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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Feb 18. 2021

인플레이션 우려와 비트코인의 함수

금융통화 체계의 구조적 변화 몰려온다


요즘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2021년 금융위기 가능성을 언급하는 방송이 부쩍 늘었습니다. 최근 손정의 회장도 그랬고, 짐 로저스도 그랬고, 김광두 원장도 말하고 독일의 누구누구도 그랬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론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이런 관측들을 디지털 통화로의 전환을 크게 가속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방송들의 핵심 내용은 코로나19 이후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주식, 부동산, 금, 채권,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 가치를 부풀려 놨으며, 경제 체력이 취약해졌기 때문에 언제 위기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이죠. 피치 자료를 보면 G20 국가들이 2020년 중에만 7조 6000억 달러(약 8313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했으니, 하방이 취약해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금융시장과 관련한 전형적 관점으로는 레이 달리오의 말마따나 0% 금리 → 부채 증가 → 경기부양의 미진한 효과 → 채무자들의 부채 상환 → 실질 소득 정체에 따른 소득 감소 → 채무 불이행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채무 불이행이 일어나면 BIS 비율 등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이 나빠져 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금리 인상으로 채무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의 자산 매도로 이어져 결국에는 패닉셀, 나아가 뱅크런 등의 금융 시스템의 악화 시나리오로 흐를 거란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누구를 아느냐보다 어떻게 아느냐, 무엇에 투자할 것이냐보다 언제 투자할 것이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금융위기 시나리오를 촉발할 트리거는 무엇이며, 또 언제 터질까 내다볼 필요가 있습니다.(물론 이건 신밖에 모릅니다만....)


미 연준과 백악관의 대응 방향은 기업들이 공헌이익이라도 벌어들일 수 있도록 꾸준히 자금을 직접 투입하고, 고용을 유지해 소비 부진을 방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거센 반발에도 0%의 기준금리와 QE를 주문했던 것은 최소한의 경제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요구하는 조치였다고 보는 게 타당합니다. 조 바이든도 금융 통화 정책 기조는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MMT가 일종의 뉴노멀 생태계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전통적 역할에 천착하려 유동성을 회수했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핵심 축이자 자금 중개 기능을 담당하는 시중은행의 건전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높아진 건전성 지표를 훨씬 웃돌고 있음에도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기보다는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으로 이익을 챙기고 있어서입니다.




이에 중앙은행은 ETF 매입 등 비전통적 방식까지 동원해 양적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되레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을 더욱 악화시키는 한편, 좀비 기업을 양산해 실물경기의 건전성을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으로는 수요를 진작할 수는 없고 비정상적 신용경로를 통한 자금 공급임에도, 경기 부양을 위한 최대한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으로서는 내밀 수 있는 카드는 거의 다 동원했고,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현상 유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일뿐입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소비심리가 분출한다고 해도,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커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를 포기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10여 년간 누적된 부채 증가를 금리 인상 등으로 회수할 경우 그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자산 시장의 펜드업 수요가 발생하면 투자 광풍이 절정으로 치달을 것이고, 그리되면 통화정책과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급진적 해결은 금융 시장에는 더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자산 시장의 거품은 분명히 끼어있습니다.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느낌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는 당장 판단하기 어렵고, 아직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은 포착되지 않으며, 건전성 측면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또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어도 중앙은행도 미 재무부의 정책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긴축'할 수도 없는 실정입니다.


위기 요인과 금융위기를 촉발한 트리거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을 것이고, 물이 빠져야 누가 속옷만 입고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유동성의 등에 올라탄 자본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짊어 맨 병사처럼 달릴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요.


만약 금융위기가 재림한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모기지나 CDS·CDO 등 파생상품처럼 금융의 마이너스트림에서 찾아올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2008년과 달리 무분별한 파생상품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틈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그림자금융이나, 중국의 기업 부채, 혹은 금융 시스템이 취약한 신흥개도국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통화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중앙은행 신뢰성 하락도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극단적이고 중장기적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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