을 시장에 뿌리내리려는 모든 기획자들에게 '고객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가 아닌 '어디서 찾을 것인가'에 현실적인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초기 트래픽은 있는데 진짜 고객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
경쟁사와 차별화된 고객 공략 포인트가 필요할 때
PMF(Product-Market Fit)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할 때
이 글은 그런 상황에서 “고객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답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몬스터 에너지, 나이키, 넷플릭스, 틴더, 우버 등 구체적 사례를 통해 고객이 실제로 발견되는 장소와 순간을 보여주고, 나아가 경쟁사의 고객까지 빼앗아올 수 있는 다섯 가지 전략을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몬스터 에너지 음료의 초기 론칭 전략을 보겠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에너지 드링크를 찾는 20대 남성”을 고객으로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심장이 요동치는 헤비메탈 콘서트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땀과 열기, 밤새는 체력전 속에서 몬스터의 메시지는 가장 강렬하게 꽂혔습니다. 장소와 상황을 정확히 읽어낸 덕분입니다.
나이키 역시 단순히 운동화를 파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매일 저녁 퇴근 후 공원에서 달리기를 즐기는 러너들”이라는 구체적 장소와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나이키 러닝 클럽(NRC)을 만들어 러너들이 실제로 모이는 현장에 브랜드를 스며들게 했고, 그 경험을 앱과 제품으로 연결했습니다. 단순히 “운동화를 찾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달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모여 있는 장소에 나이키가 있었던 것입니다.
스타벅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커피를 좋아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회사와 집 사이, 잠시 머물며 숨을 고를 제3의 공간(Third Place)”이라는 구체적 맥락을 겨냥했습니다. 직장인은 단순히 카페인을 원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잠깐 머물며 노트북을 펴거나 친구와 대화할 공간을 갈망하고 있었고, 스타벅스는 바로 그 ‘장소’를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만들어냈습니다.
넷플릭스는 처음부터 “영화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삼지 않았습니다. 대신 “퇴근 후 집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들고, 뭘 볼지 5분 넘게 고민하는 사람”을 겨냥했습니다. 그 순간 고객은 지치고, 선택 피로에 빠져 있었습니다. 넷플릭스는 ‘추천 알고리즘’과 ‘다음 화 자동 재생’으로 이 순간을 사로잡았고, 이는 곧 중독적인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졌습니다.
틴더 역시 단순히 “연애 상대를 찾는 청년층”을 공략하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밤, 친구들과 술자리에 앉아 가볍게 스와이프로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틴더의 초기 유저였습니다. 가볍고 직관적인 ‘스와이프’ UX는 ‘연애’보다 ‘놀이’의 맥락에서 고객을 만났고, 이는 폭발적 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틴더는 ‘데이트 앱’이 아니라 ‘소셜 놀이 앱’으로 자리 잡으며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우버는 “교통수단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비 오는 금요일 밤, 택시가 잡히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을 겨냥했습니다. 고객은 바로 그 순간, ‘즉시 호출’이라는 편리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우버의 성공은 단순히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고객의 가장 불편한 맥락을 정확히 짚어낸 데 있었습니다.
https://www.motherlondon.com/work/uber-your-nearest-uber-driver-is-minutes-away
이처럼 고객은 늘 특정한 ‘장소’와 ‘맥락’에 있습니다. 단순히 “직장인”, “MZ세대”, “학부모” 같은 큰 카테고리로는 부족합니다. 성공한 서비스는 단순히 “연령대”나 “직업군”을 타겟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고객이 어떤 순간, 어떤 ‘공간’에 있는지를 포착했습니다.
제품-시장 적합(Product-Market Fit, PMF)은 숫자나 지표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장은 사람들의 삶 속에 있으며, 고객이 실제로 처한 순간에 있습니다. 창업자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고객 인터뷰를 넘어, 고객이 살아 움직이는 맥락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그들의 ‘지금 여기’를 읽어내면, 제품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들어가 의미 있는 해결책이 됩니다.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이미 경쟁사에 익숙해진 고객을 내 편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고객은 늘 다른 곳-더 나은 제품으로 이동하게 때문입니다.
아래 다섯 가지 전략과 경쟁사로부터 자사 제품으로 고객을 이동시킨 스타트업 성공 사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는 것은 정면승부라기보다, 고객이 느끼는 불편·빈틈·새로운 맥락을 얼마나 정교하게 포착하느냐에 달려있고, 고객을 이동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경쟁사와 함께 있다면, 어떤 불편을 겪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찾는 순간. 초기 트래픽은 ‘진짜 수요’로 바뀌고, 경쟁사의 충성 고객조차도 당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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