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찍새인가요, 딱새인가요?
옛날 구두닦이 시절,
거리에서 구두를 모아오는 사람을 ‘찍새’,
그 구두를 닦는 사람을 ‘딱새’라 불렀다고 해요.
요즘 말로 하면,
찍새는 영업이고 딱새는 운영이겠죠.
법조계에서는 찍새가 사건을 따오는 변호사,
그 사건을 실제로 맡아 처리하는 변호사를 딱새라고도 한다고 하네요.
비즈니스에서는 찍새가 딜을 만들어 오는 사람,
딱새는 그 딜을 굴리는 사람이죠.
데이터 마케팅 용어로 치면
DMP(Data Management Platform)는 고객을 ‘데려오는 찍새’,
CDP(Customer Data Platform)는 관계를 ‘만드는 딱새’라 할 수 있겠네요.
결국 돈이 되는 사업은,
찍새와 딱새의 조합이 맞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아무리 훌륭한 재능이 있는 딱새라도,
고객을 만나지 못하면 그 가치는 세상에 닿지 않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많은 고객을 찍새가 데려와도
그들에게 약속한 가치를 만들어 전달하지 못하면 신뢰를 잃죠.
비즈니스는 결국 찍새와 딱새의 조합이 중요한 거 같에요.
찍새는 기회를 만들어 오는 사람,
딱새는 그 기회를 완성시키는 사람이죠.
요즘 저는 오랫동안 딱새로 살아오다가
이제 찍새의 길로 발을 옮기려 노력 중이에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문제는, 이 리듬이 쉽게 깨진다는 것입니다.
찍새 모드에 들어가면 딱새의 섬세함이 사라지고,
딱새 모드로 오래 있으면 시장의 흐름이 멀어집니다.
고객을 만나야 하는데,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은 게 불안해서 미루게 되고,
결국 아무도 만나지 못한 채 하루가 끝나죠.
“지금은 찍새 모드일 때인가, 딱새 모드일 때인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져야 할꺼 같에요.
돌이켜보면 저도 오랫동안 ‘딱새’였습니다.
누군가가 따온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이미 열린 기회를 완성시키는 일에 익숙했죠.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일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틀 안에 갇혀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문을 열어야 한다.’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누군가가 새로운 시장을 향해 발로 뛰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처음의 설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저는 딱새에서 찍새로 옮겨가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쉽지 않습니다.
딱새의 세계는 정확함과 통제의 영역이었다면,
찍새의 세계는 예측 불가능한 혼돈의 영역입니다.
거절과 무응답이 일상이고,
기획서 대신 눈빛으로 설득해야 하는 순간이 많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생생한 호흡이 느껴집니다.
이제는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의 표정과 리듬에서 배웁니다.
요즘 여러분은,
기회를 만들어 오는 찍새입니까?
그 기회를 완성하는 딱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