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퇴사를 한 지 2년이 넘었다.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일단 살아가고는 있다. 죽지 않았으니 된 거 아닌가(웃음).
그렇다고 내 오랜 친구인 우울증이 나았는가? 그건 아니다.
아직도 한 달에 한 번 정신과를 다니며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상황이 악화되면 약을 증량하기도 한다.
사소한 불행에도 쉽게 삶을 버리고픈 충동에 휩싸이며,
모든 게 무의미하고 힘이 빠지는 순간도 있다.
잠에 취해 하루 종일 몽롱한 날도 있으며,
술에 취해 밤새도록 우는 밤도 있다.
참, 완치가 힘든 것 같다. 너란 녀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하루하루 지나치는 매우 작은 것들이다.
풍족하지는 않아도 어찌어찌 일이 있는 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지 않은 날.
걸어서 10분이면 바다로 나가 맥주를 한 캔 마시는 날.
자살충동을 한 번도 느끼지 않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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