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두려워 하지 마’ 대신 ‘두려울 때는~ 이렇게 해.’

아이의 두려움 알기

4-4.  아이의 두려움을 이해하기

 

아이는 두려울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아이가 두려울 때 부모에게가장 먼저 가서  ‘~이 두려워요.’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잘 모릅니다.  아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을 알려 주면 좋겠습니다. 


코칭은 서로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하고 부담이 없는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가능합니다. 코치형 부모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여 아이가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아이가 두려움을  부모에게 말할 수 있다면,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며 내재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두려워하면 안 되는 줄 알았습니다. 성경에도 제일 많이 나오는 말이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하니, 두려움은 드러내면 안 되는 감정으로  만 알고 자랐습니다. 두려움이 몰려와도, 그걸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 채, 어떻게든 하다 보면 두려움이 사라지거나 극복되기도 하는 식이었습니다. 


어떤 역경에서도 부모님이 두렵다는 말을 하는 걸 들어 본 적이 없으니, 부모가 되면 두려움이 없어지는 줄 알고 지냈습니다. 전 우연한 기회에 두려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캐나다 이민자를 위한 교육 기관에서 캐나다 정착, 취업 관련 워크숍을 진행했을 때 일입니다.  캐나다 이민을 코 앞에 둔 30대에서 50대 분들에게 ‘캐나다 정보와 함께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준비에 대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었는지를 물었는데, 참석자 대부분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저만 이민을 앞두고 두려워하는 줄 알았는데, 여기 오신 분들 보니 다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계시네요. 나만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남자분들은 특히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가장으로 이민이라는 결정은 내렸는데, 두려움이 밀려 왔지만, 아내나 자식에게 가장의 두려움을 나눌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다른 어느 정보보다도 이런 상황에서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알게 되어 큰 위안이 되었다고들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도 꽤나 두려웠습니다. 두 아이를 데리고 혼자 뉴지랜드와 캐나다로 떠났을 때,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족 모두가 반대하는 일을 나 혼자 밀고 나가는 상황이어서, 남편에게도 두려움을 말하지 못했고, 신나서 떠나는 척했습니다. 제가 그랬듯이, 두 아이도 엄마는 두려움이 없는 강인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도 무엇이 두려웠었는지를 조목조목 따지며 말을 할 수 있었더라면, 큰 덩어리로 막연히 밀려오는 두려움의 정체를 몰라, 혼자 끙끙거리며 힘들게 참는 일을 좀 덜 했겠다 싶습니다.  


그 워크숍 이후 전 이민을 앞둔 가장이 느끼는 두려움을 솔직하게 나누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려울 때는 두려움을 표현하세요. 그 순간 그 두려움의 정체를 대면하는 거예요. 그러면 실제로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 알게 되어 막연한 두려움보다 더 이겨 내기가 쉬워집니다. 그리고 두려움을 잘게 쪼개 보세요. 자신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겠죠. 이렇게 쪼개 보고 남에게 무엇이 두려운지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두려움은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뀌게 됩니다. 훨씬 극복이 쉬어집니다.”


고등학생들과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저는 경기 꿈의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역량과 진로를 빛나게 하는 자기소개 글쓰기” 강의를 하며 경험을 역량으로 연결하고, 이를 자기소개서에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수업 사이사이 ‘글쓰기 두려움을 없애는 팁’을 간단히 알려 주었습니다. 


"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남의 비판이나 글의 질에 대한 걱정없이 무조건 일단 쓰는 것이다.” 


이것이 팁이었습니다. 이건 상식적인 팁이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모두가  글쓰기를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도 큰 위안이 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그랬듯이, 아이들도  두려움을 느끼면,  자기만 두려워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감추곤 합니다.  누구나 다 이 과정을 겪는다는 걸 알기만 해도 훨씬 자신있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아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 지를 알기만 해도, 부모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더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부모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부모 자신도 무엇 때문에 두려워했고, 어떻게  극복을 했는지를 이야기해 주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활동 27



매거진의 이전글 잔소리를 질문으로 바꾸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