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필요한 건 미래주의자

by 신성규

기업은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미래를 꿈꾸려면, 단순한 예측이나 트렌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를 통찰하는 데 필요한 것은 철학이다.


철학은 표면 너머를 본다.

철학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구조를 묻는다.

어떤 욕망이 다음 세대를 움직일 것인가?

어떤 갈등이 다음 시장을 형성할 것인가?

어떤 변화가 현재의 질서를 무너뜨릴 것인가?


이 질문 없이는, 기업은 변화를 따라가기만 할 뿐 주도할 수 없다.

그리고 바로 이 질문을 다루는 부서가 — 진정한 의미의 전략팀이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업은 늘 현재의 성과를 갈망하고, 눈앞의 지표를 요구한다.

철학을 품은 부서는 성급한 기준에서 보면 ‘비효율적’이고, ‘저성과’로 보인다.

수익을 바로 가져오지 못하는 생각, 가시적이지 않은 통찰.

조바심 나는 조직은 이런 것들을 사치로 치부하기 쉽다.


결국, 미래를 위한 사유는 현재의 조급증에 질식당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눈 대신, 현재를 복제하는 손이 더 중요해진다.

그리하여 기업은 미래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뒤처지는 길을 걷는다.


철학 없는 전략은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다.

변화는 예측을 배신하고, 격류는 준비 없는 배를 집어삼킨다.


그러므로,

미래를 진정으로 준비하려는 기업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과 느린 사유에 투자해야 한다.

철학을 갖춘 전략가를 품어야 한다.

당장의 성과를 요구하지 않고, 사유의 깊이를 길러야 한다.


그것은 느리고 비효율적인 길처럼 보일지 모르나,

결국 그 사유만이 미래를 건너는 다리가 될 것이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팔로워 141
이전 22화장문의 글쓰기와 교육의 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