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음의 연애전략

by 신성규

연예인들의 연애를 지켜보면, ‘닮음’이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해진다. 이병헌과 이민정이 그렇다. 얼굴은 다르지만 분위기가 닮아 있다. 눈매의 기울기나 턱선의 디테일보다도, 말로 설명하기 힘든 전체적인 무드가 닮았다. 실제로 결혼한 커플들의 사진을 보면, 유전자가 맞닿은 남매처럼 닮아 있는 경우가 많다.


빠른 시간에 커플이 되었던 카리나와 이재욱을 보자.

빠르게 헤어졌지만...

그들의 외모는 뚜렷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서든 카메라 밖에서든 둘 사이엔 묘한 유사성이 감지된다. 선 굵고 묵직한 눈빛, 턱선에서 뿜어 나오는 차분한 에너지.

그건 단순히 외모가 아니라, 둘의 ‘존재감’이 닮은 것이다. 공기와 결이 닮은 사람들.


아마 사람은 익숙한 것을 사랑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얼굴형, 자신의 분위기, 또는 자신이 오래도록 바라보아온 얼굴들. 무의식은 그런 익숙함에 안도감을 느끼고, 그 안도감이 사랑의 씨앗이 되는 건 아닐까. 사랑이 논리보다 빠르게 작동한다면, 사랑의 출발점은 어쩌면 ‘안전’일 것이다. 나와 닮은 이, 나와 결을 함께 하는 이, 나의 세계를 위협하지 않는 이.


또한 이 닮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진해진다. 비슷한 식습관, 비슷한 리듬의 하루, 비슷한 말투. 오래 함께한 연인은 삶의 궤도를 공유하며 ‘함께 사는 얼굴’을 만들어간다. 사랑은 얼굴을 바꾸고, 사람을 조각한다.


나 역시 과거의 연애를 떠올려 보면, 겉모습이 다르더라도 묘하게 닮은 공기를 가진 사람들과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 그들의 눈빛, 말투, 사고의 흐름에 내 무의식은 조용히 반응했다. 나와 닮은 감정의 결, 비슷한 상처, 닮은 삶의 리듬.


그리고 깨달았다. 연애 전략도 결국 ‘자기 유사성’의 활용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걸.


지금 나는 연애에서 이렇게 접근한다.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간다. 얼굴형이든, 말투든, 관심사든, 감정의 진폭이든. 이건 전략이라기보다, 감각의 훈련이다. 내가 나를 잘 알수록, 나와 닮은 사람을 더 빨리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낯설지 않게 느낀다. 말이 통하고, 공감이 흐른다. 의도적으로 ‘닮음’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닮음’을 감지하고 거기서부터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다.


예민함은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직관이다.

이건 전략이라기보다, 감각의 훈련이다.


사랑은 결국 서로를 닮아가는 일이다. 처음에는 닮은 이를 선택하고, 그 다음에는 서로를 닮아간다. 오래 함께한 연인은 삶의 궤도를 공유하며 ‘함께 사는 얼굴’을 만들어간다. 그 닮음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감정과 경험의 무늬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관찰한다.

나를 닮은 공기를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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