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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미래 직업, 정보인터뷰로 열린 미래 키우기

미래 직업 정보를 얻는 쉽고 확실한 방법

5-4. 아이의 미래 직업 정보를 취득하는 쉽고 확실한 방법 (정보인터뷰)


아이가 자신에게 맞는 커리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직업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과 직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해 주면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보 인터뷰'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어린 시절에 '장래 희망란'에 적은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사회에 나와보니, 제가 전혀 몰랐던 다양한 직업이 많았습니다. 대입 시험과 취업 준비에 열을 올린 것에 비해, 직업에 대한 적극적 탐구는 늘 뒷전이었습니다. 중요한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도, 현재 공부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궁금한 점을 묻거나 정보를 얻은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일자리 대변혁의 시대이니, 아이들이 직업에 대한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이 다양한 직업에 호기심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쉽고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이 방법은 어려워서가 아니라, 안 해 봐서 안 하는 방법입니다. 한번 들어 보세요. 


아이들에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직업에 대해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대화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우선 가족이나 친척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막상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조금 확장하여, 다양한 직업 분야의 전문가를 만날 자리를 마련해 보세요. 이렇게 관심이 있는 분야의 전문가와  실제로 만나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정보를 얻는 것을  ‘정보인터뷰’라고 합니다. 이 방법은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요즘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일할 때 만난 재미 교포 여학생이 생각납니다. 그 학생은 한국에 와서 수업 후에는, 친척이나 엄마의 지인들의 직장을 방문하여 그들의 직업에 대해 1~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고 온다고 했습니다. 그 학생의 엄마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잘 조정해 주었는데, 의사, 회사 간부, 교수, 공장장, 회계사 등 다양한 직업 분야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학생은 어릴 적부터 이런 기회를 많이 가지고 다양한 직업 분야의 현장을 경험하며,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직접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보 인터뷰'입니다. 이 방법을 통해 아이들은 직업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와서 보니 ‘정보 인터뷰’가 어렸을 때부터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 직장을 방문하며, 과제로 주어진 인터뷰를 하고 내용을 정리해서 제출하는 체험 학습 날이 있습니다. 이날은 학교에도 가지 않습니다. 저는 제 직장을 보여주며 아이들이 미리 준비한 질문에 대답을 하고, 직장 동료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했어야 했습니다. 그 당시 직장에 민폐를 끼지는 것 같아서, 집에서 대충 적어서 과제물을 내라고만 했습니다. 이것이 ‘정보 인터뷰’였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여러 직업에 대해 알아보는 방법 중에서, 실제로 그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 그 직업에서 하는 일, 일하는 사람이 느끼는 고충이나 보람, 일에 필요한 기질에 대해 물어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궁금한 점을 질문으로 준비하고, 그 답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인터뷰 방식은 꽤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직업에 대한 전망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 직업이 없어질지, 어떤 식으로 바뀔지를 가장 잘 아는 분들일 것입니다. 


직업분야뿐만 아니라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에 학과 선배나 담당자를 찾아 인터뷰하는 것도 정보 인터뷰입니다. 저는 꿈의 대학에서 ‘글로벌 경쟁력’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정보 인터뷰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직접 연습하게 했습니다. 둘이 짝을 정해 가상으로 인터뷰를 해 보게 했습니다. ‘XX대학 XX학과’를 가고 싶다고 하면, 그 학과에 다니는 여러 명의 선배를 찾아 인터뷰를 해 보는 과제도 주었습니다. 입시공부에만 온 힘을 쏟지 말고, 미래 진로를 위한 정보를 얻는 노력도 기울이게 균형을 잡게 해 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제가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 ‘정보 인터뷰’ 방식을 알아서, 가려고 했던 학과 선배를 3명 정도만 인터뷰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 다른 학과를 선택했을 것입니다. 


아들이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도 ‘정보 인터뷰’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들은 컴퓨터 분야에 관심이 있어 워털루 대학 컴퓨터 공학 소프트웨어 학과, (Software Engineering)에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원서를 내고 난 후에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주변에 이 학과를 지원한 친구들을 보니 컴퓨터에 열정이 남달랐습니다. 아들은 컴퓨터와 관련된 일이지만, 사람보다 컴퓨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은 원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워털루 대학 소프트웨어 공학과에 다니는 선배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여러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선배들과 연락을 하고, 화상 채팅을 통해 질문하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느 날 방에 들어가 보니 3학년 선배와 화상채팅을 2시간이 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의 방의 열기가 지금도 뜨겁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마치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지내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 선배는 아들의 성향에는 시스템 디자인과 (System Design)가 더 좋겠다며, 컴퓨터 전반을  배우고, 후에 전문 분야를 택해 보라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이 학과는 생긴 지 2~3년 밖에 되지 않아 아들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선배 덕에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전공과목을 바꾸어 시스템 디자인 학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그때 정보 인터뷰를 통해 선배의 조언을 들은 것을 큰 행운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시스템 디자인과를 선택한 친구들 대부분이 이 과의 선택에 만족했는데, 컴퓨터에 관련 넓은 분야를 배우면서 각자 전문 분야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체계가 있고,  인턴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들처럼 데이터 사이언스 (Data Science) 분야로 진로를 결정한 친구도 있고, 혹은 소프트웨어 공학 (Software Engineering)이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Product Management)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공이나 직업을 구할 때 많이 활용되는 정보인터뷰 방식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익숙해질 수 있게 부모가 도와주면 좋겠습니다. 어렵게 요란하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족 모임이 있을 때, 한 사람씩 정해 2~30분 정도 인터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처음에는 약간 불편해할 수 있겠지만, 자주 반복하다 보면, 아이 스스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다양한 직업에 호기심을 갖게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부모가 도울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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