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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Aug 07. 2022

2022년스러운 넷플릭스 영화 <카터>



 영화 <카터>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FPS 게임을 어지러워서 하지 못하는 이들은 볼 수조차 없을 것이다. 카메라의 움직임과 액션은 어지러울 만큼 역동적이다.

 그 역동적인 틀에 남북과 미국, 바이러스라는 소재를 가져왔다. '타이완을 둘러싼 긴장감, 핵실험을 앞둔 북한,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라는 지금 상황에 들어맞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흥미를 느낄 소재이자 형식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평은 엇갈릴 것이다. 의미와 상징이 담긴 고차원적인 영화를 음미하며 보는 이들은 B급 영화라며 비판할 것이고, 블록버스터를 좋아하는 이들은 숨도 안 쉬고 러닝타임 끝까지 몰입할 것이다. 표면적이고 자극적인 요즘 OTT 영화의 결정체라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 어떤 영화보다도 2022년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


역동적, 자극적


1인칭으로 진행되는 영화 <하드코어 헨리>와 상당히 닮아있다. 기억이 없어졌다는 설정과 역동적인 카메라 무빙이 그렇다. 카메라 무빙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드론을 이용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360도 회전하며 멀리서 가깝게 들어오는 촬영기법은 마치 게임 속 전지적 시점을 보는 듯하다.

 흥미와 자극적인 소재는 모두 집어넣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초반 목욕탕의 액션신만 보더라도 이를 알 수 있다. 백 명 가까운 사람들이 그것도 거의 나체로 싸우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또한, 탈것도 다양하다. 오토바이와 자동차, 기차에 헬기에 비행기까지. 그 다양한 요소들에 역동적인 카메라 무빙이 합쳐져서 볼거리는 풍성하다.


목적의 부재


 '카터'는 기억을 잃었다. 귓속에서 들리는 음성에 따라 움직인다. 때로는 음성의 반대편에 선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기도 한다. 흘러가는 대로 몸을 움직인다. 한 템포라도 늦는다면 그는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기도 전에 생존을 위해 달려야만 한다.

 평범한 모든 이들과 닮았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모른다. 질문을 하기도 전에 움직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나고 사회에서 도태된다.

 의미가 없는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삶의 목적을 생각하게 해준 영화이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주인공을 응원하는 마음은, 아마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서 '카터'에게서 자신을 찾았기 때문일 테다. 나도 모르게 공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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