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빡세게 일하는 사람의 속마음
오늘은 내 생일이다. 2살짜리 귀여운 아기는 생일축하한다고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기가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는데도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이거 알아봐야 하는데, 저거 공부해야 하는데. 아... 도대체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계속 맴돌았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생일조차 나는 온전히 누리지 못한 채 걱정을 했다.
이 걱정의 정체는 단순했다. 나에게 주어진 보고는 C레벨한테 현황을 보고하는 내용인데 문제는 내가 그 내용을 모른다는 것이다. 아예 그쪽 산업을 전혀 모르는데 갑자기 상무, 전무, 부사장, CEO한테 줄줄이 사탕처럼 맞춤형 보고서를 만들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타이밍이 1월이었다.
1월에 태어나서 내 생일은 항상 신년 인사와 함께 시작하곤 했다. 대부분 신년은 늘 에너지가 넘치기 마련이다. 회사에서 1월은 까딱 잘못하면 기빨리기 좋은 타이밍이다. 2026년의 1월은... 양곡기에 쌀 털리듯 탈탈 털리는 중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의 업무양이 많아서라기 보단 내가 하기 버거운 일이 주어져 그냥 멘탈이 나간 상태이긴 하다.
정신승리해서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그래 이 산업 동향을 알게 되었으니 나는 성장을 할 거야.'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동시에 '도대체 내가 이걸 왜? 내가 뭐 돈을 더 받아 뭘 더 받아?'라는 현타가 엄청나게 몰려온다. 원래 진짜 현자들은 어렵고 위험한 일은 극복하는 것보다 아예 처음부터 피하는데 나는 늘 직격탄을 맞는 걸 보니 현자는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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