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가는 곳

1부 EP05. 죽음에 대하여

by 에스

나는 죽음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한다.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고, 죽음이라는 현상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굉장히 많다. 음은 대체 뭘까.

죽음에 대한 생각은 너무나 다양하다. 기독교에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천국과 지옥이 있고, 불교에서는 윤회한다고 한다. 나는 천국은 모르겠지만, 지옥은 있다고 믿는다. 바로 여기가 지옥이 아닐까(웃음).

이러한 사후세계의 존재에 대해서는 아주 어릴 때부터 생각해 왔다. 있냐? 없냐?로 따진다면 있을 것 같다. 내 육체라는 고깃덩어리에 어떠한 '영혼'이라는 것이 깃들어서 나라는 인간이 만들어진 것인데, 죽었다고 그 영혼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죽음에 이르면 영혼은 육체에서 빠져나와 어디론가 가거나 보이지 않게 되는 거라고 믿고 싶다.

우울함이 심한 날에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죽음이란 알고 보면 육신의 세계에서 또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관문 같은 게 아닐까. 죽음을 통해 그 세계로 넘어간 자들은 육체의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를 찾았고, 이승에서 허덕이는 우리를 불쌍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에도 죽은 자들의 세계가 자세하게 표현된다. 죽은 자의 영혼은 산 자의 세상에 남아 떠돌거나 환생을 선택할 수 있다. 주인공 역시 자신을 죽인 사람을 찾기 위해 영혼 상태로 이 세상에 머물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접한다. 긴 역사를 가진 기독교의 논리도, 불교의 논리도 믿지 않으면서 이 책의 내용은 어쩐지 믿고 싶어지니 신기한 일이다.

그것도 아니면 환생이나 이승에의 머무름 따위는 없이 끔찍한 지옥에서 환생조차 없이 평생 고통받게 될지도 모른다. 죽음이란 정말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이 길을 향해 걷고 있다.


나는 사후 세계와 더불어 이 세상의 존재에 대해서도 골똘히 고민한다. 세상은 궁금증으로 가득 찬 곳이다.


-이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존재하게 된 걸까?

-누가 만든 걸까? 왜 만든 걸까?

-이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끝은 어떤 형태일까?

-우주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상이 존재하기 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알고 보면 어떤 존재들이 과학 실험을 위해 시험관 안에 우리 우주를 만든 것은 아닐까?

-알고 보면 다른 존재가 다락방에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 공 속에 세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알고 보면 정말 신이 만든 걸까?

-그렇다면 신은 누가 만든 걸까?


끝이 없는 질문들.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러다가 우연히 <릭 앤 모티>라는 외국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는데, 꽤 흥미로웠다. 릭 앤 모티 세계관에서는 수많은 평행세계가 있고, 각각의 차원에는 각각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다. '릭'과 '모티'는 '모험'이란 명목으로 여러 가지 사고를 치고 다니는데, 현재 차원에서 잘못을 저지르면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서는 거기 사는 릭과 모티를 죽이고 그들 대신 살아가기도 한다. 평행 세계라. 누구나 꿈꿀 만한 그럴싸한 이야기이다. 언젠가 내가 자고 있는데 또 다른 내가 포털을 열고 이 세계로 넘어와 나를 만나는 상상도 해보았다. 그리고 내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상상도 해 본다. 그건 정말 멋진 일이다.

이렇듯 각자의 상상력과 영감을 가지고 그려낸 사후 세계와 이 세상의 이치. 혹시 모른다. 이들 중에 정답이 있을지도. 나는 세상에 대해, 죽음에 대해 연구하는 모든 사람들을 존경한다. 아무도 모르는 진리에 대해 파헤치는 일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리고, 어느 세계가 좋냐고 묻는다면 나는,

어디든, 여기만 아니면 될 것 같다, 고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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