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카진스키는 현대 기술 사회를 강하게 비판한 인물로, 그의 사상은 단순한 기술 혐오가 아니라 하나의 철학적, 체제 비판적 관점이었다. 그는 기술이 인간의 자유를 파괴하고, 스스로 자율적인 체제로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그의 주요 주장들을 쉽게 풀어낸 요약이다.
카진스키는 현대 기술이 단순히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를 넘어, 스스로 목적을 가지는 체제로 발전했다고 보았다.
이 체계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자기 증식하며 진보한다.
즉, 기술이 인간을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술은 더 이상 인간이 조작하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체제가 되었고, 그 체제는 이제 자율적으로 작동한다. 우리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기계를 켜고 끄며 무언가를 ‘사용’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다. 우리는 그 체제 안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기술은 점점 더 복잡하고 거대한 흐름으로 우리 위에 군림한다. 초기에는 인간의 욕망이 기술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설계하고 있다.
문제는 이 체제가 인간의 생물학적, 정서적 조건과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은 느리고, 감정이 있고, 연결과 의미를 갈망하는 존재다. 반면 기술은 감정이 없고, 계산적이며, 빠르다. 그 속도와 효율은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이며, 점점 더 많은 인간이 ‘부적응자’가 되어간다. 감정은 비효율로 간주되고, 연결은 상품화되며, 의미는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콘텐츠 속에 갇힌다. 인간은 시스템에 점점 ‘맞지 않는 존재’로 변해간다.
기술은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의 종착지는 감시와 통제, 인간성의 해체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판단을 기계에 위임한다. 알고리즘이 우리의 취향을 제시하고, 카메라가 우리의 동선을 추적하며, 우리의 결정은 시스템이 설계한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프라이버시는 사라지고, 선택은 제한되며, 인간은 기술 체제의 작은 부품처럼 기능만 수행하게 된다. 체제는 우리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저 조정하고 최적화하려 한다. 우리는 점점 기계가 설계한 환경에서, 기계가 내린 선택에 따라 살아가게 된다.
카진스키는 기술 체계가 너무 복잡하고 자율화되어 있어 부분적인 개선이나 윤리적 보완으로는 그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보았다.
지금 나오는 윤리적 AI나 ‘인간 중심 기술’ 담론은 실질적 해결책이 아니라 체제 유지의 도구에 불과하다. 이들은 실제로 체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위협을 봉합하는 일시적 수단에 가깝다. 기술은 이미 인간의 손을 떠났고, 방향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이 기술에 침식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동안, 기술은 조용히 구조를 재편하며 우리의 삶을 완전히 점유한다.
오늘날 많은 사회운동은 정체성, 젠더, 감정의 문제에 집중하며 기술 체제의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 체제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정체성의 문제는 체제를 흐리게 만들고, 감정의 문제는 본질을 가린다. 그는 이것을 ‘유사 반란’이라 표현했다. 지금 인간은 이미 너무 깊이 이 구조에 묶여 있다. 진정한 혁명은 기술 체제 그 자체, 즉 ‘문명의 구조’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래를 경고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했다. 기술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체제이며, 그 체제는 인간을 점점 소외시키고 있다. 우리가 그 안에서 무엇을 지킬 수 있을지, 혹은 무엇을 이미 잃어버렸는지를 물었다.