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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P의 현실적 한계와 고민할 지점들

MCP가 정말 만능이 될 수 있을까?

by 여행하는 기획자

나는 기침이 나와도, 목이 아파도 이 원인을 GPT에 물어본다. 논문 자료를 수집할 땐 제미나이를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아무리 데이터를 모으고 또 모은다 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외부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늘 아쉽다. 내가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는 한 내가 파마를 했고, 염색을 했고, 최근엔 스타벅스에서 프렌치 바닐라 라떼를 마셨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다. 한 서비스가 모든 데이터를 다 갖고 있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MCP는 다리 역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CP(Model Context Protocol)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MCP는 다른 서비스들과 AI를 연결할 수 있다.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MCP를 활용하면 미용실과 제미나이가 연결되어 그 데이터를 활용해 더 풍성하게 답변을 할 수 있다.


외부 데이터에 접근해 풍성한 답을 주는 것이 왜 중요할까? 보안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둘 수는 없다. 데이터가 부족하면 AI가 이상한 답을 할 수도 있다. 불완전한 답을 주느니 확실한 외부 데이터와 연결해 풍성한 대답을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MCP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의학, 미용, 피부, 아동 교육처럼 고유하고 특정한 영역들이다. 전통적으로 데이터가 오래 쌓여 있는 분야에서는 MCP가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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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P는 만능이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의문이 생긴다. 프로토콜만 있으면 모든 데이터들이 서로 다른 문법과 규칙을 갖고 있는데, 이것들을 다 공통적으로 맞출 수 있는 것일까?


데이터가 연결되기 위해서는 전처리 과정이 꼭 필요하다. 언어에 비유하면, 아랍어와 한국어는 모두 언어이지만 문법과 규칙이 완전히 다르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완전히 다른 데이터들을 합쳐 연결하는 과정에는 기술적인 난이도가 필요하고, 서버 비용도 많이 든다.


MCP 프로토콜은 모든 데이터를 연결해 주는 마법의 도구라기보단 "데이터를 이런 형식으로 제공해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공통의 규칙과 약속에 가깝다. 한국 사람과 아랍 사람이 대화한다고 상상했을 때 MCP 프로토콜이 없다면 서로의 언어를 몰라 대화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MCP 프로토콜이 있으면 "영어로 우린 대화를 하는 겁니다."라는 규칙을 정한다. 그런 다음 두 사람은 각자 자기 언어를 영어로 번역해 대화를 하는 형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여전히 '통역'이라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통역 작업은 각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 (미용실이든 병원이든 등등)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이다. MCP는 그 통역의 표준 언어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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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MCP가 중요한 이유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MCP가 중요한 이유는 한 번의 노력으로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MCP 프로토콜에 맞춰 한번만 서비스가 변환해 맞춰 놓으면 구글, 제미나이, MS와 같은 수많은 AI 모델에 쉽게 연결될 수 있다. AI 모델 입장에서도 수백 개의 데이터 형식을 따로 이해할 필요 없이 MCP라는 표준 언어만 이해하면 되니 훨씬 효율적이다.


MCP는 특정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는 대신 데이터 제공자(미용실, 병원 등)와 데이터 활용자(AI 모델)가 서로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 역시 주목할만한 점이다. 결국 MCP는 만능이 아니라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MCP의 현실적 한계

여기까지만 바라보면 MCP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해법처럼 보이나 MCP 역시 기술적, 비기술적 난제와 마주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스키마 매핑이나 실시간 동기화는 기술적 영역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만 보안이나 프라이버시 문제는 풀기 어려운 숙제이다. 이 쟁점은 법적 규제와 직접적으로 얽혀 있어 MCP 상용화의 가장 높은 허들 중 하나이다.


MCP는 매우 민주적이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빅테크의 새로운 형태의 표준 독점이 될 수 있다. 특정 빅테크 기업이 프로토콜 표준을 선점하여 생태계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우려다. 구글의 A2A(Agent to Agent), AP2(Agent Payments Protocol)와 같은 움직임 역시 이러한 표준 선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의료나 금융처럼 데이터 개방 요구가 큰 산업에서는 빅테크 주도의 표준화가 현실적으로 더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다.


https://brunch.co.kr/@uxuxlove/79 (과거 4월에 분석했던 자료)


MCP가 직면한 또 하나의 과제는 데이터 항목 간 의미 불일치다. 하지만 꼭 의미를 맞출 필요가 있을까? 먼저 임베딩을 해서 이 데이터 간 거리가 멀다라는 것을 알기만 해도 충분히 새로운 통찰이 생길 수 있다. 의미적으로 가깝다면 연결해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다. 물론 잘못된 상관관계가 생길 수 있다. 데이터가 가까이 붙어 있다면 의미적으로 가깝다는 뜻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차원으로 축소했을 때도 동일하게 보이는지 확인해야 한다. 차원 축소 과정에서 왜곡이 없었는지 돌아보는 절차도 필요하다.


결국 여기서부터는 인간의 영역이다. 컴퓨터는 데이터 간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가깝다 멀다를 수치화할 뿐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해석하는 일은 인간이 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인간이 검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컴퓨터의 책임은 관계 발견, 점수화, 잠재적 연결까지이고, 휴먼의 책임은 해석과 최종 추천 서비스 도출이라고 본다.


MCP는 만능이 아니다. 그러나 데이터 연결을 효율적으로 풀어가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MCP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데이터 생태계의 해법이 되려면 기술적 프로토콜을 넘어 규제, 윤리, 도메인 해석을 포함하는 다층적인 거버넌스가 병행돼야 한다. 결국 MCP의 성패는 기술적 완성보다 인간의 해석, 사회적 함의가 어디까지 뒷받침되는가에 달려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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