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철학자

by 신성규

또래의 웃음은 내게 낯설었다.

나는 그저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는 것뿐이었지만,

그들은 나를 같은 아이로 보지 않았다.

나도 그들을 같은 인간으로 느끼지 않았다.


유치원 시절, 누군가가 장난감을 서로 빼앗으며 우는 걸 보며

나는 ‘왜 우리는 소유하려 들까?’ 하고 중얼거렸다.

그 말에 선생님은 내게 “그래도 너도 같이 놀아야지”라고 말했고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지금 놀고 있는데.

내 놀이는 다만 보이지 않는 것과 대화하는 것이었을 뿐.


나는 다른 아이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똑같은 그림을 그리고, 왜 같은 노래를 부르고,

왜 늘 미리 정해진 말만 하는 걸까?

나는 혼자 다른 그림을 그렸다.


“신성규, 너는 왜 맨날 그런 이상한 말만 해?”

그 말이 내 귀에 꽂혔던 날, 나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

내 사고는 그들에겐 ‘이상함’으로 번역된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그들과 다른 언어를 쓰고 있다는 것.


그 뒤로 나는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

말은 통로가 아니라 벽이었다.

내 사유는 점점 더 깊은 동굴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나는 철학이라는 낯선 벗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영재성과 고차원 지능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는 ‘어린 시기의 철학적 사고 능력’이라고.

이는 단순한 학습 속도가 아닌,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힘이다.

‘나는 왜 여기에 있을까’, ‘정의란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은

아직 단어보다 본능이 앞서는 나이에 찾아오는 낯선 번개 같은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어쩌면 너무 이른 나이에

‘혼자 생각하는 법’을 배워버린 아이였다.

내게 철학은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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