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과의 조율

by 신성규

어떤 대화는 번개처럼 빠르게 진행된다. 서로가 끝마치지 않은 문장을 이어받고, 맥락은 비약하고, 연결은 압축된다. 논리의 리듬이 겹치고, 추론은 마치 하나의 두뇌 안에서 굴러가듯 작동한다.


이런 대화는 대부분 높은 추론 능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추론이란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정보가 주어졌을 때, 그 정보의 원인, 의도, 배경, 잠재적 전개를 동시에 펼쳐보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정보를 압축하고, 비약시키며, 의사소통에 있어서 “설명 생략”의 자유를 만들어낸다. 높은 추론자끼리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결론을 따라가고, 서로가 쓰지 않은 단어조차 공유한다.


그러나 이 속도는 일반적 대화 규칙에서 벗어난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의 속도와 리듬이 모든 사람과 공유될 수 없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는 전제가 일일이 설명되어야 하고, 맥락이 다시 정리되어야 하며, 감정적 수용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인내의 문제가 아니다. 고차원적 추론을 가진 사람에게 이러한 대화 방식은 마치 고속도로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서 누가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순 없다. 그건 인지적 다양성의 문제이지, 우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 대화에서 비약은 종종 논리적 오류나 건너뛴 감정선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고차원적 추론자에게 비약은 논리적 통로의 단축이다. 즉,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도 연결의 정합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는 생략해도 이해되겠지.”

하지만 상대는 느낀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여기서 단절은 시작된다.

비약은 천재의 언어일 수도, 독백의 언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추론이 높은 사람은 대화에 있어 일종의 번역자가 되어야 한다. 그는 사고를 느리게, 선형적으로, 감정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이는 자기 사고의 왜곡이 아니라, 타인과 사고를 공유하기 위한 윤리적 행위다.


반대로, 상대가 따라오지 못한다고 해서 그를 무지하거나 둔감하다고 판단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오만일 수 있다.


그들도 다른 리듬과 지도를 따라 생각할 뿐,

그것이 반드시 오류인 것은 아니다.


고차원적 추론자는 종종 말보다 빠르게 생각하고, 말보다 멀리 있는 개념을 직관한다. 동시에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재정의해야 하는 자리에 선다. 대화는 이해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지, 사고의 깊이를 경쟁하는 곳이 아니다.


추론은 벼락처럼 스치지만, 관계는 기다림 속에서 자란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말이 아니라 리듬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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