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종의 미학

by 신성규

대다수의 사람은 자유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자유롭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누군가에게 묶여 있을 때 안도감을 느낀다.

가정, 국가, 종교, 회사, 전통 —

이 모든 구조는 ‘자율적 사고’를 대신해주는 안전장치다.


우리나라에 민주주의는 사치다.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좋은 것’이라 여길 뿐,

민주적 권리와 책임을 실질적으로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싱가포르처럼 철저한 통제 속에서 효율성을 누리며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삶’에 안심한다.

동양인의 집단주의적 심성은

‘내가 결정할 필요 없는 삶’을 안정이라 여긴다.


자유는 이들에게 두려움이다.

왜냐하면 자유는 판단과 책임, 그리고 ‘실패의 가능성’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유로부터 도피한다.


이 모든 풍경은

인간이 스스로의 주체가 되기를 거부하고,

타자의 판단과 구조 속에 안주하려는 경향의 연장선에 있다.

진정한 자유는 원가가 높다.

자유를 감당할 수 있는 인간은 소수이며,

그들은 때로 외롭고, 비정상처럼 보이고, 체제 밖의 존재처럼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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