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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Feb 21. 2023

소비자의 경험을 즐겁게 만드는 브랜딩

<브런치&내추럴 와인바 <달마시안> 브랜딩> by studio AAC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소비자의 경험을 즐겁게 만드는 브랜딩

<브런치&내추럴 와인바 <달마시안> 브랜딩> by studio AAC

평소 자주 들르는 카페를 떠올려보세요. 그 카페의 어떤 점을 좋아하시나요? 커피 맛, 친절한 사장님, 편한 소파.. 그리고 더 나아가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벽지 색, 카페의 로고, 소품들까지 모두 공간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설계된 장치들인데요. 이처럼 소비자가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디자인에 대한 감상을 다양한형태로 남길 수 있어 브랜딩 디자인은 더 섬세하고 깊은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조혜연 디자이너는 카페의 위치 특성과 주 방문객을 고려하여 브랜드 로고를 포함한 브랜딩 디자인을 작업했는데요, 소비자와 가까이에서 소통하기 때문에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는 이번 <달마시안> 브랜딩 과정을 들려드립니다. 




더 가까이에서 더 자유롭게

안녕하세요. 프리랜서이자 1인 스튜디오 AAC를 운영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조혜연입니다. 저는 그래픽 디자이너로는 조금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요. 대학생 시절 사회학부 학생으로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던 중 런던에 어학연수를 갔는데, 원래 취미로 즐겨하던 미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어학연수 이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시각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원에 가게 되었어요.

웹디자이너로 취직하여 일러스트레이터 외주를 받는 식의 겸업을 하다가 브랜드 디자인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회사에 소속되어 한정적인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닌 제가 생각한 바를 좀 더 자유롭게 표현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할 수 있는 독립 스튜디오만의 매력에 빠졌고, 그것이 디자이너에게 정말 중요한 작업 포인트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후에 아예 독립하여 1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어떤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나면 그 주제로 그림 그리는 것에 관심이 많아 소소하게 개인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스튜디오로서는 주로 F&B 쪽의 브랜드 디자인 작업을 외주로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달마시안

와인바 <달마시안>의 로고는 캐릭터 같은 느낌을 피하고, 일러스트 느낌으로 작업했는데요. 일러스트는 타인의 작업을 조금만 참고해도 느낌이 굉장히 비슷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배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계속해서 실제 달마시안 강아지 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저렇게 드로잉을 하다 보니 단순하게 그리면 좋겠다는 감이 왔어요. 최대한 제 스타일의 드로잉 느낌 내에서 로고의 방향성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테이크아웃 컵을 보시면 조금 다른 느낌의 달마시안이 그려져 있어요. 달마시안 매장에 대한 통일성은 그대로 끌고갈 수 있도록 집중하며 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고정되어 한정적인 로고가 아닌, 다양한 그림체와 포즈로 달마시안이 표현되면서 동시에 브랜드의 이미지는 통일되었으면 했거든요.



조화롭게, 평화롭게, 브랜딩

브런치와 와인바를 겸하는 곳이라는 점과 매장의 분위기가 유럽의 고즈넉한 느낌이라는 점을 참고하여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인 로고를 구상했어요. 이때, 매장의 위치와 연령층 또한 고려 대상이었는데 압구정이라는 점과 주로 20~30대 여성층을 타겟으로 한다는 점에서 너무 영하거나 캐릭터 느낌이 나는 것은 피하였습니다.

더불어 매장 디스플레이를 위한 오브제 선정에도 큰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매장에 채워야 하는 오브제의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많은 서치를 통해 분위기를 맞춰가며 진열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느낌의 오브제를 섞어 디스플레이하여 사람들도 보는 즐거움도 있고 매장 안에서 더 아늑하거나 포근한 느낌의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로고가 거창하거나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아 주목받을 줄은 몰랐어요. 잘 연출된 매장의 분위기와 로고가 적절히 잘 어울렸기 때문에 손님들도 좋아해 주신 것 같고요. 달마시안 로고와 그 외에 매장의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소품들을 매칭시켜나가며 작업했던 게 하나의 통일성을 이루는 데에 중요한 과정이었던 것 같네요. 로고만 별개로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매장 내의 오브제와 컬러의 조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작업자에게도, 방문자에게도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던 큰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오프라인 공간을 가진 브랜드들의 가장 큰 장점은 브랜드를 경험하는 소비자와 직접 만나면서 빠른 반응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점 같아요. 소비자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면 디자인 영역에서도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어떤 부분이 부족하거나 아쉬웠는지도 알 수 있고, 반응이 좋을 때는 그만큼 성취감과 보람도 느끼고요. 소비자들을 반응을 보면서 제가 디자이너로서 갖고 있던 생각의 범위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많이 깨닫게 돼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반응이 오기도 할 때, ‘아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정답이 아니였구나.’, ‘사람들은 이렇게 느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를 할 때 그 피드백을 통해 또 다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더 넓은 시야를 통해, 더 좋은 디자인

‘디자인’은 굉장히 포괄적이고 영역이 넓은 것 같아요. 그래픽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중요하고, 사물의 배치, 타이포의 배치를 잘하는 구성의 능력도 필요하더라고요. 디자이너에게는 하나의 제한된 영역 안에서 가장 최적의 조합, 즉 미적으로 예쁘게 보이도록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가진 감이나 제가 보기에 예쁘다고 느끼는 것들에만 전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유행의 흐름, 대중의 시선의 흐름을 고려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다수의 디자인 플랫폼을 참고하고 있고 fudge나 popeye 같은 디자인 잡지를 자주 읽습니다. 실물 인쇄물도 많이 보고 참고하면서 시야도 넓히고 계속 발전하려고 노력합니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을 만나며 다양한 것들을 만들고 있지만, 언젠가는 제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것들을 직접 만들어 저만의 브랜딩을 하면서 디자이너로서의 가치를 좀 더 확장해나가고 싶어요. 평소 책이나 문구류 등에 관심이 많아 제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구체적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머지않아 가까운 미래에 저의 브랜드가 나올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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