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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무개 Jun 29. 2024

장마

비가 그칠 것을 믿기에

젖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끝이 존재한다는 확신 덕에

우리는 잠시 처마 아래

기꺼운 빗바람을 즐겼다.


잠시 쉬어간다는 것은

곧 다시 걷게 된다는 의지이기에

사는 건 늘 그렇게 이어질 듯 멈췄다가도

끊어질 듯 이어졌다


하지만 오늘은

늘만큼은 쉬는 것도 걷는 것도 귀찮다.

내일을 생각하는 것도 귀찮다.


​하늘이 텁텁하다.

비가 그친 적이 없었는데

새삼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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