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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원 Aug 31. 2023

모차르트의 천재성에 대한 단상

모차르트는 어떻게 모차르트가 되었을까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 중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 분은 음악가 모차르트이다. 나는 좋아하는 영화나 책 등을 반복해서 보는 습관이 있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 본 모차르트 위인전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그때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모른다. 오축했으면 모차르트 위인전을 주제로 독서감상문을 썼는데,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책 내용이 기억나서 쓴 것을 두고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은 왜 책을 베껴쓰냐고 나무랄 정도였다. 어린시절의 나는 아마 나와 비슷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작곡을 하고 연주회를 하는 모차르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서 모차르트 평전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 읽은 모차르트 평전을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려운 피아노곡을 어린이 노래처럼 쉽게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은 더 이상 연습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이다.


나는 모차르트가 음악적 재능을 꽃 피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프로의 길을 일찍 걷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차르트는 6살 때부터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연주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 말은 6살 때부터 돈을 받고 연주를 하는 프로 활동을 했다는 것인데, 똑같이 연주를 해도 집에서 혼자 연습하는 것과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는 실전 연주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생각해보면 실력이 향상되는 순간은 혼자 공부할 때가 아니라 실전에서 직적 경함할 때였다. 책을 펴고 도서관에서 커피 한잔 하며 편안하게 공부할 때와 식은 땀을 흘려가며 실전에서 고생할 때는 확실히 다른 학습 곡선을 보여주었다. 내 실력이 늘어나는때는 학교에서 기말고사를 준비할때가 아니라 실전에 적용할때였다. 만약 모차르트가 연주회를 열지 않고 집에서만 음악 공부만 했다면 모차르트가 될 수 있었을까.  모차르트의 수많은 실전 경험이 그를 더 노련한 음악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모차르트는 음악에 대한 끝없는 사랑으로 쉼없이 공부하고 이를 창조의 발판으로 삼았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신들린 근면성'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모차르트는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음악가가 아니었다. 모차르트가 6살때 작곡한 음악을 보고 천재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완성도 측면 보다는 "6살"에 초점이 맞춰진 표현인 것 같다. 만약 모차르트가 6살에 작곡한 음악을 35살에 작곡했다면 그 때도 과연 천재라는 표현을 썼을까. 나는 모차르트 역시 태어나자마자 완성된 음악가가 아닌 해가 갈수록 깊이를 더해갔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계단, 한계단 성장했던 것이다.




모차르트에게는 한계가 없었다. 모차르트는 신분의 벽을 뛰어넘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신분에 상관없이 모차르트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모차르트 음악은 장르의 벽을 뛰어넘었다. 그의 음악은 클래식 분야에서만 인기 있던 것이 아니라 TV나 유튜브, 동요와 같은 일상에서도 친숙하다. 처음에는 모차르트 음악인지 모르고 듣다가다도 음악이 좋아서 찾아보면 모차르트 음악인 경우이다. 모차르트 음악은 동서양의 벽을 뛰어넘었다. 그리고 시대의 경계마저 뛰어넘었다.




모차르트를 만든 것 중 또다른 하나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관광이 아닌 6살 때부터 유럽을 돌아다니며 연주회를 하면서 여러 음악가들을 만나고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두 배웠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같은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 영감을 얻는 것이 있는데, 매일 보는 익숙한 사람들만 만나면 편향된 사고 방식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모차르트는 사실 궁정음악가로 취직을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않았기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위해 여행을 떠난거였는데 오히려 취직을 못한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것 같다. 만약 모차르트가 일찍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해서 한곳에서만 머물렀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차르트가 될수 있었을까.  모차르트는 다양한 나라, 도시들을 다니며 각 도시들 마다의 독특한 문화를 익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사고를 확장시켰고 이것이 그가 작곡할 때도 창의력을 발휘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에 비추어 보아도 다른 도시나 나라를 경험해보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나는 살았던 곳 모두 생활 방식도 조금씩 다르고 그 장소에 적응하면서 깨닿게 되는 점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이 저곳에서는 당연하지 않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점은 사실은 어쩌면 우리의 사고의 경계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생활권이 달라진 것 이외에도 내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를 공부한 경험은 내 인생의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나는 모차르트를 칭할 때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와 같이 특정 악기, 특정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음악가라고 부르는 것이 좋았다. 모차르트가 어렸을 때 유럽을 돌아다니며 음악을 배운 과정을 생각해보면 자신이 피아노 연주회를 한다고해서 피아노만 배운 것이 아니다. 모차르트는 분야에 상관없이 다방면의 음악을 습득했다. 이것이 모차르트가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는 밑거름이 아니었을까. 만약 모차르트가 5살때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알려지고 본인 스스로도 피아노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평생 피아노에만 전념했다면 모차르트의 수많은 교향곡들은 탄생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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